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룬 원동력은 公正無私라는 신념”

▲ 이종석 사장
불과 1세기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세계 5위 해운강국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한국해운은 그동안 많은 전문 해운인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빚어낸 값진 열매다.

한국해운신문은 그동안 한국해운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던 선배 전문 해운인들의 성취와 고노들을 우리 후학들이 배우고 이를 통해 해운사랑 정신을 일깨울 수 있도록 많은 기획들을 마련해 독자들로 부터 호평을 들어왔다.

KOMOS 김석기 회장의 자서전을 시작으로 김종길 전 부산해양항만청장의 '되돌아 본 海運界의 史實들', ‘영예로운 해운인들’ 등의 칼럼, 최초의 세계일주 선장 裵順泰 회장의 자서전 등 선배 해운인들이 육성을 통해 잊혀져가는 한국해운의 뿌리를 재확인해봤다.

이번에 4번째로 해운신문을 통해 한국해운 역사의 한자락을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실 분은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을 지냈던 이종석 용마산업 사장이다.

이종석 사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교통부 묵호지방해운국에서 공직을 시작해 1999년 마산지방해양항만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3년간 해운항만전문관료로 일하면서 한국해운의 근간을 만드는데 일조해왔다.

6․25전쟁으로 학업 중단하고 피난생활 속에서 어려운 가운데 학업을 이어나가 해운항만전문관료가 돼 한국해운항만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공직에서 물러나 새로운 삶을 찾기까지 이종석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주>

▲ 마산해양항만청장 재직시절 제4회 바다의 날 전야제에서 행사요원들과 함께(1999년 5월)

“꿈 이룬 원동력은 公正無私라는 신념”

철모르던 어린 시절 나라를 빼앗긴 일제 강점기 시절을 체험하고 1945년 8·15 조국해방과 정부 수립기를 거치면서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남보다 일찍 취학하여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피난생활을 겪었다. 그러던 중에도 고난을 딛고 배움을 찾아 단신 상경한 것은 큰 도전이었고 어렵사리 학업을 계속한 것은 행운이었다. 운명적으로 공직에 입문하여 국민을 위하여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과 가문의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공정무사(公正無私)라는 신념으로 성실을 다했다는 것이 꿈을 이루고 공직을 명예롭게 마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공직 재임 중에도 여가를 활용하여 어려웠던 과거를 생각해서 이웃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활동에 솔선함으로써 통신·금융·교통 면에서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생활편의를 증진한 것은 또 하나의 보람이었다.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가정의례제도에도 눈을 돌려 족보를 한글로 번역하고 한글 축·지방 채택을 솔선하는 등, 제도 개선에 앞장섰던 것도 조그마한 하나의 성과였다고 자부하고 싶다.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전국적으로 갈등이 심했던 한일어업협정체결 후유증으로 경남지역주민, 특히 어민들의 사기가 극히 저하되었을 때 저자 자신이 역사적인 마산항 개항 100주년을 맞이한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으로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남 전 기관, 단체의 결속을 통하여 국가의 주요행사인 ‘제4회 바다의 날’ 기념식을 유치하여 바다의 중요성을 전 국민과 세계에 홍보하면서 경남 전 도민의 사기를 드높인 점이다. 또한 전국 해양수산요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거국적인 바다의 날 행사를 성황리에 마침으로써 동서화합에 기여할 수 있었던 점도 큰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일들은 당시 마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바다의 날을 주관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주신 대통령과 대통령을 대신하여 친히 마산 현지에 내려와 행사를 주관해주신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련 각 부처와 국회, 모든 해양수산 관계자, 가족, 친지, 존경하는 선배, 동료 그리고 친애하는 후배들이 적극 후원해주신 덕택으로 확신하며 이 지면을 통하여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기록으로 남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데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나와 이웃들이 함께, 지금보다는 좀 더 낫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자세로 살아왔다. 독자가 이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참고가 된다면 저자로서는 큰 영광이 될 것이다. 덧붙여 남은 생애도 변함없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우리는 봉건적 사고와 빈곤을 극복하고 번영과 민주화를 이룩하였으나 아직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 살고 있다. 하루바삐 통일을 이루는 것은 우리들의 남은 사명이다. 미력하나마 앞으로 그 길에도 관심을 갖고 통일된 부국이 되는 날을 꿈꾸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한다.                                                                           <다음호에 계속>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