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부터 선박 기항횟수 증가
CMPH 등 바이러스 대응채권 발행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선박 기항수가 크게 감소했던 중국 항만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단, 선사들의 경우 유휴 컨테이너 선박의 수가 최고조에 이르는 등 아직까지 그 영향에서 쉽게 벗어나기 못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장영태)은 영국의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의 보도를 인용, 최근 상해 양산항에서 컨테이너 선박의 기항횟수가 급격히 증가해 정상 수준까지 복귀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로이즈리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양산항의 컨테이너선 기항횟수는 2020년 7주차인 2월 2일부터 8일까지 270척에서 8주차인 2월 9일부터 15일까지 426척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9주차인 2월 16일부터 22일까지는 컨테이너선, 일반화물선, 컨테이너 바자선 등의 총 기항횟수가 전주 대비 58% 증가한 총 673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즈리스트는 이 같은 결과가 중국 항만에서 화물 흐름이 다시 재개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즈리스트가 중국 양쯔강 인근 7개 항만의 선박 기항횟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개 항만당 평균 446건을 기록했던 기항횟수가 올해 1월에는 225건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따라서 8주차에 426척의 기항횟수를 기록함으로써 평균치를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유휴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2월 24일 기준 104만746teu로 치솟아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의 4.6%를 차지하는 등 아직까지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2월 17일 기준 97만7581teu에서 4.3% 증가한 것으로, 화물 운송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 운송업자들이 더 많은 톤수를 항로에서 빼냈다는 것을 시사 한다고 로이즈리스트는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의 야드 정지에 따른 스크러버 장착 지연 역시 유휴 선복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Alphaliner) 역시 “중국에서 공장이 다시 재개된 것은 해상 화물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지만 화물량 회복에는 최소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운선사들이 적어도 3월말까지는 선택적으로 감선 및 감편(blank sailings)을 계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국영 터미널 운영사인 중국 초상국항만(China Merchants Port Holdings, CMPH)을 비롯한 60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고자 소위 버이러스 대응 채권(virus-control bonds)을 발행하고 75억위안(원화 약 1조296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금융데이터 전문업체인 Winds에 따르면 중국 및 해외 항만 등 총 38개 항만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선전(Shenzhen)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CMPH는 2월 24일 만기가 2666일 이후에 도래하는 바이러스 대응 채권을 7억위안(원화 약 1211억원) 규모로 발행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재정 압박 경감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CMPH의 수익금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 손실 등을 상환하고 당사의 운영자금을 보충하는 데 사용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금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Winds에 따르면 6~9개월물 바이러스 대응 채권 금리는 연평균 2.88%~3.05%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 중앙은행의 1년 만기 대출 프라임금리 4.15% 대비해서는 낮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준의 고금리로 평가된다.

바이러스 대응 채권 발행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수익금의 최소 10% 이상을 전염병 대책 마련에 사용해야 한다. 이번에 중국에서 바이러스 대응 채권을 발생한 기업들은 초상국항구와 마찬가지로 화물 취급량이 줄어들고, 인력 부족으로 항만 운영이나 선박 운항이 정체되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은 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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