로이즈리스트, 가상 사이버공격 결과 공개

아시아 항만들이 현재와 같은 준비 상황에서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경우 최대 1100억달러의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는 최근 한국, 중국,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15개 항만을 방해하는 가상 사이버 공격을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가상 사이버 공격은 선박에 의해 운송되는 화물과 항만에서 처리되는 화물의 데이터베이스 기록을 뒤섞는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아시아 주요 15개 항만에 이 같은 사이버 공격이 가해졌을 때 최악의 경우 최대 11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천재지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전 세계 총 손실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로이즈리스트는 밝혔다. 특히 아시아 지역 항만 중 싱가포르 항만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고, 그 다음으로 한국 항만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항만이 타격을 입으면서 항만이 속해 있는 국가 및 지역 역시 큰 손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총 26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됐으며, 유럽은 6억6500만달러, 북미는 약 2억6500만달러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시아 지역 항만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 까닭에 대해 로이즈리스트는 “아시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10개의 항만 중 9개의 항만이 있으며, 자동차에서부터 산업 제품, 의류 및 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 기업을 위한 공급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험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점 또한 피해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라고 로이즈리스트는 지적했다. 로이즈리스트는 이와 같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 항만들이 입을 수 있는 최대 피해액인 1100억달러의 약 92%에 해당하는 1010억달러는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험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액수라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에 따른 비용을 도출하기 위해 지역별, 경제 부문별, 공급망별로 단계적 사이버 공격에 대한 비용이 계산됐다. 이에 따르면 항공운송을 포함한 전 세계 운송 부문이 282억달러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제조 부문은 236억달러, 소매 부문은 185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서는 공급망 측면에서 항만 사업자가 모든 보험 청구의 절반을 책임지고, 공급망에 속해 있는 사업자(21%)와 물류 및 화물 취급회사(16%)가 나머지 책임을 질 것으로 추정했다.

로이즈리스트는 “기술의 증가와 자동화는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함께 존재한다. 더불어 노후화된 해운·항만 인프라, 복잡한 전 세계 공급망 체계 등은 사이버 공격에 취약점을 더욱 노출시킨다. 아시아 지역 항만들은 치명적인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같이 사이버 공격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게 위해 설계된 새로운 기술과 도구에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로이즈리스트와 싱가포르의 National Technological University,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의 위험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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