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2개 메이저선사만 살아남아”

리크머스는 ‘컨선 용선’만 집중해야

▲ 리크머스 베르트람 회장
독일의 선주회사인 리크머스(Richmers)그룹의 베르트람 리크머스(Bertram R. C. Rickmers) 회장이 7월 1일 내한하여 서울 그랜드하이얏트 호텔에서 한국해운신문을 비롯하여 로이드리스트, 트레이드윈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사전문지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리크머스 회장은 “앞으로도 컨테이너 정기선부문은 선주로서만 참여할 뿐, 실제로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정기선사로 진출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앞으로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은 세계적으로 ‘빅 12’만 살아남은 시장으로 재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은 리크머스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이며 리크머스 홀딩스의 회장인 베르트람 리크머스씨와의 기자회견 내용을 질의응답식으로 요약한 것이다.

- 이번에 한국에 오신 목적은?

“7월 2일 현대중공업에서 열리는, 우리가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마 이 초대형컨테이너선 1만 3100teu급은 현대가 건조한 선박 가운데 가장 큰 선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행사에 앞서서 이렇게 여러 기자분들과 인터뷰를 갖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최근 1년간 5-6차례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한적 있었습니다.”

- 많은 선박을 신조하셨는데 그런 가운데 어려움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향후 신조 계획은?

“ 지난 2년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해운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리크머스는 약속대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현대에서 건조하여 4척은 올해에, 4척은 내년에 완공하여 머스크라인에게 용선을 주게 되어 있습니다. 아주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리크머스는 투자를 하는 기업이지 절대로 투기를 하는 기업은 아닙니다. 따라서 향후 초대형선을 다시 신조하거나 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 현재 컨테이너 정기선 운임은 상당히 회복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대형선박들이 계속하여 아시아-유럽항로에 취항한다고 하면 유럽항로는 다시 침체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회장님은 향후 정기항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2년전에 우리가 시장을 볼 때는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운임이 상당히 회복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우리 그룹도 많은 발주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형선들이 한꺼번에 많이 나와서 시장 상황이 다시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하지만 선사들은 나름대로 이에 대한 대처를 해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경제성을 생각하는 저속운항이 선사들의 수익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슬로우 스티밍으로 선사들의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24노트일 경우 벙커를 한척이 하루 300톤을 땠는데 슬로우 스티밍 함으로써 100톤을 때면 하루에 8만달러가 절감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저속운항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 요인은 선사들의 경제적인 저속운항, 그리고 유럽의 KG펀드 등의 몰락으로 인한 추가 선박 발주의 제한 등 공급측면에서의 감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KG펀드가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회장님께서 추진하는 신조 계획에도 어떠한 영향은 있는 것은 아닌가요?

“4척의 중국에서 건조한 것이 KG펀드와 관련되어 있어서 혹시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가끔 받게 되는데, 현재 4척은 GSL과 ZIM Line에게 팔았습니다. 팔고 난 이후의의 사정은 우리가 알바가 아닙니다. 현재로서 KG펀드와 우리가 관계된 것은 없으며 따라서 신조선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완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에 건조된 선박은 모두 8척이며, 이중에 4척은 리크머스 마리타임이 직접 운항하고 ,나머지 4척은 현대상선 등에게 용선을 주고 있습니다.”

- 리크머스 그룹은 컨테이너선도 갖고 있고 벌크선도 갖고 있지만 컨테이너선을 직접 운항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앞으로 직접 컨테이너선을 직접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까?

“정기선은 잘 아시다시피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입니다. 내륙운송도 해야 하고 항만 터미널도 확보해야 하고, 많은 장비가 필요 합니다. 그런데 이미 세계적으로 거대한 선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결코 컨테이너선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앞으로 세계적으로 메이저 12개선사만이 살아남아서 정기선업계가 완전 재편될 것입니다. 최근에 새로 컨테이너선사로서 도전을 했던 회사들은 현재 모두 망하여 업계에서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선사로서가 아니라 선주로서 용선비지니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세계적으로 12개선사만 살아남는다면 우리나라 국적선사들의 생사여부도 걱정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한진해운은 세계적으로도 정말 강한 선사이고 현대상선도 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세계적인 메이저 선사에 포함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중국과 대만이 경제협약을 함으로써 중국의 파워가 더 커진 것 같다. 앞으로 중국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하십니까?

“앞으로 중국은 금융시장에서도 점점 강자로 등장할 것입니다. 제가 상상하기에는 유럽의 선박금융이 전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중국의 선박펀드가 유럽에도 진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중국정부가 중국선사들에게 선박금융을 해주고 있듯이 말입니다. 중국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고 이런데 대해 한국도 대응을 해야 할 것입니다.”

- 한국조선소들의 장점은 무엇이며 혹시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품질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입니다. 저는 현대중공업과 정말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기술은 매우 뛰어납니다.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수출입은행을 통해 수출 신조선에 자금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선박금융에서도 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추월을 당하게 되니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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