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坷傍闭 雀厘
"떳떳하게 재신임을 받고 싶었습니다. 저의 결정에 회원사 여러분들께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KR과 한국 해사업계의 발전에 미약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월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한국선급(KR) 정기총회에서 재적의원 78명이 투표해 74명의 지지를 얻어내며 연임에 성공한 오공균 회장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서려 있었다.

2003년 취임해 KR을 세계 7대 선급으로 올려놨고 국제선급협회 회장과 아시아선급협회 창설을 주도하는 등 국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로 연임 여부가 불투명했던 가운데 회원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회원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며 다시 힘있게 KR을 3년간 이끌게 된 오 회장은 2020년에 세계 일류 선급협회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결코 안주하지 않고 불편하게 살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오 회장은 KR이 세계 일류 선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KR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우리 해운, 조선 등 해사업계가 동반발전해야만 비로서 달성할 수 있으며 우리 해사업계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기총회 직후 가진 오 회장과의 기자회견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연임을 축하드립니다. 연임결정까지 힘든 과정을 겪으셨는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진리를 오늘 다시금 뼈져리게 느낍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회원사 여러분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셨기 때문에 연임할 수 있었습니다.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신만큼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지난 3년간 많은 성원을 해주셨고 앞으로 3년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지난해 12월 쯤 재신임을 묻는 것이 떳떳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공개경쟁을 통해서 차기 KR을 이끌어갈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 KR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KR은 지금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갈등을 극복해야만 하는 중대한 변화의 시점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KR은 반드시 회원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떳떳하고 힘있는 사람이 이끌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공모절차를 진행키로 했고 3단계에 걸쳐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임절차를 밟았습니다. 회원사들도 이러한 KR의 진정을 알아주셨고 오늘 정기총회에 대의원 83명중 해외출장을 제외한 78명이 참석해 새로운 KR의 출발에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시게 됐는데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우리 해사업계가 모두 어려웠지만 한국선급은 그래도 업계의 도움 속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KR은 이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등록톤수 6000만gt, 연매출 2000억원, 직원 1000명이라는 중기 목표와 2020년까지 등록톤수 1억gt, 연매출 8000억원, 직원 5000여명을 달성해 세계 일류선급에 진입한다는 '비전2020'을 수립했습니다.

이러한 목표가 너무 과감하다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KR은 이제 세계 최고의 선급으로 도약해야만 하는 시점에 와 있고 더 이상 멈춰서거나 물러설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 과감해 보일 수 있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저와 함께 시작한 한국선급의 경영진은 지금까지 설정했던 과감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자신감을 갖고 노력해 나간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목표를 달성하실 계획이십니까?

=현재 KR의 등록톤수는 4000만gt를 눈앞에 두고 있고 연매출은 1100억원 정도 됩니다. 우리가 3년후 목표를 등록톤수 5000만gt에, 연매출 1500억원으로 잡는다면 아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3년후 목표로 잡은 등록톤수 6000만gt도 우리 해운업계가 회복만 된다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은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등록톤수가 1억 5000만톤인 일본선급의 연매출이 3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목표 달성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가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이 어려운 목표이기는 하지만 기존 마린분야의 사업을 강화하고 더불어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군 및 해경 함정사업, 풍력발전사업, 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빠르게 성장시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합니다.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냐 못하느냐는 기실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도저히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3년후 ‘6000만gt, 2000억원, 1000명'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일 것입니다.

-언제쯤 KR이 세계 5대 선급에 진입할 수 있겠습니까?

=2020년이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우리가 세운 ‘비전 2020’을 달성한다면 세계 일류선급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20년에 등록톤수 1억gt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결코 꿈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시권에 도달해 있습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해운산업이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다만 등록톤수가 가장 많은 일본선급의 등록톤수가 1억 5000만gt가 넘기 때문에 우리가 2020년 일류선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1억gt로는 부족합니다. 따라서 2012년께 목표를 일부 조정해 목표치를 1억 2000만gt 정도까지는 상향 조정해야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 5대 선급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만으로 어렵습니다. 우리 해운, 조선 등 해사업계가 동반 발전해야만 비로소 KR이 세계 일류 선급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어려움에 처해있는 우리 해사 업계가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내 해운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한국 조선은 세계 1위입니다만 우리해운은 세계 6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만약 지난해 위기없이 2년 정도 호황이 지속됐다면 세계 3위권까지 올라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해운산업은 조선산업을 비롯한 타산업의 선행 산업입니다. 따라서 우리 해운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이번 지각변동에 묻혀버려서는 안되며 반드시 다시 비약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유럽 특히 영국과 같은 체제로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난 수백년간 해운과 조선의 중심지였던 유럽은 현재 해운부문은 50% 이상, 조선은 90% 이상 아시아에 주도권을 내주고도 여전히 세계 해운, 조선의 중심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이들이 해상보험, 선박브로킹, 선박금융, 조선기자재 등 해운 및 조선과 관련된 다양한 파생상품들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세계 해운과 조선의 주도권이 아시아로 넘어온 이상 유럽이 더 이상 세계 해운, 조선의 중심지가 돼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아시아가 세계 해운, 조선의 새로운 중심지가 돼기 위해서는 우리 해운, 조선업계를 비롯해 아시아권의 해운, 조선업계가 합심을 해야 합니다. KR이 주도해 최근 창설된 아시아선급연합회(ACS)나 2012년까지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해사총연합회(Asian Maritime Administraion)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해운, 조선의 중심지가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면 우리가 바로 그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우리가 5대양을 제패하고 해양을 누비는 그런 시대가 될 것입니다.

그런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반을 잘 닦아놓고 2020년, 2030년 이후에도 우리 후배들이 계속해서 같은 꿈을 갖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오대양을 제패하고 해양제국을 건설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는 것이 해사인의 한 사람으로 저의 또 다른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