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그룹의 선도개혁 절실하다”건전관행 정착시키지 않으면… ‘부실자산안고 자폭하는 꼴’ 해운과 항공을 합쳐 850개 이상의 회원들이 모여있는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출범 이후로 1년이 지났다. 통합이후 변화한 모습들과 현안들을 짚어보고 이 어려운 시기 복운업계가 어떠한 대안으로 업계의 건전풍토 정착과 어려움들을 헤쳐나가야 할지 김정민 복운협회장을 만나보았다. 업계의 곪은 부분을 감추기보다 드러내 보이며 앞으로의 방향모색에 열심인 김정민회장, ‘강한자는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다”는 말처럼 굳건한 그의 의지를 들어본다. -먼저 해운·항공분야의 복합운송업이 통합된 이후 협회를 이끌어오시면서 느끼신 나름의 평가를 해주신다면? “통합협회를 만들 때 두 분야가 서로 감정적인 골이 깊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해운쪽의 출신이다보니 ‘가재는 게편’이라는 편협된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항공쪽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이 사실입니다. 해운분야에서 역시 염려하는 문제들을 불식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도 많이 기울였지만 아무래도 양분야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려다보니 해운쪽에서는 상실감도 적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보면 아시겠지만 CASS제도의 개선 및 항공화물운임인상 등의 사안에 대해 장시간동안 끈질긴 지속노력을 전개해온 것은 이례적인 일인 것같습니다. 그만큼 통합이후 양분야에 산재된 복합운송주선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 사무국도 이전보다 열심히 활동해왔다고 봅니다. 특히 국내 경제전반에 걸친 사안이긴 합니다만 최근 규제개혁위를 걸쳐 처리되고 있는 사안들을 볼 때 내일모레 실행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실행되기까지의 처리과정 시간만 견딘다면 그동안의 노력들이 하나둘 가시화될 것이라 믿습니다.” -항공분야의 사안에 대해 관심을 많이 기울이셨다는데 현안들의 진척상황이 어떻습니까? “일단 항공분야와 통합되면서 협회 운영스타일이 바뀌었습니다. 항공분과위원회에서는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중에서도 실제 항공권 출신들이 많아 활발한 논의틀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항공계열이 850여개 업체중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CASS의 항공운임정산제도나 담보제도, 운임인상에 따른 제반문제점, 신규 항공진출회사 공항사무실 출입증제도등이 주요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중 개별사안들은 이미 언론에서도 밝힌 바 있는데 예를들어 어떤 사안에 대해 업계간의 논의를 통해서 100을 요구하고 100을 한꺼번에 얻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우리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 번에 안되면 작은 성과들을 조금씩 챙겨서 100을 채워가는 것이 오히려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우리업종같은 경우는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최근 공항사무실 입주문제만 해도 일단은 공항사무실이 부족하며 한정된 업체들의 입주만 가능한 것이 사실이니 그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다른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공항화물청사에 입주가 어렵다고 할 때 국내청사의 비어있는 부분을 포워더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임대료는 화물청사와 똑같은 조건으로 입주하는 방식의 안들을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업계 내부에서도 서로간의 작은 이권다툼으로 해운, 항공간에 마찰이 이는 미묘한 문제점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입장이라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듯이 서로가 이해의 폭과 사안의 공통성을 같이해야만 합니다.” -업계의 여러사안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최근의 규제개혁위를 통해 방침이 나온 사안들에 대해 좀더 얘기해주시죠. “최근 규제개혁위가 밝힌 사안중 복운업을 ‘통관취급법인’으로 허용하겠다는 완화방침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물론 실행되기까지 시일이 좀 걸리겠지만 일단 관세사고용과 보증보험의무가입을 전제로 허용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만족스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보증보험업계가 부실함에도 보증보험의무가입을 전제로 하는 것이 유감이며 화물배상책임보험의 가입만으로도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100중에 50이 성사되는 판에 당장 ‘내 욕심’이겠거니 생각하고 앞으로는 화물배상책임보험의 가입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다음은 다른 얘기같지만 통합이후 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해운업계를 통틀어 항상 주장하는 것이 업계의 건전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인데 복운업계는 어떤지요. “선거에서 당선된 회장이 이런말 하는 것이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차피 협회운영이 정치적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니니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솔직히 복운업계는 사고와 관행을 혁신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누가 업계물을 흐려놓았느냐고 묻는다면 할말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업종이나 리딩그룹은 있게 마련인데 우리 업계는 상위 50개업체가 실제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체제입니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이 업계의 건전풍토 조성에 좀더 적극적으로 따라준다면 이렇게까지 어려워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정작 대형업체들이야 영세업체들에 비해 어려움이 덜 하겠지만 그동안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덫에 이제는 자신들도 걸려드는 셈이 되는 것이지요. 특히 항공분야의 경우 해운쪽보다는 빠른 운임결제시스템이 실행돼야만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CASS 운임정산제도에 대한 불만이 없을 텐데 항공분야도 외국으로부터 받는 운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오히려 해운쪽의 태리프가 더 안정적으로 정착된 경향이 짙습니다. 어쨌든 해운·항공 모두 제때 돈받기, 제값받기운동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단순한 ‘지게꾼’으로 전락하지는 않겠지요. 또한 리딩그룹의 선도적인 건전풍토 실행과 더불어 중위권업체들의 제목소리내기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위권은 어려우니까 항상 불만만 토로하고 상위권은 나름의 권력을 행사하고 중위권은 대충 눈치보는 체제로 간다면 도대체 협회는 ‘경쟁자의 집합체’라고 하는데 정말로 도움되는 업계의 손과 발이 될 수 있겠습니까. ‘사업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서로가 알고 있는 곪은 상처를 안고만 간다면 언젠가 다 터져 전염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복운업계가 나아갈 방향은? “협회가 나서서 관련당국 및 관련업계에 개선안 등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관철해나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몇몇사안은 조만간 가시화된 성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자기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절대 업계발전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포워딩자체가 굴욕적인 저자세의 영업인지는 저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선비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업계 건전풍토 정착이 앞으로의 훌륭한 업체로 뿌리내리기 위한 토양을 다지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금방 뜨고 지는 별로 사라지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외국사들과 합작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만큼 업계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분야가 아닌 업계에서는 M&A등 인수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업계는 부실자산들을 많이 안고 있어 벨류상 구조조정의 대열에도 끼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다만 당장 어려우면 파산하고 또다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을 뿐이지요. 아니 협회 회장이 무슨말을 이렇게 하나 하시겠지만 솔직히 인정할건 인정하면서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안되면 어쩌겠습니까. 어찌됐건 바쁘신 가운데 각종 회의나 행사에 관심을 기울여주신 대표님을 비롯 이하 임직원분들께 고맙다는 인사와 동시 앞으로는 대표이사가 참석해야 할 자리에 대표가 꼭 참석하는등 조직체의 합의 사항이나 실천의지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도록 애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시기 다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방안모색과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포워딩업계의 토양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주요 약력>1962년 부산고등학교 졸업1966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1968년 해병 중위 제대1969년 (주)극동해운 입사1987년 (주)극동해운 퇴사 (상무이사)1987년 성진해운(주)설립1995년 한국국제복합운송업협회 회장1997년 현 한국복합운송주선업협회 1대 초대회장1998년 현재 성진콩코드로지스틱코리아(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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