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 카푸르(Rahul Kapoor) IHS Markit 부사장

▲ 라훌 카푸르 부사장

해운업계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0년은 마침내 해운업이 반등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해운 관련 금융 부문에 있어 기존의 전통적 투자자들이 투자를 회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면, 비전통적 투자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해운업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과거 투자가 선복량 과잉을 초래하고 해운업의 하향세에 영향을 미치며 해운업의 위기가 이어지자 추가 투자를 망설이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한동안 선박 주문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주문 선박 수와 운용 중인 선박 수의 비율은 여러 해 동안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낮은 수치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운용 중인 선박의 선복량이 지난 3년간 감소했는데, 주요 원인은 최근 신규 주문 선박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간 조선업계 또한 인수합병이 많이 이루어졌으며, 현재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하고, 가장 효율적인 업체만이 살아남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역시 내년 해운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다. 해운업계가 한동안 마주해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이로 인한 연료 변경이다. 해운 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IMO 2020이 가져올 결과에 상당히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부 시장에서 스크러버 장착이 선박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데 비용 부담이 큰 선박은 폐기하며, 초저황선박유(VLSFO)의 비싼 가격이 예상됨에 따라 감속 운항(slow steaming)이 증가하면서 선박 공급에 추가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히 해운 수요가 상대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경기 불황 잠재력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및 무역전쟁 격화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IMO 2020은 해운업이 풀어야 할 환경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 역시 장기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한동안 남아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운송 선박이 환경 규제를 준수하려면 운영비는 증가할 것이다.

IMO 규제에 부합하는 신규 연료뿐만 아니라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규제 또한 준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몇 년간 규제 준수 비용은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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