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지 분산기능으로 VLSFO 안정성 개선”

IMO2020이 시행된지 2개월이 지나가면서 VLSFO 안정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HSFO에서 탈황 공정을 거쳐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낮춘 VLSFO는 그나마 성상이 비슷해 큰 문제가 없지만 HSFO와 MGO를 혼합해 만든 블렌딩VLSFO는 성상이 제각각이어서 벙커링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고 있다.

국내에 공급되는 VLSFO는 블렌딩 방식보다 탈황설비를 통해 생산된 VLSFO 비중이 월등히 높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해외에서 유통되는 VLSFO의 상당수는 블렌딩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벙커링시 기존 기름과 섞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혼합이 불가피할 때는 혼합비율을 최대한 낮추고 반드시 스팟 테스트를 통해 두유종의 호환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벙커링시 아무리 블렌딩VLSFO의 혼합을 조심하더라도 세틀탱크나 벙커공급라인에 남아있는 기존 벙커와의 혼합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슬러지 발생에 따른 엔진 트러블이 우려된다. 이처럼 블렌딩VLSFO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벙커유 슬러지를 분산시켜 벙커효율성을 제고하는 케미컬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IMO2020으로 황 함유량 0.5% 이하 VLSFO 사용이 의무화되면서 현재 선박들이 사용하는 벙커유의 종류는 크게 기존 황 함유량 3.5% 이하인 HSFO, HSFO에서 탈황설비를 통해 황 함유량을 0.5% 이하로 낮춘 VLSFO, HSFO와 MGO를 혼합해 황 함유량 0.5%를 맞춘 블렌딩VLSFO 등 3가지로 나뉜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벙커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기본적인 벙커관리는 물론 선박의 안전문제와 벙커유 절감을 위해 각 벙커유의 특징과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HSFO는 기존에 사용해왔던 벙커유이고 VLSFO는 HSFO에서 황 함유량만 낮춰 HSFO와 품질이 동일하므로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HSFO와 MGO를 혼합해 만드는 블렌딩VLSFO다. 블렌딩VLSFO는 지역에 따라 성상이 다르고, 동일 지역이라도 블렌딩할 때마다 품질이 천차만별이어서 벙커유 관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최근 MGO 수요가 크게 줄어 서플라이어들이 MGO 혼합비율을 높이면서 점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 엔진 트러블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렌딩유 성상 제각각, 혼합시 슬러지

VLSFO와 블렌딩VLSFO는 성상이 완전히 다른 이종의 벙커유임에도 적합유로 분류돼 구분 없이 교차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며 선박에서도 구별이 어렵다. 블렌딩VLSFO은 동일 지역 제품일지라도 제품마다 품질의 차이가 너무 커서 벙커링 때마다 같은 품질의 벙커를 공급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벙커링시 기존 연료탱크에 남아있는 벙커유와 새로 받는 벙커유가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불가피하게 두 유종을 혼합해야할 때에는 가능한 기존 벙커유의 양을 최소화하고 스팟테스트를 통해 두유종의 호환성을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아무리 철저히 관리를 해도 연료탱크, 특히 세틀(Settling Tank)나 연료공급 파이프 라인에서 성상이 다른 블렌딩VLSFO 끼리의 혼합은 피할 수 없다. 성상이 다른 유종이 혼합되면 기본적으로 슬러지 문제가 발생한다. 아스팔텐(Asphaltene)성 슬러지 외에 특히 문제가 되는 왁스 슬러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왁스 슬러지는 운항에 심각한 트러블까지 일으키게 되므로 반드시 대비가 필요하다.

VLSFO는 HSFO와 성상이 동일하므로 문제점과 대책도 동일하다. VLSFO는 슬러지 문제와 일부 불완전 연소 문제, 조악유 문제가 발생한다. 이외에도 VLSFO는 금속성분으로 인한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블렌딩VLSFO는 HSFO 보다 아스팔텐은 적지만 HSFO가 가지고 있는 슬러지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있고 블렌딩VLSFO의 약 30%는 왁스 성분이 고형화돼 운항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료 첨가제에 슬러지 제거 기능 강화

VLSFO에 대한 불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케미컬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VLSFO의 불안전성 문제를 완화시켜주는 기능을 가진 케미컬 제품들은 기존에 선사들이 연비 개선과 슬러지 제거, 연료탱크 클리닝 등을 위해 사용해왔던 연료 첨가제와 비슷한 류의 제품들이다. 기존 연료 첨가제에 슬러지 제거 기능을 좀 더 강화시켜 VLSFO의 혼합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인데 성능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VLSFO 혼합 안정성을 높여주는 주요 케미컬 제품들은 코리아유화의 Yunic 800VLS와 이노스펙의 OctamarTM HF-10 Plus·OctamarTM Ultra HF, 테크노바이오의 TBS-VLS 등이다.

Yunic 800VLS은 NYK 자회사인 일본유화가 블렌딩VLSFO 혼합시 발생하는 왁스 슬러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코리아유화가 독점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Yunic 800VLS는 NYK를 비롯해 MOL, K라인 등 일본 대형선사들이 아프팔텐 슬러지, 왁스 슬러지 발생시 비상 대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코리아유화 관계자는 “Yunic 800VLS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왁스 슬러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첨가제로 양산과 동시에 특허를 취득했다. 800VLS는 왁스 슬러지 뿐만 아니라 아스팔텐 슬러지 문제 해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경제성이 우수한 제품이다. 다만 기존 제품인 Yunic 555D 대비 고가이고 첨가율이 높다보니 일본 대형선사들도 왁스 슬러지 발생시 비상대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리아유화측은 이미 국적선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연료첨가제인 Yunic 555D도 우수한 연료 절감 효과와 더불어 혼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미한 왁스 슬러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효과가 현장에서 검증됐다고 밝혔다.

테크노바이오는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토종 연료 첨가제 기업으로 산업용 보일러 연소 촉진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증받아 해상분야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타연료첨가제 대비 분산기능을 확대해 3개월내 연료탱크 클리닝 효과를 볼 수 있는 TBS-15S 제품을 내놔 주목을 받았던 테크노바이오는 VLSFO 안정성문제가 대두되면서 VLSFO의 저장안정성, 호환성을 개선시킨 TBS-VLS를 출시했다.

테크노바이오 관계자는 “TBS-VLS는 독특한 개질 작용에 의해 연료 속에 생성되는 슬러지 물질을 콜로이드 상태로 분산 용해시키는 기능이 탁월해 밀도, 점도, 유동점 등이 다른 VLSFO 혼합시 저장안정성과 호환성을 개선효과가 있다. 연료가 평균 약 3% 절감되고 미세먼지가 40~50% 감소하는 효과는 TBS-VLS의 부대 효과”라고 밝혔다.

테크노바이오는 선박 엔진과 동일한 제주화력발전의 2스트로크 발전용 엔진에 연료 첨가제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진행된 성능시험테스트에서 3.27%의 연료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공인을 받은 바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특수 화학전문회사인 이노스펙(INNOSPEC)의 OctamarTM HF-10 Plus와 OctamarTM Ultra HF은 VLSFO 안전성을 높여주는 제품들이다. 이노스펙은 1년여에 걸쳐 전세계 서플라이어들로부터 약 100여종의 VLSFO 샘플을 수집해 테스트한 결과를 토대로 두제품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노스펙측은 이번에 출시한 첨가제는 서로 다른 제품의 VLSFO가 혼합되더라도 슬러지가 방지를 최소화고 연료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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