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의 원활한 발급 위해 정부에 건의
"신속한 지원으로 구조조정 마무리해야"

경남 창원소재의 한국중소형조선협회(협회장 황계주)는 지난해 5월 21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이후 정부에 대한 중소 조선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조선경기 불황에 따른 중소형 조선소의 중지를 모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현재 중소형조선협회에는 21세기조선을 비롯, 11개 중소형 조선사가 가입돼 있으며 23개의 관련업체가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지난 1, 2차 신용평가에서 C, D등급을 받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7개 업체 중 4개 업체가 동 협회에 가입돼 있다. 창립한지 1년을 맞이한 협회의 채영일 사무국장을 만나 구조조정을 비롯한 중소 조선업계의 애로사항과 협회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전문>   

▲ 채영일 한국중소형조선협회 사무국장
◆ 한국중소형조선협회 창립 배경은?

 “아시다시피 한국의 조선산업은 2000년 이후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중대형 조선소 건립이 완료되는 2010년 이후에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저부가가치 선박에 대해 경쟁국과의 가격경쟁, 품질 경쟁력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중소형 조선업체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조선산업이 세계 시장 1위를 계속 유지하도록 선도적 역할을 다하고자 협회를 설립한 것이며, 합리적인 시장경쟁 체제를 조성하고 조선기자재 관련 산업과의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세계 조선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한국 중소형 조선소의 능동적인 역량을 함양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 최근 동 협회의 최대 이슈는? 

 “아무래도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아니겠는가? 구조조정 문제는 신생 조선소의 과도한 급증과 더불어 갑자기 불어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맞물린 데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1, 2차 구조조정 대상업체 7곳 중 C&중공업, 녹봉조선, YS중공업, 진세조선 등 4개 업체가 우리 협회에 가입돼 있다. 그 중 신용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 대상이 된 업체들이 금융권 이해당사자들의 채무 조정이 지연돼 결정적인 경영 타격을 입어 아쉽게 생각한다. 최종적으로 법정관리 들어간다고 회사를 죽이는 것은 아니므로 상호 협의점을 잘 찾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잘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경영인들의 경영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C등급을 받은 일부 조선소는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협회 회원은 아니지만 다행히 대한조선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다시 경영이 정상화 되어가고 있다. 선박 인도도 아주 잘 하고 있다. 다른 중소 조선소도 하루빨리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계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

◆ 중소 조선업계가 나아갈 방향은?

 “중소형 조선업계의 생산Capa는 조선업 전체의 17.5%를 차지하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 조선업계는 조직기반이 취약해 정부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이 미약하다. 우리나라는 ‘빅(Big)4’를 중심으로 조선업이 움직이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이제 요트 등 조선해양산업 쪽으로 이동할 것이다. ‘STX조선해양’도 기존 ‘STX조선’에서 사명을 바꾼 것이 그 예다. 이제는 고부가가치 쪽으로 가야 한다. 저부가가치 선박은 차츰 중국, 베트남으로 옮겨져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형 조선사들은 새로운 술을 계속해서 개발, 창조할 것이지만 중소 조선사들은 기술을 창조해 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 R&D자금과 기술인력 모두 열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 조선사들은 기술 창조보다는 특화된 선박 건조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면 조선해양산업 및 해양레저문화산업으로의 이동과 정부의 지원정책이 맞물린다면 그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목포에서 울산까지 남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해양산업이 발전될 수 있는 입지여건과 천혜의 자원이 풍부하다.”

◆ 협회 회원사들의 교류 상황은?

 “창립한 지 1년이 됐지만 회원사들끼리의 모임은 아직까지 미흡하다. 지금은 사실 서로 제 발등에 불끄기 바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좀 회복되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연 2~3회 실무자, CEO 등 각 분야․계층별로 각종 교류회를 갖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생각이다. 올해와 내년에 이 같은 조직기반을 다지며 공동협력 사업을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 협회가 추진할 사업방향은?

 “작은 애로사항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것이다. 필요한 정책을 정부 관계부처에 건의하는 등 가교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또한 중소 조선업계가 당면한 문제 중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취약한 인력수급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내 기능공을 양성하고 외부 인력을 적시에 공급하는 인력지원공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선용접 분야는 ‘3D’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운데다 환경이 열악해 인원이 몰리지 않아 매우 취약하다. 외국 인력 공급을 통해 생산능력을 배가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산학 기능인력양성사업을 위해 용접, 도장 전문기술인을 길러내 회원사에 지원해주는 인력공급사업도 추진할 생각이다.”

◆ 생산현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

 “경영자금과 선수금 문제다. RG 발급이 안 되고 있어 신조 자체가 힘들다. 근본적으로 경영자금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지난해 10월 초 RG의 원활한 발급을 위해 정부에 건의했다. 대기업 조선소는 복 보증장치가 없어도 RG가 순조롭게 발급되고 있는 반면, 중소 조선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통상적으로 복 보증은 국내 유수의 보험회사나 한국수출보험공사 등에서 발급해 오고 있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 등 영향으로 보험회사는 물론 관련 은행에서도 그 역할수행이 제한돼 있어 중소 조선소에서 신규 건조계약을 맺고도 RG를 발급받지 못해 계약이 지연되거나 파기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조선업은 외화가득률이 높은 산업으로, 중소 조선소가 외국 선주로부터 자유롭게 신조선 계약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다면 경제위기 상황 극복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당시 이 같은 상황을 관계 요로에 건의했고, 우리의 건의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RG에 대한 수출보증보험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출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금융기관과 조선산업 동향 관련 정보를 공유해 우량 조선소들이 RG 발급을 받는데 곤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 경기회복 시기 전망은?
 “경기라는 것은 여러 요건들이 전체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의 추측을 보면 올 하반기에 회복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실물경기가 활성화되면 우선은 물동량이 증가해 해운경기가 살아날 것이고, 그러면 차츰 선박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협회 측의 입장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과 맥락은 같이 한다. 다만 구조조정을 시작했으면 빨리빨리 정리해야 한다. 워크아웃 대상 조선사들이 RG 문제로 당사자들 간의 이해정립이 잘 안 돼 시간만 지연됐는데, 아직까지도 이해 당사자들간에 채무조정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녹봉조선 등의 경영이 전체적으로 악화된 것은 문제 있다고 본다. 정책이 결정되면 신속히 지원해서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오히려 구조조정으로 인해 전반적인 조선산업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것은 안 된다. 그런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건의한다.”

◆ 한국조선협회와 한국중소형조선협회가 보완․발전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지 않을까?

 “사실 협회 각자의 역할이 총론은 같지만 각론에서는 부분적으로 다르다. 한국조선협회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큰 축이 돼야 하고, 우리 협회는 큰 축에서 우리가 참여할 부분을 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상호간에 보완․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조선사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 등을 창조하고 중소 조선사는 대형 조선사에서 창조된 기술을 특화된 선종에 결합시켜 전문화를 갖추도록 한국조선협회와의 발전적인 보완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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