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을 헤쳐나가자(4)
      특별인터뷰 / 에비하라 켄지 (주)트램프데이터서비스 사장


시황회복 2011년 1분기에나 가능할듯
안정적인 하주들과 장기계약이 중요

▲  에비하라 켄지 트램프데이터서비스 사장
일본 최고의 시황 전문가인 에비하라 켄지(海老原 兼治)씨가 한국해운신문의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1989년부터 시황 정보의 수집, 판매 회사인 (주)트램프데이터서비스(Tramp Data Service)의 사장직을 맡고 있는 에비하라씨는 90년대 초반, 부정기선 시황의 회복이 2년 이상 지연된다는 전망을 내놓아 정확히 적중시킴으로써 성가를 높인 바 있는 최고의 애널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국의 외항선사 수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소선사의 계열화를 통해 종국적으로 외항선사 수를 2-3개사로 줄여야 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향후 시황 전망에 대해서도 생각보다는 어두운 전망을 했다. 해운시황이 회복되는 시점이 빨라야 2010년 4월-6월 이후이고 실제로는 2011년 이후가 돼야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에비하라 켄지 사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해운 산업, 특히 한국의 해운산업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사장께서는 이 같은 위기가 다가올 것을 알고 있었는가?

  “부정기선 시황은 2003년 이후 급격히 상승함으로써 유럽을 중심으로 신흥선사가 증가하였고 신조계약 가격과 중고선가도 2008년 전반까지 4배 가깝게 폭등했다. 이 결과 재무체질이 약한 한국선사는 차터체인(타사로부터의 용선)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용선시황이 계속적으로 좋게만 전개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반전할 경우 신흥선사(역사가 짧은 기업)들이 파산하여 그 영향이 한국기업에 미칠 염려가 있었다.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 지금의 해운 위기 상황이 1980년대 초반의 해운 시황 급락 상황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같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서로 다른점을 말한다면, 1980년대 초의 해운시황 급락의 배경은 제2차 석유위기 후의 스태그플레이션(불황하의 인플레이션)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지만, 이번의 위기는 리먼 부라더스의 파탄을 발단으로 한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의한 신용경색과 디플레이션이 국제무역의 확대 경향에 급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점은 원유와 자원의 가격이 폭등했다는 점이며, 개인 소비생활의 위축, 또한 그로 인한 민간기업의 설비투자 의욕의 저하라는 점일 것이다.”

  - 현재의 해운 위기 상황은 무엇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는가.

    “ 2002년 이후의 BRICS제국의 고도성장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과신한 나머지 실수요자들은 물론이고 투기세력까지 대량발주를 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번 해운 위기로 인해 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문제점으로 부각된 것은 하나의 선박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서로 돌려가며 빌려준 소위 용선 체인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용선체인하면 떠오르는 것이 80년대 후반의 걸프 곡물수송선의 거래 붐이다. 당시는 조양상선과 한라해운 등이 활발한 용선활동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망하고 말았다. 어느 때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된 하주와의 장기계약이다. 한국과 일본이 연합하여 포스코와 신닛테츠(新日鐵) 등 전통적인 하주와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본다.” 

  - 또 하나 현재의 위기로 FFA거래를 한 선사들 가운데 많은 선사가 도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망과 사장께서 생각하시는 해결 방안은?
 
  “FFA 거래 자체로는 유익한 부분도 많다. 예를 들면 실질적으로 실물시장에서 신용력이 있는 하주와 해운기업들이 장래의 변동리스크를 헤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직접적인 해운거래에는 관계하지 않는 금융, 증권 등이 선물거래를 하여 이익만을 추구해 나간다면 이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 앞으로 드라이벌크 시황은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시황 회복은 빨라야 2010년 4월-6월 이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회복되는 것은 2011년 1-3월기가 될 것으로 본다.” 

  - 일부 전문가들은 벌크 시황이 금년 1분기 안에 약간 회복되겠지만 그 이후에도 장기적인 불황인 L자 사이클을 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장께서 보는 해운시황의 중장기 전망은? 향후 3년간의 BDI 지수 평균은 얼마쯤으로 예상하는가.

  “벌크시황의 피크시기가 2008년 6월이었다. 이 피크로부터 최단기간은 20개월, 평균으로는 28개월이 추세로서 조정색이 짙은 전개가 계속될 것이다. 향후 3개년도의 BDI평균은 2500 전후가 될 것으로 본다.”

  - 벌크선 시황이 다시 호황으로 반전하는 시기는 언제고 고점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앞으로 다시 호황이 왔을 때의 고점은 2011년 10월-12월에서 2012년 1월-3월기 사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케이프사이즈의 기간용선은 일당 10만달러 전후, 파나막스선은 6만달러 정도가 될 것이며, BDI는 60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 위기에 처한 한국의 해운산업을 재건시키기 위해 1980년대 중반 한국은 해운산업의 통폐합 계획을 시행했다. 이제 다시 해운산업 재편의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장께서는 한국의 해운업계를 어떤 식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한국해운업계에는 선사 수가 너무 많다.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소선사를 계열화하여 종국적으로는 외항 2-3개선사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해운산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일본선사들이 시황에 잘 대처한 것으로 보는가? 혹시 일본선사들이 신경이 써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의 해운기업은 드라이벌크부문의 단기용선이 많다고 하는 MOL조차도 전체의 2할이 안되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신닛테츠나 東京電力 등의 대형 하주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또한 탱커, 자동차, LNG, 정기선 등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하여 특정부문의 채산악화를 타부문에서 보상하는 체제가 되어 있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점은 선원 문제와 선박 수리 등 관리부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한국선사들에게 충고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운무역은 중장기적인 시야로 보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다이나믹한 성장을 해 나갈 것이다. 이때 중심이 되는 것은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태평양 수역이다. 이에 대비하여 종래에 런던에 편재한 정보 수집 체제를 개선하여 한중일 3국이 제휴하여 정보를 수집, 발신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BDI를 대신하는 새로운 용선지수 등을 생성시켜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트램프데이터’사는 극동에서의 정보 수집 체제를 강화하여 ADI(Asian Dry Index) 용선지수를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의 해운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협력을 얻고 싶다.”

  <에비하라 켄지(海老原 兼治) 사장>

△1949년 11월 요코하마 출생 △1974년 게이오(慶應)대학 법률학과 졸업 △雄洋海運, (주)오션루트 근무 △1989년 트램프데이터서비스 대표이사 취임 △일본경기순환학회, 일본해운경제학회 정회원 △주요저서 : ‘경기실요독본’- 동양경제신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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