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기업 어질리티 아태지역 부회장 방한
"사업다각화 전략과 철저한 코스트관리가 성공키"

 
 ▲어질리티의 올라프 타슈케 부회장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라고 말했다.<사진=이정희 기자> 
 
"한국은 중요한 전략적 물류시장"

“한국은 어질리티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전략적 시장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세계 경제 최후의 희망'이라 믿습니다. 이번 불황이 언제 끝날 것인지는 누구도 답을 할 수 없지만. 한국은 서부 국가에 비해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기업 어질리티(Agility)의 올라프 타슈케(Olaf Tauschke)아시아태평양지역 부회장은 19일 그랜드 하얏트포텔에서 가진 한국해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어질리티 한국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타슈케 부회장은 ‘제 18회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회의(World Economic Forum on East Asia)’에 참석차 방한했다.

어질리티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프랑스, 케냐, 멕시코 등지에서 파트너 포워더 및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M&A전략을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 타슈케 부회장은 “M&A는 조직의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초기 전략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특수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항상 시장동향을 주시하면서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 기본방침“이라 말했다. 

특히 어질리티는 중장비 및 프로젝트 포워딩에 큰 강점을 갖고 있다. 타슈케 회장은 "어질리티에서 가장 비중이 큰 물류상품 중 하나가 오일 및 가스, 건설 프로젝트 포워딩"이라며 "현재 한국의 메이저급 엔지니어링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중동지역으로 나가는 시추설비들을 수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질리티는 2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석유시추 공사 프로젝트에서 물류수송을 맡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불황 속 선전"
"한국→중동 프로젝트 물량 수송 중"

지난해에는 글로벌 물류기업 최초로 북한 평양에서 열린 뉴욕필 오케스트라의 공연장비를 성공적으로 수송했다. 어질리티는 4대의 무진동 및 온도조절 트럭을 투입, 악기와 음향시설, 방송장비 등을 싣고 서울과 평양을 오고 갔다.

타슈케 부회장은 “당시 북한에 들어가 본 물류기업들이 없어 수송작업이 어려운 편이었지만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솔루션으로 48시간동안 성공적으로 작업을 펼쳤다"면서 "웬만한 물류회사들은 하기 힘든 것이 우리 프로젝트 포워딩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어질리티의 선전은 돋보이고 있다. 올 1분기 글로벌 경쟁사들이 큰 폭의 순익감소세를 보인 반면 어질리티의 순이익은 오히려 1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의 다각화로 불황 충격을 흡수하고 코스트의 철저한 관리로 불필요한 비용을 없앴기 때문이다. 

-어질리티는 최근 몇 년간 중국, 멕시코, 케냐 등의 지역에서 왕성한 M&A활동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M&A가 회사의 특별한 경영전략인가?

=초기에는 시장에서의 입지 구축과 사업확장을 위해 국가별 포워더와 물류회사를 전략적으로 인수했다. 이후에는 M&A 전략이 아니라 조직의 내실적인 성장을 통해회사를 키우는 방법으로 전환했다. 특수한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적인 목표는 아니다. 늘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그에 맞는 전략을 갖고 가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다.

-어질리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어질리티는 현재 전세계 120개 국가에 550개 사무소와 3만 5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0억 달러(약 8조원)를 기록했다.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특히 한국은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 등 글로벌 대기업을 비롯한 우리의 주요 하주고객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비중을 퍼센트로 얼마인지는 따로 측정하지 않는다.

-특히 프로젝트 포워딩에 강점이 있는데. 한국 시장에 대한 사업전략은?

=어질리티에서 가장 비중이 큰 물류상품 중 하나가 바로 오일·가스·건설 프로젝트 포워딩이다. 메이저급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한국에 많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중동으로 수출되는 시추 설비 등의 물량이 많은 편이다. 어질리티는 이들 중 일부 대형 회사들과 물류계약을 맺고 현재 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카타르의 20억달러 규모 석유시추 공사 프로젝트에서 물류계약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어질리티는 이러한 강점을 가지고 국내 물류에도 접목시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계속해서 우리의 전문적인 네트워크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 1분기 실적이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서 월등히 좋은 편이다. 순이익은 1억 3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 증가했다. 그 원인은?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의 다각화 덕분이다. 매출이 특정한 사업분야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창고, 운송, 3자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 구조로 인해 경제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불경기에 타격을 받지 않은 매출도 많았다. 일반카고는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물량이 줄었지만 미국에서 발주한 국방부 조달물자 등은 정부물류이기에 불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프로젝트 카고 역시 불황이 오기 전부터 이미 수주한 것들이었다.

=지리적인 영향도 있다. 어질리티는 세계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미국의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오히려 경제침체 타격이 덜 했던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지역의 매출비중이 다른 포워더들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우리는 불황에 대비해 내부 코스트를 잘 관리해왔다. 해상 및 항공물량의 감소를 미리 감지했고 코스트 구조에 대해 시장상황을 주시하며 철저히 신경을 썼다. 고유가에 대해서도 관리를 철저히 했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것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현재 15억달러(약 1조 8000억원)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부채가 없다. 은행 빚을 내서 신사업하는 것이 없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건전한 상태이다보니 하주 영업 할 때 다른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현금보유량이 많다는 것은 선박이나 항공기 등 불필요한 자산에 대해 투자 하지 않고 갖고 있는 자산을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 위기가 언제 끝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언제 끝날 것인지는 그 누구도 답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한국과 아시아는 다른 국가들보다 가장 빨리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회복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질 것이냐는 1차적으로 정부정책을 얼마나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또 한국의 중산층이 다른 국가보다 두텁고 소비구매력도 있기에 이들이 다시 구매력을 찾게 되는 순간 급속도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전 세계는 아시아가 일종의 구원타자라고 보고 있다. 다른 국가 경제는 무너졌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최후의 희망'이라 개인적으로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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