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물류단지로 재개발해야"
친수공간·크루즈부두→막연한 환상
항만기능 최적화 상태가 재개발 관건

▲ 인천내항재개발관련 대책위원회 이상용 위원장
인천항 최대의 긴급 현안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내항재개발 시기 및 방법에 관해 각계각층의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천항발전협의회는 항만업·단체의 입장을 적극 수렴 반영하고 중구 주민들의 내항 친수공간화 및 크루즈부두 조성방안에 대한 이견을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의견을 조율, 서로 화합해 내항의 미래를 공동 설계하는 '내항재개발관련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인발협 운영위원회 산하에 한시적인 조직으로 운영되는 '내항재개발관련 대책위원회'는 현재 이상용 인천복합운송협의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했고 아직 위원은 위촉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내항 이용선사 및 종합물류업체의 중간 실무관리자급 5~7명을 위원으로 선발해 관련 정책토론회나 국회의원 등을 상대로 초청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인천항 최대화두인 내항재개발의 여러 쟁점에 대한 이상용 위원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전문-

내항재개발관련 대책위 위원장직을 맡게된 동기는?
사실 인천내항을 친수공간 및 크루즈부두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재개발하자는 지역 주민의 주장을 반대하기보다 지역주민과 항만 관련 업·단체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자는 취지로 이번에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중구 주민들이 주축인 내항살리기대책위원회를 핍박하거나 감정대립을 조장하기 위함이 결코 아니다. 양자가 협력적 관계로 나가기 위해 그들이 갖지 못한 지식과 사안을 공유해서 담론 형성 후 내항재개발을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루기 위한 움직임으로 봐 주었음 한다. 다시말해, 주민과의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주민들의 생존권과 관련해 장애요소가 있다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제거하고 서로 윈-윈하자는 것이 동 위원회와 관련한 나의 기본적인 소신이다.

내항 친수공간화 및 크루즈선석 조성에 대해 막연하다는 지론을 펼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내항살리기대책위원회에서 내놓은 크루즈포트나, 레져를 위한 마리나 조성 계획은 전문성에 입각해 볼 때 다소 무리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내항살리기대책위원회에서 주장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요트경기 내항 진행(안)은 현실적으로, 안전적으로 많은 위험을 노정하고 있다. 마리나 같은 경우 대양(大洋)에 가깝고 주항로와 격리된 지역이 가장 이상적인 입지조건인데 내항은 이와는 정반대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갑문으로 인한 요트 입출거가 곤란하고 주항로 이용으로 인한 내항 입출항 선박과의 충돌위험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은 주항로와 다소 거리가 있는 중구 용유도 왕산 지역과 강화군 외포리 지역이 이미 후보지로 지정된 상태다. 

크루즈선석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크루즈선 건조 트렌드는 대형화되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 '프리덤'호는 총 톤수가 16만톤에 길이가 339m, 너비는 56m에 달하고 있다. 내년 가을 처녀출항을 목표로 건조 중인 '제네시스'호는 폭이 46.2m에 달한다. 내항살리기대책위의 주장대로 내항에 크루즈선석을 조성했다고 가정해보자. 내항에는 1만톤, 5만톤 갑문이 있다. 5만톤 갑문의 너비는 34m이다. 상술한 이들 크루즈선을 제외한다 치더라도 선령 15년 이하 크루즈선의 폭은 대부분 34m를 초과된 길이로 건조됐다. 부두에 접안은 고사하고 항만내부로 진입조차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갑문과 관련한 또 하나의 문제점은 갑문대기 시간과 대기 후 부두로 접안할 때 연료소비량이다. 크루즈선뿐만 아니라 현재 국제여객터미널에 카페리항로를 개설한 10개 선사들은 2~3시간 정도의 갑문 대기시간과 이로인한 병목현상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기 후 갑문통과를 위해 움직이는 카페리선이 소모하는 유류소비량이 정속 주행시의 3승수를 곱한 값이 나온다는 것이 선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가뜩이나 고유가로 인한 선사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갑문을 이용해야 하는 내항에 통합 국제여객터미널을 짓자는 의견에 대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젓고 있다.

지역경제에 고부가가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막연한 생각에 불과하다. 실례로 3월 14일 승객 284명을 태우고 인천항에 입항한 '실버위스퍼'호의 관광객들은 하선 후, 미리 대기된 버스에 올라 절반은 판문점으로 나머지 대부분의 인원은 서울로 향했다. 중구 내항에 크루즈부두를 조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차라리 통합된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서는 송도 국제신도시 인근의 제 3준설토 투기장에 크루즈선을 비롯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신축해 이를 대한민국 대표 크루즈터미널로 육성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 생각한다.

내항의 항만기능 유지를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물동량 측면에서 48개 선석이 운영중인 내항은 인천항의 메인 항만이다. 연간 7000만톤의 처리능력을 가진 내항은 인천항 전체물동량중 50%를 담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항의 이러한 물량을 신항으로 전이시키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신항은 내항의 물동량 대체기능을 극히 일부만 분담하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화물을 창출하는 것이 인천항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경쟁항만에 비교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내항 물동량은 항아리에 담긴 물을 바가지로 퍼내듯이 한꺼번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일부 선석이 운영중인 북항 역시 자가화물처리와 공해성 화물을 담당하는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내항 물동량 전이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대다수 이동은 어불성설이다. 현재 항만의 경쟁은 과거 국가간 경쟁구도에서 근거리 도시항만간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연태항은 작년에 코스코가 미주항로를 개설했고 평택항의 경우도 올해 1월 말 한진이 미주항로를 취항하고 있다. 이 같은 주변 항만의 대형화 추세를 외면한 채 인천항이 친수공간화만을 주장한다면 머지 않아 인천항은 피더항만으로 전락할 것이고 이는 국부의 손실이라는 악순환으로 지역민, 국민에게 다가올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항만 보안 측면에서도 내항의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 내항살리기대책위에서 주장하는 내항의 단계적 개방과 친수공간화는 내항 특유의 보안개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보안이 위협받으면 항만 기능을 상실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중구 주민들은 내항의 현재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측면에서 친수공간화 움직임에 대한 그들의 주장을 재고 해 주셨으면 좋겠다.

지역경제에 있어서도 내항의 항만기능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로 수입되는 곡물의 50% 이상인 850만톤을 취급하는 7부두의 싸이로를 타지역으로 이전시킬 경우 인근의 대한제당, 제일제당 같은 가공공장과 그 종사자들의 앞날은 생각해 보았는가? 업체 입장에서는 처분해 버리고 이전하면 되지만 그동안 중구 지역의 향토산업이었던 이들 회사의 이전으로 인한 공동화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7부두 싸이로시설의 타 지역 전이는 그야말로 모험과도 같은 시도다. 비단 7부두뿐만 아니라 내항 일대 43여 개 업종, 2000여 사업장과 여기에 종사하는 30만명의 직원과 이에 딸린 가족들의 생존권을 대체할 산업이 과연 관광산업으로 가능한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내항에 크루즈선이 입항한다 치더라도 그 횟수는 1년에 10여 차례 정도이다. 크루즈선 10회 입항을 위해 현재 운영중인 다른 선석 및 부두를 전이시키는 것은 상당한 비효율이라고 생각한다.

인천내항은 현재 우리들만의 밥그릇이 아니다. 우리 후세에게도 고부가가치 물류기능을 담당하는 항만으로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내항을 선진항만, 미항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항만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최적화한 상태에서 재개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역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내항재개발 방안이 있다면?
우선 단기적으로 내항의 청정화물유치를 위해 공해화물을 북항이나 남항 같은 대체항만으로 전이하는 시기를 명확히 규명해 놓고 만약, 당국이 이를 이행치 아니할 경우 부두운영권 영업정지, 출입선박 접안불가와 같은 패널티를 줄 수 있는 여러 방법론이 있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행만 잘 되면 당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12년 3준설토 투기장으로 통합·이전 예정인 제 2국제여객터미널(공용부두) 부지 및 CY에 포장, 조립, 재가공 등의 기능을 갖춘 고부가가치 물류센터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미래는 물류산업이 성장동력산업이다. 이러한 물류산업을 유치해야 내항인근의 중구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곡부두(7부두)의 기능을 타 항만으로 이전하기보다는 우리나라 2대 관광특구중 하나인 인천중구에 위치한 이들 싸이로 시설에 벽화와 조명설치 등 심미적 기능을 결합해 볼거리를 제공, 이를 관광자원화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동 사항과 관련해서 해당업체에 지역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장점이 있다는 견해를 개진한바 있다.

내항 8부두는 개성공단과 연계해 존치시킬 것을 제안한다. 외항은 보안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대북교역 화물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보안이 보장된 내항이야말로 개성공단을 위시한 대북화물 중추 항만으로서 최적지라는 사견을 밝혀둔다. 푸셔바지와 같은 소형선박이 통과하는데 있어서도 내항이 유리하다. 8부두 배후부지에 라벨링, 조립재가공을 담당하는 복합물류센터가 함께 입주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디자인센터도 입주도 그려볼 수 있다. 디자인 산업이야말로 중구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산업이다. 디자인센터는 배후부지보다는 8부두에 더 가깝게 위치하면 효용가치가 있다.

항만 행정 일원화를 위해서 3준설토 투기장에 통합화될 국제여객터미널의 중구편입도 지역발전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아직은 지번이 연수구, 중구, 남구 가운데 어디로 부여될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항만이란 것은 입주업체들의 편의가 최적화돼야 한다. 내항살리기대책위에서도 이를 집중 거론해야 한다. 친수공간추진 논란 같은 것은 우선 제쳐두고서라도 동 지역이 중구로의 지번부여를 반드시 이루어내야지 중구 전체에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친수공간, 크루즈 문제는 지번부여 이후에 우리와 내항살리기대책위가 논의할 사항이다. 만약 3준설토 투기장의 중구 지번부여와 같은 큰 틀에서의 입장 통일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항과 관련한 소모적인 논쟁만 벌이다가 타 기초자치단체로 넘겨주면 이야말로 소탐대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안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항재개발 대책위원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정부의 항만정책에 있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인천항의 권익향상을 위해 일할 것이다.  대중국 교역의 거점항인 인천항에 더 많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중국 항만은 자꾸 우리를 능가하고 멀찌감치 도망가고 있는데 항만물동량 경쟁에 있어 최전방에 위치한 인천을 홀대하고 후방에 있는 광양항을 투포트 시스템이라는 정책하에 집중 지원하는 작금의 행태가 안타깝다. 솔직히 인천항은 정부의 지원 없이 자력으로 매년 20%대의 물동량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인천의 고군분투를 정부가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또한 인천지역의 유관업·단체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향토기업을 우대하는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얼마전 일본 소니사에서 인천을 Sea&Air 복합운송의 최적지로 판단, 중역 및 고위관료들이 내한해 인천항과 아암물류단지를 보고 간 적이 있다. 4월 중 일본을 방문해 복합운송의 메카는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위시한 인천지역임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이를 유치하기 위해 미력이나마 일조하겠다. 이는 항만업계 물류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항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우선 내항 친수공간화보다 신항 조기완공을 위해 지역의 여론이 결집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국제여객부두를 예정대로 통합해 건설하는 안을 확정, 통합건설되는 3준설토 투기장이 중구로 편입되도록 하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전에 따라 기존 공용부두 유휴부지 친수공간화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그 방법에 있어 레져기능 위주보다는 고부가가치화된 물류단지를 중점으로 개발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내항살리기대책위원회에 제시하고 민주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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