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 전문기관, 조직 역량 계속 키운다"

"해양환경 감시하는 바다지킴이 역할에 충실"
방제 성공, 노조문제 해결로 언론사 주목받아

▲ 이용우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시장

일주일 정도만 있으면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유류오염 사고가 발생한지 만 3년이 된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악몽과도 같았던 검은 재앙을 드리웠던 사상 최대의 태안 앞바다 해난사고는 그러나 전국민의 재난극복에 대한 강렬한 의지에 의해 7개월만에 완벽에 가까운 방제를 해냄으로써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123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자원봉사자들이 달라붙어 방제작업을 펼친 가운데 그 중심에는 공단 출범을 준비하던 방제전문 기관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이 있었다. 사고 1개월여만에 공단으로 새롭게 태어난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이용우 이사장은 이 사상 최대의 유류오염사고를 방제하는 최일선에서 현장을 총지휘하여 완벽하게 방제를 해냄으로써 일반인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

이용우 이사장은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건 이후 1년만에 다시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공단의 노동조합이 민노총에서 탈퇴하여 자진 해산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부 해양관련 공기업 首長들이 노조와의 극심한 갈등을 빚은 것과 대비되면서 이용우 이사장은 새로운 노사 평화를 실현한 ‘새시대의 리더십’으로 추앙받기 까지 했다.

 1984년 해운항만청 외항과 사무관 시절 ‘해운산업 합리화 계획’을 추진하여 불황에 빠진 해운업계를 통폐합조치를 통해 구원하는데 실무자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는 이용우 이사장. 이용우 이사장에 대한 공무원 시절의 평가는 ‘공명정대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면서도 과감한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태안 앞바다 기름오염사고에 대한 빠른 대처, 공단 출범과 동시에 난제였던 노조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결 등에서도 우리는 이용우 이사장의 그같은 면모를 느낄 수가 있다.

마침 지난 11월 25일 해양환경관리공단은 해양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는 ‘해양환경개발교육원’을 개원했다. 이 행사 전에 이용우 이사장을 만나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건 발생 3주년에 대한 감회, 현재 공단의 현안 문제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봤다.

“과거에 방제조합으로 있을 때는 해양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제를 하는 것이 주 업무였지만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사고가 일어난 후의 방제 뿐만 아니라 해양환경에 대한 관리, 즉 사고의 사전 예방과 관련된 일이나 사고 후에 원상복구 그리고 해양관리를 위한 환경의 측정, 수질관리등 해양환경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바닷물의 수질 관리 등 많은 부분을 했지만 내년부터는 우리의 업무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수질 관리 뿐만 아니고 해상기상에 대한 연구, 해수면에 대한 측정, 해양생태계나 습지에 대한 조사 등등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많은 전문인력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하는 해양생태팀과 기후수질팀의 20명 요원 가운데 8명이 박사일 정도로 우수한 인력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용우 이사장은 먼저 2008년 1월 20일 출범한 공단이 과거와 어떻게 다른가를 질문하자 기다렸다는듯이 공단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를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해양환경관리공단이 해양환경 전반을 취급하는 유일한 전문기관으로 거듭났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이어서 허베이트 스피리트호 사건등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했다.

- 얼마 안 있어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가 난지 3주년이 됩니다. 이사장님께서도 허베이스피리트호 오염방제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셨는데 그 처리 과정과 해양환경관리공단이 담당했던 역할과 활동 내용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앞으로 며칠만 지나면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가 발생(2007년 12월 7일)한 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허베이스피리트호 오염사고로 인해, 양식과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던 어민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으며 국민들 또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유출된 원유 유출량은 1만 2547kl로, 이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모든 선박 유류사고의 유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었으며, 단일사고로는 국내에서 전무후무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재난이었습니다. 그 당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전 임직원이 불철주야 철두철미한 방제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오염사고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하여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뿌듯합니다. 최초 사고신고를 접수한 우리 공단 대산지사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출동했고, 그때부터 높은 파도로 배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로프로 묶고 쏟아지는 검은 기름과 목숨을 건 사투가 시작됐습니다. 그 후 즉시 공단 전임직원이 현장에 출동하여 사고현장에 현장지휘본부 및 방제기자재비축기지를 설치하고, 공단의 기본방제계획에 따라 각자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우리 공단의 동원 가능한 모든 방제선(39척), 방제장비 및 약자제를 사고 현장에 총 동원하여 유출유 회수작업에 돌입했으며, 해상에서만 1,033kl를 회수했습니다. 유출유는 겨울철 초속 10~14미터의 강한 북서풍과 3노트의 조류를 타고 불과 13시간 만에 해안으로 밀려오기 시작했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해상방제와 해안방제를 동시에 수행하여야만 했습니다. 해상에서의 초동조치와 함께, 해안으로 밀려오는 기름이 환경 민감지역인 가로림만과 천수만 그리고 태안화력발전소를 위협해 방제세력의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에 해상과 육상에서 합동작전을 전개했고, 그 결과 성공적으로 유출유 유입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해상에서 유출된 기름은 악천후가 겹쳐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어, 정부는 충남 6개시군, 전남 3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이때부터 기나긴 해안방제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사고발생일로부터 7개월이 지나서야 모든 방제작업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방제작업에 동원된 123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의 땀방울 덕분에 방제작업이 순조롭고 신속히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허베이스피리트호 오염사고에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으며, 과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허베이스피리트호 오염사고가 발생한 2007년 12월은 우리 공단이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에서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도약하기까지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으로, 우리 공단의 새로운 출범을 시험하는 신고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혹독했습니다. 그 동안 우리 공단이 많은 장비를 보유하고 유류 오염사고에 대비한 방제교육훈련을 해 왔으나, 실제로 엄청난 재앙을 만나서 우리의 몇 가지 시행착오가 있음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습니다. 7개월이 지나고서야 서해안 전역을 덮었던 검은 기름이 제거되고 주민들은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갔지만 우리 공단에게는 풀어나가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겨진 것도 사실입니다. 먼저 대부분의 오염사고는 기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500톤 이상의 중대형 방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사고 당시 공단이 보유하고 있던 대부분의 소형 방제선(200톤~400톤급)으로는 강풍과 거센 조류 등의 악천후에서 작업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후 우리 공단에서는 2011년부터 연차적으로 중형 방제선을 건조하여 동 ․서․남해에 배치함으로써, 최악의 기후조건에서도 방제작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중구난방으로 사용하던 방제작업 관련 용어도 통일해야 했습니다. 작업현장에서는 양동이(다라이, 대야, 고무통), 쇠스랑(삼발이, 삼지창, 호빠), 이중마대(비료포대, 톤백) 등이 혼용됐고, 전혀 알 수 없는 외래어도 수시로 쓰였습니다. 이로 인해 혼선이 빚어져 방제작업에 적지 않은 지장을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사고 이후 우리 공단은 자체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하여 방제기술을 개발하고, 방제장비의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소수 인원으로 장비 가동이 가능하도록 1인 작동 시스템으로 개조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 사고 현장에서 겪었던 직원들의 산 경험들을 실제 훈련에 적용시키고, 다시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두 번 다시 시행착오를 일으키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갈 것입니다.”

- 올해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사업 계획은 어떤 것이었으며 현재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2010년 우리 공단은 ‘건강하고 쾌적한 해양환경 조성’, ‘해양환경관리의 선진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 ‘체계적인 해양환경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 ‘해양환경분야 국제협력 강화’를 5대 중점사업으로 정했습니다. 이제 2010년 사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한해를 뒤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쾌적한 해양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신호(침몰선) 상태와 잔존유 량 확인을 위한 사전조사를 성공리에 마쳤고, 2011년 잔존유 회수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진행 중입니다. 오염해역(부산 남항·용호만) 복원 정화사업도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년(1차년) 사업을 조기 완료하였으며, 현재 2차년 사업(감천항, 마산항, 울산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생태계 복원은 물론, 악취로 인한 지역 주민의 삶도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 25일 개원한 해양환경개발교육원
“해양환경관리의 선진화를 위해 해양보호구역(MPA, Marine Protected Areas, 해양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해양 경관 등 해양자산이 우수하여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큰 수역으로 국토해양부장관이 지정한 구역) 센터를 공단 내에 개소하고, 해양보호구역 대회, 청소년 습지공모전, 갯벌생태체험 등 여러 사업을 통하여 대국민 인식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연안해역의 수질자동측정망을 운영하여 실시간 수질상태를 대국민에게 제공하고 있고 해양환경관리법 12조에 규정되어 있는 정도관리(수집된 각종 데이터의 정확성 및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를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각종 자료를 관리하는 데 있어 표준화가 가능해지고, 보다 정확한 해양환경 자료를 만들어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 9월에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기후변화적응 워크숍을 개최했고, 11월 18일~19일까지 동아시아 해역의 기후변화적응 협력증진을 위한 국제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안지역 기후변화대응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지형·경제 및 사회적 여건을 고려한 연안별·지자체별 적응전략 구축도 추진 중입니다. 체계적인 해양환경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산 동삼동 혁신지구 내 총사업비 168억 원을 들여 해양환경개발교육원을 완공, 11월 25일 준공식을 개최했습니다. 이 교육원은 발명특허를 획득(‘10.8.20)한 세계 최초의 인공해안과 조파장치가 일체화 된 수조를 통하여 체험형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는 해양의 중요성을 함양시키는 교육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다양한 해양환경교육과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교육이 시행됩니다. 또한 해양오염방제, 수질․기후변화 대응, 해양생태, 해양환경 개선 및 개발 등에 대한 조사․연구 업무도 수행하게 될 것이며, 세계 최고의 해양환경교육기관으로 발돋움 할 것입니다.”

“해양환경분야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와덴해 3국(독일, 네덜란드, 덴마크)과의 공동워크숍을 개최하여 선진 해양보호구역 관리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선진 방제기술 습득과 최신 정보 교류를 위해 다양한 국제회의(IMO OPRC-HNS TG, MEPC, IOPC FUNDS)와 국제행사(NOWPAP, SPILLCON)에 참가했습니다. 영국 OSR(글로벌방제기관) 및 싱가포르 지사, 일본 MDPC(해상재해방지센터), 중국 COES(중해환보복무공사) 등 외국 방제기관과 교류 방문을 통하여 세계적인 상호협력 체계를 공고히 다졌습니다. 이와 같은 201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최고의 해양환경 전문기관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2011년도에는 더욱 노력하여 풍요로운 녹색미래 실현에 기여할 것입니다.”

- 해양환경 분야에도 ‘저탄소 녹색성장’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어떤 것이며, 해양환경분야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공단이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탄소 녹색성장’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기후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며,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 중에서도 특히 바다는 풍부한 광물자원과 다양한 생물을 포함하고 있어 그 잠재력과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동시에 인류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생존의 현장으로써 더욱 중요합니다. 해양은 생태계와 공간적 자원 측면에서 아직 연구되어야 할 분야가 많은 만큼, 앞으로 인류에게 더 많은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 예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해저에 온실가스를 저장하거나 해양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해양 이용 활동도 나타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범지구적 노력에 발맞추어 우리 공단은 해양개발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에서 기울이고 있습니다. 연안 및 해양공간 이용시 기후변화 문제를 고려할 수 있도록 국내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해양환경의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사전에 환경 훼손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정부의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련된 법정사업 등을 수행하거나 지원합니다.”

“우리 공단은 가까운 장래에 잘피(해수에 완전히 잠겨서 자라는 식물)와 같은 해조류의 서식지를 복원하고 생태계 기능을 개선하는 사업에 참여하여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후손에게 소중한 해양생태계의 미래를 물려주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해양을 원형의 모습으로 간직하여 생태계 기능을 유지 ․ 개선시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저감시킬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해양생물활동을 통해 탄소 수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 공단은 또한 인도네시아와 같은 연안 개발도상국에 국내의 해양기후변화 정책과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함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해양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거나 해양환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환경개선과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공단이 녹색성장을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활동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격려해 주시길 바랍니다.”

- 이사장님께서는 공기업 가운데 노조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 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공단의 노조는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노조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계획인지 밝혀주십시오.

“우리 공단의 노조문제 해결과정을 그렇게 높게 평가해 주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이 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러한 성과를 이루어 낸 것에 대하여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공단의 노조는 지난 2007년 11월에 설립되어 1년여 정도를 유지하다가 2009년 1월에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이후 별도의 단위노조 신고 없이 노조가 없는 상태입니다.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직원들끼리 갈등 및 반목이 있었으나, 법과 원칙에 근거한 확실한 기본 대응방침을 확고히 지켰다. 일례로 민주노총의 해고자 복직 요구는 인사 등 경영권에 관한 것으로 원칙에 맞지 않았기에 절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조문제를 잘 해결했다는 것은, 노조 없이도 직원들의 불만과 건의사항을 적극 반영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직원들의 불만 등을 최대한 청취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분기별 개최하는 노사협의회를 활성화시켜 숙제를 풀었습니다.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노사협의회시 노측 배석직원을 대폭 확대했고 각 지역별로 노사실무협의회를 신설 운영하여, 현장 직원의 목소리를 보다 더 가깝게 청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직원들은 노조가 결성되어 있는 것 이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고 상호 신뢰 속에 노사간의 대화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노조 문제를 겪는 동안 허베이스피리트 사고 수습 시기와 겹쳐 더욱 힘들었지만, 노조 결성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노동조합은 공단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조합의 결성 이전에, 노사간의 벽을 없애고 허물없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생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글로벌 경제시대를 맞이하여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업무도 글로벌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데 대한 계획은?

“우리 공단은 유류오염 방제분야에 대해서는 이미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의 방제기관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HNS 등 새로운 환경규제에 대비하여 인접국가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2011년에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추가로 이관하는 해양환경측정망 운영 등 해양환경 모니터링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대하여, 해양환경을 감시하는 바다지킴이(sea-keeper)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향후 중국과 일본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컨테이너선박 등을 활용해 수질환경을 측정하는 Ferry-Box program을 실시하여, 인접국가와 해양환경변화에 대한 상호 협조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주변국(중국 & 일본)과의 공동 해양환경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한 황해광역해양생태계(YSLME, Yellow Sea Large Marine Ecosystem) ․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 Northwest Pacific Action Plan)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전지구적인 차원의 해양환경보호 및 감시가 이루어지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 해양환경관리공단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향후 공단의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 공단은 1997년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으로 설립된 이래, 지난 2008년 2월에 공단으로 재출범하였다. 그리고 2010년 현재 다양한 사업 확대를 통해 종합적인 해양환경관리 전문기관으로 도약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공단은 과거 해양오염 방제업무에 국한된 해양환경 보전역할에서 탈피해 해양생태계 ․ 해양경관 ․ 해수질 관리 등 종합적인 해양환경관리 전문기관으로 조직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향후 공단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최고의 해양환경 전문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사업구조 고도화’, ‘조직역량 강화’, ‘고객가치 증대’를 3대 경영목표로 선정하고 경영성과 창출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선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공단의 해양보전, 해양환경R&D, 해양방제 등 각 사업부문별 규모를 키워서, 2015년까지 2,000억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규사업영역 개발 및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단 조직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ERP 시스템 체계를 2011년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정보화 역량을 강화하고, 해양환경 기초조사 및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실험연구소 설립을 부산과 인천에 추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깨끗한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갯벌체험행사, 참여형 해양환경교육 등을 강화하여 일반인들의 인식 증진을 도모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해양환경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고객만족 경영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 이사장님의 일생의 좌우명(경영방침, 환경관 등)에 대해서도 밝혀주십시오.

“30여 년간의 공직생활과 공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현재 내리는 결정이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실용”, “변화”, “창의”에 부합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가 고객들에게 얼마만큼 유익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실용을 추구하며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개인과 조직도 시대에 맞춰 변화하여 준비된 미래를 추구하면서 늘 새로운 시각으로 보다 좋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며 창의력을 발휘할 때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영원칙을 바탕으로 직원들 한명 한명의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어느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함께할 수 있도록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를 돌아보면, 생태계의 중요성과 가치보다는 인간의 편리함만을 강조했던 시대이었고 그러면서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을 위하여 자연환경의 많은 부분을 훼손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세대의 과오를 되새기고 동시에 미래 세대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세대가 누려 왔던 수많은 혜택을 다음 세대를 위해 다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염된 환경을 다시 차근차근 복원해 나가면서 자연이 가진 고유의 치유력과 생명력을 다시 회복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제가 가지고 있는 환경관은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1세기는 가이아(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땅의 여신 : 지구)라는 대지의 어머니가 인간을 위해 베풀어준 일방적인 사랑을 이제 우리 인간이 다시 되돌려 주어야 할 시기이며, 지금이 바로 그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더욱 맑고 풍요로운 우리의 바다를 만들고 해양강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 최고의 해양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초일류 해양환경관리 전문기관이 되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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