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강화로 위기극복하고 재도약"

▲ 위동항운 김성수 사장
고유가·비자발급제한 등 대책마련 분주
카페리항로 중복개설 업계 공멸지름길

지난 19일 서울 마포의 한 중식당에서 위동항운유한공사 김성수 사장을 만났다. 4월 25일 위동항운 제2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2달 여만에 언론과 공식적으로 마주한 것이다. 김성수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고유가, 항로 중복 개설, 중국의 비자발급 제한에 따른 여객 급감,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힘이 들법도 한데 만면에 웃음이 그득하다. 취임후 너무 많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정신없이 바빴는데 오랜만에 기자들과 마주하니 너무 반갑다는 말을 먼저 꺼낸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냉정한 판단과 전략을 수립해 전 임직원이 일치 단결해 실행하면 이 상황을 극복해내고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오랜 공직생활과 조직 통솔 경험을 갖고 있는 김성수 사장은 '인사가 만사'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인화단결'이라는 전통을 갖고 있는 위동인의 끈끈한 조직력을 더욱 발전시켜 위기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는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이 조직을 한층 더 강화하고 쇄신하기 위해 강조하는 것이 솔선수범과 소통, 전직원의 세일즈맨화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손님이나 머슴이 아니라 주인처럼 일해 달라"라고 강조했었다. 사장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위동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고 일해달라는 주문이다. 김 사장은 전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일을 내일처럼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솔선 수범해 나가겠노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영자로서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직원은 이에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사장이 먼저 실천하고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직원들과 많이 대화하겠습니다. 짧지만 점심시간 대화도 좋고 이메일, 사내 게시판을 이용한 발언도 좋고... 아무튼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서 직원들의 생각을 듣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것입니다"

김 사장은 조직의 성공에너지는 구성원들의 '공유하는 생각'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같은 생각,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 성공한다는 지론이다. 생각의 공유는 소통에서 나오고 상하간, 동료간, 부서간 소통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럽게 이상과 목표를 공유하게 돼 조직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조직론 마지막은 전직원의 세일즈맨화다. 현대기업의 명운은 영업력에 달려 있으므로 전직원이 위동의 홍보맨, 영업맨으로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위동을 알리고 고객을 유치하는 적극적인 사고 방식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조직 강화·쇄신과 함께 김 사장이 역점을 두는 것은 위기상황의 정확한 판단을 통한 대응 전략의 수립이다. 요즘 김 사장의 테이블에는 매일 아침 2가지 보고서가 올라온다고 한다. 하나는 13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운송거부사태 추이 보고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연료유가 및 사용량을 기록한 보고서다.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일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찾고 대책회의를 수시로 열어 현안을 체크하고 분석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 내고 있다.

김 사장은 13일 곪아 터져 버린 화물연대 운송거부사태로 비상사태인 인천항을 수시로 찾아 대응책을 점검하고 밤늦게 까지 진행되는 컨테이너 적출입 작업으로 피로에 지친 직원들을 격려하는가하면 고유가 대책 마련을 위한 유가대책회의도 수시로 열고 있다.

위동항운은 5월말 기준으로 연료비가 전년동기 대비 320만 달러나 늘어나면서 고유가에 따른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김 사장이 주재하는 유가대책회의를 통해 마련한 다양한 연료비 절감 방안 덕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위동의 연료비 절감을 위한 최우선 방안은 경제속도로 운항하는 것이다. 한중 카페리선사중 최고의 성능을 가진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위동항운은 그동안 여러 이유로 출항시간이 늦어짐에 따라 입항시간을 맞추기 위해 선속을 올림으로써 불필요한 연료를 소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이점에 착안 출항시간을 엄수토록 조치함으로써 경제속도로 운항하도록 조치했다. 이 조치하나로 위동은 연간 80만 달러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불필요한 엔진 워밍업시간 단축, 선내 온수히터 적정온도 조정, 선내 전기설비 사용제한 등 다양한 유류절감을 위한 방안이 강구돼 시행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직접적인 유류비 절감방안 외에도 일부업무의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절감, 공컨테이너 리포지셔닝 비용 절감, 하역비와 같은 화물직접비용, 청소비와 같은 각종 여객 직접비 등 사내 전부서, 전 업무분야에서 원가 절감 대책을 검토를 지시, 시행하고 있다.

"취임 2개월여를 보내면서 한중 카페리업계에서 위동항운에 바라는 사항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한중 카페리업계 맏형으로서 위동항운이 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억제해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운임질서 등을 유지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들입니다. 그러나 항로의 중복개설 허가로 한중항로가 18개에 달하고 있는데다가 고유가, 중국 비자발급 제한 등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위동항운 단독으로는 더 이상 이러한 선도 역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내부조직 혁신에 전념하고 있는 김 사장은 한중 카페리 업계의 현안을 묻자 이러한 어려움들을 토로했다. 특히 카페리항로가 계속해서 중복 개설되는 것은 카페리 업계가 공멸하는 지름길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군산-석도, 평택-청도간 카페리항로가 신규로 개설되면서 선복 과잉으로 현재 한중 카페리항로의 여객 승선률은 44%, 화물 소석률은 4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취항이 늦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평택-위해항로가 추가로 개설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여객 및 화물 증가가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항로만 추가로 개설되면 시간이 문제지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며 카페리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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