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올해의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전 세계 산업전반에 찬 서리를 내렸다. 해운산업도 이 같은 서리를 피할 수 없었다. 카페리는 더 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카페리산업에게 있어 체감기온은 더 낮을 수밖에 없었다. 카페리업계는 힘든 한해를 보내야만 했다. 현재 같은 한파속에서는 얼마나 많은 추수를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년에 얼마나 많은 추수를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년에 파종할 씨앗이 필요하고, 씨앗을 지킬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한다. 한파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해운신문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 여객선 부문은 최악의 상황에서 동춘항운을 이끌고 민족항로인 백두산 항로를 유지하고,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간 항로 안정화와 3개국과 중앙아시아 및 유럽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망을 구축한 동춘항운의 백성호 회장이 선정되었다.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이다.

올해의 인물⑤/동춘항운 백성호 회장

“어려움 있었지만 직원들이 잘 해줬다.”

동춘항운의 백성호 회장은 참 힘든 한 해였다고 밝혔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산업 전반에 위기와 더불어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한-러간 항로를 운영하는 동춘항운에 어려움을 더했으며, 이와 더불어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인해 항로에 긴장이 고조되는 등 쉽지 않은 한해였다는 것이다.

“미국발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는 비단 카페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동춘항운도 이 같은 경제위기속에서 쉬울 수는 없었습니다. 한편 이외에도 악재가 있었습니다. 우선 러시아의 경제상황입니다. 러시아는 올해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경제상황이 많이 악화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과 러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동춘항운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올해 북한의 동해상 미사일발사, 핵실험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와 안보정국도 NLL을 통과하는 백두산항로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에는 상당한 실적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 힘든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동춘항운은 이겨낸다. 악재 속에서도 동춘항운을 지켜낼 수 있는 원동력은 한국과 러시아간 항로에 특화된 많은 경험을 갖춘 직원들과 2000년대 초 회사의 부도로 인한 파탄을 극복할 수 있었던 저력이 동춘항운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동춘항운 직원들이 슬기롭게 대처해준 덕에 올해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었고, 특히 백두산 항로는 단순하게 한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운송로가 아닙니다. 백두산 항로는 러시아 극동지방은 물론, 중국의 길림성 흑룡강성의 내륙지역, 그리고 우리나라 수도권 지역 화물을 속초항을 통한, 러시아 자루비노항 또는 블라디보스톡항 기점 TSR(시베리아 횡단철도) 운송서비스의 경쟁력으로 중앙아시아(CIS), 유럽, 모스크바를 최단거리 최소비용으로 운송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물류망의 구축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동북아 지역의 교류확대는 물론, 유럽까지도 카페리 선박의 특화 화물인 중량물, 프로젝트 화물 운송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려운 위기를 잘 대처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춘항운이 2007년 개척한 자루비노항 기점 TSR 국제 물류운송망의 상용화는 백두산항로의 최대 장점이자 자산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도권 물류를 유럽지역으로 운송하는 물류망은 최고의 경쟁력 있는 운송로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동춘항운 10년의 역사를 쓰다.

백성호 회장은 파산직전까지 몰린 동춘항운을 회생시킨 주역이다. 누구나 다 힘든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 회장은 동춘항운의 의미와 가능성을 보고 동춘항운을 이끄는 선장 자리에 올랐다.

“동춘항운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젊은 사람이 결단력을 가지고 과감하게 이끌면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속초-자루비노 항로는 일반적인 카페리 항로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자루비노를 포함한 러시아 연해주 지역은 물론 길림성, 흑룡강성 등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고, 또한 이들 지역은 향후 발전과 잠재 가능성은 충분한 지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춘항운을 인수하기 전에 만류했던 많은 분들이 계셨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고서도 상당 기간동안 국내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어, 항로운영에 어려운 시가가 많이 있었지만 어려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고,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동춘항운은 2000년 4월에 취항하였으나, 곧 바로 시련이 닥쳐 10월에 유동성 부족으로 부도가 발생하여 2001년 법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회사정상화에 힘쓴 결과 2008년도에는 강원도 속초항이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중고자동차 및 중장비 운송 실적에서 인천항 다음으로 제2의 중장비 수출항만으로 도약하기도 하였다.

“제 2의 창업이라는 마음으로 2010년을 맞이할 계획입니다. 내년이면 동춘항운은 1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동안 동춘항운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과 러시아간 항로를 개설하고, 동북아 환동해권 물류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기초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지난 10년을 해운산업의 불모지에 국제 물류망의 인프라 구축을 하는 전반기였다면, 앞으로의 10년운 창업정신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기존 시스템하고 촉진하고 확대하는 변화기 필요한 시기입니다.”

 

UNDP 운영위원으로 선임된 동북아지역 운송전문가

한편 백 회장은 세계 개발연합(UNDP) 운영위원회 위원 겸 동북아물류운송 조정관으로 활동 중이다. 동북아 지역의 지역개발 발전 사안을 한국을 대표해 UNDP와 공식적인 채널을 유지하며 정기회의에서 공식멤버로 국가 간의 주요한 현안 문제 등을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백 회장이 UNDP에서 운영위원으로 선임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운송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UNDP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계속 참석하다. 2005년 UNDP 8차 회의에서 환동해권지역을 연결하는 신규항로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또한 환동해권 거점도시 시장회의에서 ‘동북아지역의 물류 체계와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을 정도로 동북아시아 지역 물류구조 전반에 높은 식견을 보유하고 있다. 백 회장은 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러시아를 연결하는 환동해권 물류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해권 카페리 항로는 황해권 카페리 항로와 달리 대형하주가 없습니다. 그래서 황해권에 비해 안정기가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환동해권 지역의 잠재 가능성, 특히 TSR 등을 통한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접근성을 감안한다면 향후 어느 지역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지역입니다.”

백 회장은 해운인으로 20여년을 업계에 몸담았다. 그동안 호황도 있었고, 위기도 있었지만 거친 파도를 해치고 나아가는 선박처럼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현재 전 세계적인 경기 위축은 분명 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낸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호황 기간 동안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 했고, 그래서 지금의 한국해운이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한다면, 이번 위기를 잘 관리해 앞으로 다가올 회복기에 더욱더 강한 경쟁력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 회장은 해운물류산업의 전문 경영인으로서 직능대표로 2004년부터 대통령자문위원회 상임위원을 현재까지 맡고 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관리인, UNDP 운영위원, 중국 길림성 연변주정부 경제고문과 일본정부산하 NPO법인의 해외고문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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