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大洋 제패로 해양제국을 건설하자”

非海事분야 진출로 ‘일류 선급’ 꿈꾼다
한해 56% 경이적 성장 직원들 고무돼
해사관련 산업 동반성장이 매우 중요

▲ 오공균 회장
오공균 한국선급(KR) 회장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KR의 중점 추진사항에 대해 ‘세계화의 완결’ ‘非海事분야의 강화’ ‘ 해사관련 산업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특히 넌마린(Non Marine) 분야에 향후 핵심역량을 집중해 나가지 않으면 세계 메이저 선급들과의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낙오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5대양 제패를 통해 해양제국을 건설하자’고 외치는 오공균 회장은 지난 2월 정기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하여 3년의 임기를 보장 받은 후 한국선급을 세계일류 선급으로 올려놓기 위해 더욱 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 이상 뒤로 밀리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각오로 한발 한발 전진해 나가자”고 외치는 그는 직원들이 사기충천하여 일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 최근에 회장님께서 역점을 두어 추진하시는 사업은 어떤 것이고 현재 주요한 사업들이 목표 대비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말씀을 해주십시오.

“먼저 제가 생각하는 역점사업은 세계화의 완결입니다. 지금까지는 부분적으로 세계화를 추진해 왔지만, 이제는 세부적으로 추진하여 완결하는 쪽으로 하나씩 정리해 나가겠습니다. 조직을 글로벌화 하여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세계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슬로건도 내걸고 중점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마린(해운부문)쪽만 가지고는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습니다. 취임 전부터 저는 ‘넌마린 분야’로의 진출을 생각해 왔습니다. 앞서 세계화의 완결이라고 했는데 이 넌마린 분야의 진출도 세계화의 한 방향입니다. 이런 세계화는 금년 한해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국선급도 마린분야만 가지고는 국제적인 경쟁을 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선급인 BV를 보더라도 ‘넌마린 분야’는 90%에 가깝고 마린분야는 10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마린분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서 넌마린 분야로 진출을 해야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선급은 마린 분야와 관련이 있는 넌마린 분야인 오프쇼어, 해양프랜트 등에 우선 진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녹색성장 분야입니다. 사실 이 분야도 메이저선급들은 이미 10년~20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습니다. 우리는 준비한지 이제 겨우 3년이 됐는데 독일선급이나 노르웨이선급은 미리 준비를 해서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이 엄청나게 높은 실정입니다. 우리정부가 국책산업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의지를 내세우고 이제 막 풍력산업 등에 대한 투자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는 미처 완벽한 준비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판도가 짜이는데 거기에 끼어들지 못하면 탈락이기 때문에 미진한 상태에서도 뛰어들어서 전력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책사업을 하는데 우리가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서 외국에 의존한다면 알맹이가 다 빠지는 셈입니다. 기술 이전 등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기술 축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자체적으로 기술력을 쌓아서 이것이 관련 산업에 전파가 되고 가이드가 되고 지원이 되는 그래서 국내수요를 맞추고 궁극적으로는 해외수출까지 하는 그런 중요한 일을 한국선급이 맡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친환경 녹색기술 분야에 대한 인력 양성은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재 인력양성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조직을 만들고 사람 뽑고 하는데 3년을 보냈습니다. 에너지환경사업단이 그 조직인데 2007년 중반에 팀을 만들고 지난해 3월에 사업단으로 만들어 팀을 3개로 늘렸으며 전체인원은 약 30명이 됩니다. 우리로서는 빠른 시일 내에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앞으로의 성장속도에 따라서는 100명에서 200명까지도 보완이 돼야 할 것입니다. 우선 에너지사업단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풍력산업, 해양에너지, 연료전지 분야 등 3개 분야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궁극적으로 무궁무진하고 발전가능성이 큰 것은 태양에너지입니다. 또한 재생 에너지 분야도 상당히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풍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대비해서 사람을 뽑고 기술을 배양하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하튼 현재로서는 절대적으로 인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어차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기술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조직원들을 보면 대단한 투지가 있어서 이런 것들을 잘 해내리라고 생각합니다. 변화에 적응 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가 길러졌고 직원들 모두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지난 2-3년 사이에 해냈습니다. 어찌 보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IACS 평균에도 못 미치던 성장률을 보이던 KR이 어느 순간부터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면서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건이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폄하 하지만, 바다의 고기가 많아도 어떤 사람들은 많이 잡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좋은 장비를 갖고 숙련된 선원들이 있으면 많이 잡을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잡지 못할 것입니다. 준비가 되어야 고기를 잡을 수 없습니다. 세계 수주량의 3%에 그쳤던 KR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성장률이 뛰더니 2008년도의 경우 연간 56% 성장이라는 이뤄졌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업에서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얻은 교훈은 목표 세우고 열심히 했더니 되더라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서운 것이 없어 졌습니다. 직원들 사기가 충천합니다. 이것이 KR의 저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KR이 넌마린 분야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에 대해서도 이미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적어도 2020년까지 마린분야와 넌마린 분야가 50대 50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KR도 언젠가는 주식회사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사업이 확대되어 어느 단계에 오르면 물론 주식회사로 가야 합니다. 주식회사로 자본금 확보를 한다면 그것 어디다 쓰겠습니까? 아직은 주식회사가 아니라 좀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넌마린 분야의 진출은 기업의 포트폴리오 차원이라고 이해해도 됩니다. 지속성장이 가능한 머린 분야는 약 7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된다고들 하는데 머린분야에만 집중한다면 호황에서 확보한 인원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조직은 1000명 정도가 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대략 우리가 필요한 조직을 다 갖출 수가 있습니다. 검사업무가 늘어나면 물론 계속인원이 늘어날 것입니다. 해운침체기에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다른 사업이 있어야 평탄하게 갈 수가 있습니다. 결국은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안정기반이 필요하고 그래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도 해외에서 더 많이 수주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네덜란드로부터 KR이 수주를 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합니다. 이것은 한국선급에 대한 신뢰가 대단한 것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뢰와 신용도입니다. 그것을 조성하기 위해 저는 지난 몇 년 동안을 해외로 많이도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 또 다른 중점 사업 분야는 없습니까?

“기업은 이익을 창출합니다. 기업의 이익창출은 성장을 통한 이익 창출이 있고 다른 하나는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등 업무 수행방법의 최적화에 의한 이익창출이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수행 방식을 개발해서 효율성이 높아지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그러면 그만큼 이익 창출이 되는 것입니다. 침체기에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의 국제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R은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구가하고자 업무 개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마이너스 성장을 염려하는 가운데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처음으로 세계 선급들의 총 수주량의 10%를 수주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최악의 해입니다. 해운시황이 지난해 최악이었기 때문에 후행산업인 선급은 올해가 최악입니다. 올해 매출은 1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예측치를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기에 금년에도 약 10% 정도의 성장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목표치를 뒤로 설정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뒤로 후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메이저 선급들과의 그 격차가 현재 너무나 벌어져 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메이저 선급에 끼어들 수가 없습니다. 직원들이 많이 힘들겠지만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KR의 운영의 주체는 KR직원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진짜 주인은 누구입니까? 바로 주인은 회원들입니다. KR이 태어나게 된 배경은 업계에서 필요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실제로 주인은 KR이용하는 고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로지 주인을 섬기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KR은 사람이 중요하고 기술이 중요한 단체입니다.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재 확보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KR연수원 중요한데 여기 직원들은 한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저 IACS규정에 따라서 하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KR 직원들의 역량은 바로 KR의 국제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선박이나 공장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보다 앞선 선급들은 평균 역사가 150년을 자랑합니다. 매출로 보면 10-30배를 하는 선급들입니다. BV 같은데는 매출이 1조원이 훨씬 넘습니다. 기업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부서가 어디입니까. 바로 영업부서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영업부서로는 사람들이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업은 비즈니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기업이 명성과 신뢰를 구축하고 나면 다음은 영업입니다. 어부가 고기를 잡으려면 고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합니다. 고기는 절대 어부가 있는 곳으로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는데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영업파트를 보강했고 KR의 영업팀은 기존에는 상상도 못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업본부는 앞으로 더욱 치열해야 할 것입니다. ”

- 혹시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나요?

“제가 오고 나서 늘어난 직원은 250명이 넘습니다. 400명 수준에서 65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작년에 메이저 선급들이 국내에서만 검사원들을 50명 줄인 것과는 대조가 됩니다. 지난해도 50명 정도 뽑았고 올해도 50명 정도는 늘려야 합니다. 계속하여 100명 정도를 뽑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올해, 어렵다면서 왜 자꾸 사람을 뽑느냐고 많이들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단언하건데 저는 이런 때가 좋은 인재를 구하기 쉬운 때라고 믿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KR에게는 앞으로 3년 정도가 침체기일 것입니다. 제가 IACS 회장을 할 때 세계적인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하면 그들은 모두 저에 대한 걱정을 했습니다.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의 대표가 회장이라고 인터뷰를 하면 불황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긍정적인 얘기만 하니 이들이 신기하게 생각했을 법 합니다. 제 이야기의 골자는 현재가 위기이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만들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를 얘기했었습니다. 사실 제 얘기는 전혀 엉뚱한 얘기는 아니였고, 그러기에 제 얘기가 로이드리스트의 1면 톱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기가 오면 내부시스템을 최적화 하는 쪽으로 옮겨가면 되는 것입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쳤을 때 저는 직원들에게 정보력을 강화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효율성을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한 3년 동안은 침체기인데 이런 침체시기를 우리는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기회로 잘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은 전혀 겁내지 않고 당당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절대로 필요합니다. 우리가 안정기반이 확립되지 않으면 로컬 선급으로 끝납니다. 로컬로 가느냐 세계일류선급으로 가느냐 하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일류선급이 되기 위해서는 매출액이 2000억 정도는 돼야 합니다. 선복량은 5000만 톤 정도는 돼야 합니다. 넌마린(비해운) 분야에서 보충이 되어야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KR은 그냥 로컬 선급으로 끝나고 맙니다. 우리가 비전을 갖고 해나가면 50%이상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어려울 때 위기를 돌파하려면 직원들의 사기가 충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기에 임금 삭감 동결 등은 생각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해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어려움이 예상이 된다. 연말에 가서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같이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습니다. 지난해 KR이 전 세계 수주량의 10%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은 이렇게 사기충천한 직원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입니다.”

- 앞서 말씀하신 세계화의 완결이라는 내용을 다시 설명해 주십시오.

“완결이라고 하지만 올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완결이라기보다 오히려 시작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화의 완결을 위해서 우리는 앞으로 3년 동안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화가 곧 국제경쟁력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 영어의 공용화부터 시작이 돼야 합니다. 서베이(검사)의 현지화가 또한 필요합니다. 우리 선급의 지부는 아직 그 절대적 숫자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매년 지부를 다섯 개씩 늘리는 것이 우리 계획이고 이는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과거에는 지부 설립시 손익계산을 해서 이익이 날 것이 예상되어야 해외지부를 설립했지만 지금은 경비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해외지부를 개설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서비스 경쟁에서 뒤지면 안 됩니다. 6대선급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100개 많게는 250개까지 되는데 우리는 겨우 30개 지부를 가지고 있다면 경쟁이 되겠습니니까. 서비스가 부족해가지고는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서비스 경쟁력이 없이 애국심에만 호소해서는 안 됩니다. 주요 포트에만 놓게 되어도 그것이 50개입니다. 저희 목표는 2020년까지 지부 100개 설립입니다. 2020년 KR의 모습인 매출 1조 규모의 세계적인 선급에 걸맞게 그 정도의 검사망을 갖춰야합니다. 매년 5개씩 늘려 가면 2020년에는 이것을 달성할 것입니다.”

- KR의 노조문제 등에 대한 조금 언급을 해주신다면

“노조 문제는 제가 KR 회장으로 취임한 후 8개월 만에 단체협약을 90% 이상 다시 썼습니다. 그 당시 단체 협약대로는 단 한발도 나가기 어려웠습니다. 회장이 노조문제를 신경 쓰는 것은 10%면 충분합니다. 저는 법과 원칙이 아니라 원칙과 신뢰를 중요시 합니다. 원칙이 안 지켜지고 깨지기 때문에 신뢰가 안생기고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법대로’라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규정대로 하기만 한다면 사회문제가 발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되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원칙과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노조와 KR이 대립되는 관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KR 안에 사측과 노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조든 사용자든 KR의 발전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칙 선에서 서로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고 이것은 깨지 말자 한 것이지요. 해고자 복직, 인사권에 대한 침탈, 복지기금의 부당 사용 등은 원칙을 깨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현재의 노조 집행부는 생각이 많이 달라져서 상당히 건전합니다. 현행 노조집행부는 제대로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 노조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는 것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해운산업은 현재 매우 어려운 지경인데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고, 이에 대해 KR이 또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사실 국내 언론에 자유롭게 얘기하기가 곤란한 점이 많습니다. 다만 서로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조선산업이 세계적으로 1등이라고 하지만 조선산업 하나만 가지고는 100년 200년을 끌어갈 수가 없습니다. 관련산업이 동반해서 성장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선급에 있다보니 선급 혼자만으로는 세계 일류가 될 수가 없습니다. 관련 산업이 동반 발전해 나가야만 합니다. 또한 선급의 역할이라는 것이 기술발전이나 서비스 발전 등에 이바지 하는 것인데 조선과 해운에 도움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산업의 주도권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도 기자재 산업은 50년 100년까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유로지역에서 일본으로 조선이 넘어온지 40년 이상 되었지만 아직도 유럽지역이 조선 기자재 산업을 잡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기자재는 유럽에서 모두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자재산업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용창출면에서 보면 조선이나 해운이 IT나 자동차산업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항상 동반자라는 의식을 갖고 발전해 나가면, 훨씬 더 발전의 속도가 빠를 것입니다.”

“지난번에 한국선주협회가 처음으로 세계 3위의 목표를 세웠는데 당연히 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라는 것이 현재의 위치보다 앞서가는 것이기에 당연히 그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해운이 세계 6위인데 세계 5위를 하겠다고 하면 비전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 저는 관련업계가 힘을 합쳐 5대양을 제패하고 해양제국을 건설하자고 역설합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바다를 통해 전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그런 슬로건을 내세우고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해사산업은 향후 국가경제의 가장 큰 축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자금이 500조에서 700조 사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 일부만 해사산업으로 들여와도 국가 전체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부동자금을 선박펀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해사은행 설립 문제등이 논의되고 있는 모양인데 머더 펀드 조성에 우리 KR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할 의향이 있습니다. KR영업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우리 역량에 맞게 해 나갈 것입니다.”

- 앞으로 KR의 새로운 계획이나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오.

“ 좋은 계획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중동을 거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KR도 중동쪽을 교두보로 삼아 진출해 나갈 것입니다. 미래의 시장에 어떻게 영업력을 강화해 나가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KR, 해운, 조선 그리고 관련 기자재산업 및 금융의 모든 해사관련 산업들이 동반성장을 하여 국제적인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야 합니다. 또 하나 정부가 좀더 해사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은 인식을 가져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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