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해운조합 정유섭 이사장
한국해운조합 정유섭 이사장이 해운전문지 기자단과 취임 후 처음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처럼 정유섭 이사장이 신년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겸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올해 중점 추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전방위 홍보를 통한 대외 이미지 제고'를 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국해운조합은 지난해(2007년)에 5년 연속 해상여객 수송 100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각종 제도개선을 통해 연연해운 활성화 기반을 조성한 것으로 평가되어 해양수산부로부터 5년 연속으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정유섭 이사장은 2007년 9월 19일 취임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공로는 전임 김성수 이사장의 공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전임 김성수 이사장 때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새로운 계획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나왔다.

  "사실 김성수 전임 이사장님께서 6년 연속 흑자를 이룩하셨고 5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너무나 많은 일을 하셨기 때문에 후임자인 저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전임 이사장님께서 잘 해오신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개선을 해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해운조합이 성과를 거둔 부분은 공제부분인데 이것은 사실상 보험이며 따라서 앞으로는 '보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 적당한 이름을 공모중에 있습니다. 해상보험 시장에서 해운조합 공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3% 정도인데 매년 1%씩 점유율을 높여갈 것입니다."
  "또하나 제가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길러내는 일입니다. 고답적인 해운조합의 인사제도를 타파하여 새로운 신입사원들을 정기적으로 뽑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직원들의 해외연수등도 과감히 추진할 것입니다."

  정유섭 이사장은 특히 공제사업의 명칭을 보험으로 바꾸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운조합 공제사업의 부보액은 2007년 459억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해상보험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순수한 보험가액만으로는 시장 전체의 22%를 차지하여 민간보험회사 중에 가장 크다는 S사의 19%를 앞질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시장점유율을 매년 1%씩 시장 점유율을 늘려서 2010년에는 17%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운조합의 공제사업 부문이 활기를 띠는 것은 우선 보험요율이 민간 보험회사에 비해 25%-27%가 싸기 때문이다. 전체 수입의 80%정도를 차지하는 보험부문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해운조합이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유섭 이사장은 새로운 정부에 바라는 내용도 하나하나 설명했다. 우선은 규제완화 차원에서 연안여객선의 선령 제한을 과감하게 철폐하여 줄 것을 주문했다. 운항할 수 있는 연안여객선의 선령은 25년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규정은 없다며 선박의 상태에 따른 규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는 연안화물선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여객선에 대해서는 면세유가 공급되는데 화물선은 그것이 되지 않고 있으며 유가보조금만 지급하고 있는데 그것도 경질유에만 해당이 되고 실질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중질유의 경우는 보조금이 없어서 선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질유까지 조세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이사장은 말했다. 여객선 부문에 대해서는 "여객선 안전관리 비용을 앞으로 정부에서 대줘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다음으로 정유섭 이사장이 길게 설명한 부분이 선원확보에 대한 문제였다. 연안해운의 선원확보난은 이미 심각해질대로 심각해진 상태이다. 외항해운의 경우는 지난해 말에 노사정이 대타협으로 2010년 이후 외국선원 승선을 전면 허용하는 쪽으로 합의가 되었지만 연안해운은 거기에서 빠져 있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정 이사장은 이에 대해 "결국은 연안운송업자들이 선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많은 투자를 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말하고 "자체적으로 선원을 양성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외항해운처럼 노사정의 대타협을 이끌어 내어 내항선에도 외국선원을 자유롭게 태우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섭 이사장의 새 정부에 바라는 사항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발언으로 요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운하 보다는 연안해운을 육성하는 것이 먼저가 돼야 한다. 부산과 인천 사이에 다니던 컨테이너선은 수요가 줄어들어 2개사가 사업을 접고 말았다. 연안해운업계는 1999년 등록제로 전환 이후 특히 화물선이 너무나 많이 늘어나 과당경쟁으로 해운업체들이 모두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대 운하 보다도 연안해운을 활성화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물류체계를 효율적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대운하를 하더라도 연안해운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물류체계를 대폭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한국해운조합은 3본부, 6실 11팀 11개 지부로 조직된 정원 255명의 대규모 조직이다. 연간 예산은 2008년의 경우 680억원이며 이 가운데 공제회계가 474억원을 차지하여 거의 절대적이다. 전체 조합원 수는 1845개업체이며 이들이 운항하는 선박척수는 모두 3137척에 달한다. 이처럼 거대한 조직의 사령탑이 된 정유섭 이사장이 대 운하를 추진한다는 새정부 하에서 얼마나 연안 해송 활성화를 이뤄낼지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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