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협회 회장단, KP&I에 24척 가입
9년만에 수입보험료 3천만 달러 돌파

지난해 12월 19일 개최된 한국선주협회 회장단회의에서 의미있는 결의가 있었다. 회장단사가 솔선해 장기운송계약 투입 선박의 약 30%를 한국선주상호보험(KP&I)에 우선 가입시켜 KP&I를 활성화시켜 보자는 결의였다. 과연 이 결의는 잘 이행됐을까?

KP&I에 따르면 2월 20일까지 진행된 2020년 P&I 갱신 결과, 선주협회 회장단은 24척(142만 달러)의 선박을 KP&I에 가입시켰다. 올해 인도될 예정인 선박 9척에 대한 가입 약정까지 포함하면 선주협회 회장단이 KP&I에 맡긴 선박은 총 33척(205만 달러)으로 늘어나게 된다.

선주협회 회장단이 적극적으로 선박을 가입시키면서 KP&I는 2월 20일 총 1033척에 수입 보험료 2925만 달러로 전년대비 3.7% 성장세를 기록했다. 2월 일괄 갱신 이후 가입선박이 늘어나면서 5월 15일 현재 1064척, 3038만 달러로, 수입 보험료가 3천만달러를 넘어섰다. KP&I 수입 보험료가 3천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1년 이래 9년만이다.

KP&I는 P&I 시장이 하드마켓으로 전환됐음에도 2020년 P&I 갱신에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선주협회 회장단 선박의 가입 증대와 IG클럽과의 제휴 프로그램이 활성화, 해외선박 가입 증가 등을 꼽았다.

IG클럽들은 하드마켓 지속으로 올해 갱신시 2.5~7.5%의 일괄인상을 실시했고 KP&I도 지난 3년간 대형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9년만에 요율을 인상했다. 그러나 KP&I는 당초 발표했던 5% 일괄인상에서 각종 할인율을 적용해 평균 2.6% 인상률을 적용, 요율 인상 폭을 최소화시키면서 가입선사들의 부담을 최소화시켰다.

KP&I는 또 지난 2017년 IG클럽인 스탠다드클럽(Standard Club)과 공동인수 프로그램인 KSC(Korea-Standard P&I Collaboration)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세계 최초의 P&I클럽인 브리타니아클럽(Britannia Club)과 공동인수 프로그램인 KBC(Korea-Britannia P&I Collaboration)를 가동시켰다. KP&I는 KSC와 KBC 두 프로그램을 가동시키면서 선종이나 선형, 항행구역에 상관없이 모든 선박의 인수가 가능해졌고 국적선사들의 선택의 폭도 넓혔다.

이번 P&I 갱신에서 KP&I는 KSC와 KBC 프로그램을 통해 총 71척(388만 달러)을 가입시키면서 보험료 기준으로 전년대비 28%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보험료 13.2%에 해당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선박 가입도 전년대비 28.7% 증가한 458만 달러(135척)를 기록했다.

KP&I 문병일 전무는 2020년 갱신 결과에 대해 “선주협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KP&I를 우리클럽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여년간 KP&I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 위해 가입 톤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KP&I는 자산 1500억원, 순자본금 531억원에 AM Best로부터 8년 연속 A-(Excellent) 등급을 받을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기반과 국제적인 신뢰도를 갖추게 됐다. KSC와 KBC를 통해 국적선사가 보유한 모든 선박을 제한없이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KP&I는 국적선대 위주로,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전무는 또 “해난사고가 대형화되면서 P&I클럽의 위험도 점점 커지고 있다. KP&I도 최근 3년간 대형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난해 적자가 발생했고 그렇다보니 재보험 조건이 악화됐다. 해외선단과 노후선, 고위험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위험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한편 재보험 조건을 개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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