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불황 올해는 없을 것”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강종희 원장
“올해는 적어도 2009년에 국적선사들이 맛보았던 비극적인 불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장기수급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운시황이 단지 수급만을 가지고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각사 실정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갑작스러운 해운불황이 도래하기 직전인 2008년 4월, 5월 잇따라 본지 강종희 칼럼을 통해 해운불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에 대한 대비책 강구를 촉구해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강종희 원장. 2년이 지난 지금 강종희 원장은 반대로 우리해운업계가 보다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새로운 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운시황 전망을 너무 비관적으로 예측해 선박을 매각하고, 인원을 감축하고, 사업을 무조건 축소시키는 전략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또 동전던지기 보다 확률이 낮은 것이 해운시황예측이기 때문에 예측기관들이 내놓은 해운시황 전망에 전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예측기관들이 내놓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각 선사들의 사업패턴에 비추어 자신만의 시황전망을 만들어내야만 시황 변동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본지가 새해를 맞아 마련한 해양계 각계 각층의 지도급 인사들로부터 새해 새소망을 들어보는 시리즈 그 두 번째 주인공인 해양수산개발원 강종희 원장은 이렇듯 우리 국적선사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2010년 한해 새소망을 써내려가길 바라고 또 바란다. 우리 해양업계의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이자 싱크탱크인 KMI의 수장으로서 강 원장은 국적선사들이 새소망을 써내려가는데 KMI가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힌다. 

다음 달이면 벌써 임기의 절반을 소비하게 되는 강 원장은 그동안 뜻하지 않은 내부 난관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차근차근 KMI의 미래비전을 다져온 만큼 2010년 한해 ‘고객만족, 세계일류’라는 KMI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2010년 KMI 강종희 원장의 새소망을 들어본다.

"세계 일류 해양연구원으로 우뚝서겠다"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웠지만 많은 성과를 내셨는데…
=원장으로서 지난해 KMI를 평가해보면 대내외 난관에도 불구하고 창설이래 가장 큰 성과를 낸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직원이 의식개혁을 통해 변화의 시대에 나아가야 할 국책연구기관의 자세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했고 다양하고 폭넓은 세부사업을 통해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은 원장으로서 매우 감사하고 이러한 노력들은 KMI의 앞날을 밝히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제가 원장 취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해양수산업과 국가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KMI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5대 중점 연구과제, 즉 ‘해양기반 경제발전계획 수립’, ‘미래 해양종주국 실현을 위한 국가전략 수립’, ‘수산업 선진화를 위한 중장기 정책방안 연구’, ‘동북아 물류중심항만 정책의 추진방향’, ‘2012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적 개최방안 마련’ 연구가 착실히 본 궤도에 올랐다는 점과 KMI의 ‘격(格)’을 한단계 높인 것으로 자평하는 영문저널(KMI International Journal of Maritime Affairs and Fisheries)의 발간입니다.

-2010년 KMI의 풀어야하는 과제는 무엇입니까?
=올해 KMI 비전은 ‘고객만족, 세계일류 실현’으로 설정했습니다. 연구성과를 국가경제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산업화 전략을 마련하고 글로벌 KMI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또 3대 중점사업으로 지정된 학연공동연구센터 설립, 해양아카데미 심화 및 국제과정 신설, 해양영토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미래성장동력 마련기반을 구축하고 해양주도권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추진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KMI 조직문화를 한 단계 향상시키기 위해 ‘영문 뉴스레터 발간’을 통한 KMI 브랜드 가치 제고, ‘고객관리센터 운영’을 통한 고객만족도 향상, ‘개원기념행사’를 통해 새로운 KMI 발전을 위한 다짐을 도모하고 ‘명·쾌·건 조직문화 육성’을 통한 선진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2010년 해운업계가 풀어야하는 과제가 있다면?
=시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어려웠지만 중국이 8.9%의 경제 성장을 이어나가면서 우리해운업계가 많은 혜택을 본 것이 사실입니다. 올해도 중국이 최소한 8%대 이상의 성장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2008년과 같은 초호황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2009년보다 더한 비극적인 불황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수급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해운시황이라는 것이 수급만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이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시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선박을 매각하고, 인원을 감축하고, 사업을 축소하는 전략은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시황과는 별계로 이번의 위기가 우리업계의 고비용구조에 기인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난해를 제대로 평가하고 뼈아픈 구조조정을 지속해야만 합니다.

-이번 위기를 넘어오면서 시황예측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동전던지기보다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 시황예측입니다. KMI에서도 시황을 예측을 하고 있지만 우리업계가 이해를 해주셔야할 것은 이 예측이 어디까지나  시황을 변동시킬 수 있는 최신 정보들을 알려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업계의 사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시황예측이라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KMI가 제공하는 여러 변동요인을 고려해 각 선사들의 사업포트폴리오에 맞는 나름대로의 시황전망을 만들어내고 대비를 하는 방법 외에는 정확한 시황예측방법론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해운신문 독자에게 새해 덕담 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는 모든 국민들이 힘들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해운인들은 긴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경인년에는 조금씩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고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한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우리 KMI도 2010년에는 지난해의 어려움과 문제들을 완전히 털어내고, 더 나아가 해운산업이 다시 한번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정부와 업계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해양수산분야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이고 성숙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국내외에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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