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IHS Markit 수석연구원

이대진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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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드라이벌크(건화물) 시장과 컨테이너선 시장은 제한된 선박 공급량과 안정된 수요의 증가로 시장 균형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백신에 의해 팬더믹 영향이 경감되면서 30~40% 정도 조정이 예상된다. 이는 여전히 지난 10년간의 평균 대비 2~3배 높은 수준이며, 대부분의 선박은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크레인이 장착된 소형 벌크선 시장에서 컨테이너선과 일반화물선 역시 내년에도 높은 운임 수준이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마이너 벌크 화물 전환배치 및 공급 감소 효과에 힘입어 타 선형대비 수급 균형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지속적으로 분석 전망한 대로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상관관계가 낮았던 컨테이너 및 건화물 시장이 마이너벌크 화물을 매개로 상호 연동하기 시작하면서 컨테이너 시황 분석 없이는 드라이벌크 시황 전망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많은 시장 참여자가 컨테이너 시장의 경우 여전히 높은 화물 주문 잔량(backlog)과 제한된 수준의 2022년 신조 인도 예정량을 기준으로 최소 2022년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의 수급 균형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2022년 하반기 혹은 2023년까지도 이러한 고운임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IHS Markit은 이러한 시장의 견해와는 약간 다르게 백신 효과에 따른 운임 조정이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동시에 2022년 컨테이너 운임이 조정되더라도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컨테이너 화물의 브레이크벌크 화물 혹은 마이너벌크 화물로의 전환배치가 지속되며, 현재 컨테이너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반 화물선 및 크레인을 장착한 일부 소형 드라이벌크선이 계속 컨테이너 관련 혹은 브레이크 벌크 화물 운송에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내년 중국 춘절 혹은 동계올림픽 이후 컨테이너 운송 수요가 다시 증가할 때, 소형 건화물선의 백홀(backhaul, 아시아발 대서양 항로) 운임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컨테이너선 시장과 드라이벌크 시장의 방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이너벌크 vs 컨테이너

IHS Markit은 전년 대비 약 15%에 달하는 미국향 컨테이너 화물량 증가로 인하여 2021년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약 4.8% 증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화물 주문 잔량(backlog)과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추가 수요 증가에 따라 2022년에도 컨테이너 물동량은 2~3%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컨테이너 선복 증가율은 2020년 3%에 그친 데 비해 2021년 4.3%, 2022년 4.5% 그리고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발주량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2023년에는 연간 선복증가율이 7.5%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비록 체선완화와 신조 선박 인도량 증가 등 공급 측면의 하방압력으로 운임은 전년 대비 약 30% 하락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2022년 수급 균형만 보면 최소 2022년 상반기 그리고 2022년 하반기까지도 2020년 이전의 역대 최고 운임 혹은 선사들의 손익분기점보다 훨씬 높은 운임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시아발 미국 서안 그리고 대서양향 컨테이너 무역량이 급증하였지만, 팬더믹과 내륙 수송 설비 및 인프라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항만에서 체선이 급증함에 따라 컨테이너 선박만으로는 물동량 소화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다목적선(브레이크벌크)이 컨테이너 관련 화물 운송에 투입되는 현상이 먼저 일어났으며, 이어서 컨테이너 및 다목적선 관련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소형 벌크선 역시 백홀 항로에 투입되면서 운임 역시 덩달아 급등했다. 따라서 컨테이너선의 수급 균형이 2022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많은 다목적선 혹은 일반 화물선이 여전히 컨테이너 시장에서 주로 활동할 것이며 일부 오픈해치(open hatch) 벌크선 및 소형 벌크선 역시 컨테이너 혹은 브레이크벌크 관련 운송에 주로 활용되면서 실제적인 드라이벌크, 특히 마이너벌크 백홀 수송 시장에서 경쟁선 감소를 의미한다.

또한, 다른 항로 등에서도 일반 화물선이 주로 컨테이너 관련 화물을 취급함에 따라 소형 벌크선(수프라막스 및 핸디사이즈)의 마이너 벌크 항로에서는 일반 화물선과의 경쟁이 줄어들면서, 수요와 공급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컨테이너 시장의 영향을 받아 소형 벌크선의 운임이 2022년에도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1년 마이너벌크 무역량은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하여 주요 드라이벌크 원자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세계 경제 성장률과 연동된 2~3% 정도의 균형 성장률이 예상된다. 다만, 2023년에는 새로 건조된 컨테이너 선박 인도량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컨테이너에서 전환 배치되었던 마이너벌크 화물들이 다시 컨테이너 시장으로 돌아가게 되어 전체적인 건화물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일반 화물선의 선복량이 오히려 점차 줄어들고 있고 컨테이너와 마이너벌크의 단기 수급 균형은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컨테이너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는 2023년 이후에는 무역패턴 변화에 따른 하락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관련 마이너벌크 화물의 유입으로 소형 벌크선의 백홀(Backhaul 아시아발 대서양향) 운임이 크게 상승했다.
컨테이너 관련 마이너벌크 화물의 유입으로 소형 벌크선의 백홀(Backhaul) 아시아발 대서양향) 운임이 크게 상승했다.

운임 전망

건화물 시장과 컨테이너선 시장은 안정적인 수요 공급 균형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정책 확대에 따른 서비스 소비 증가 그리고 상품 거래량 감소, 선박 및 항만 운영 개선 및 체선 완화로 인한 가용 공급량 증가로 운임 자체는 2022년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많은 컨테이너 선박이 인도되기 시작하는 2023년 이후 공급 측면의 압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화물선의 경우 마이너벌크의 컨테이너 화물로의 역전배 현상과 일반 화물선과의 경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하락 리스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매우 낮은 수준의 주문 잔량과 환경 규제로 인한 운항 속도 저하 그리고 고철 매각량 증가 등 공급 측면의 긍정적 효과로 인해 안정적인 운임 수준이 2023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IHS Markit 운임 예측 모델에 따르면, 벌크운임지수(BDI)는 올해 연간 평균 3,000포인트 수준(2008년 이후 최고치)에서 내년 연간 평균 1,800-2,300포인트 수준으로 30~40% 하락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연간 평균 3,700포인트 수준에서 2022년에 약 2,500포인트로 30% 정도 하락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는 직전 10년 평균 대비 여전히 2~3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대부분의 컨테이너 및 벌크 선사들이 높은 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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