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민현 박사
(5) 머스크의 항로망과 전략

머스크의 선대는 간선항로의 경우 현재 Emma Maersk급 8척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불원 T-E급의 출현과 함께 1만 5500~1만 8000teu급으로 교체될 것이다. 현재 3대 남북항로 및 지선항로에 약 150척의 중소형 선박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들 3대 보조항로는 △ Asia-West Africa를 연결하는 Safmarine △Intra-Asia에 취항하는 MCC Transport △Intra-European carrier인 Seago Line이 구성하고 있으며 선단의 규모는 대략 다음과 같다.

① Safmarine
사선 11척과 용선선박 45척(7만 6379teu)을 보유하고 있으며 2500~3000teu급이 주력이다. 현재 머스크는 동항로에서 이미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하고 있다. Asia-West Africa 항로에 이른바 ‘Wafmax’(West Africa Max)로 칭하는 4,500teu급 선대 22척(현대중공업에서 건조중)이 금년도부터 아시아-서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직항서비스에 투입되기 시작하면 용선 선박이 사선으로 대체됨과 동시에 현재 취항중인 2,500~3,000teu급은 단계적으로 차 하위 항로로 전배될 예정이다. Wafmax는 저개발지역의 특성상 대부분이 Geared 선박이며 Waste-heat recovery system을 장착한 연료절감형 선박으로 알려지고 있다.

② MCC Transport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동남아시아와 서남아시아를 커버하고 있으며 2000teu급 이하 52척(7만 8070teu)의 선복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의 지선항로 보강정책에 힘입어 Intra-Asia에서 MCC가 운송한 물량이 2010년 한해에 전년대비 40% 증가했을 정도로 3대 보조항로중 비중이 제일 큰 노선이다. 간선항로의 선대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장 먼저 Cascade 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항로로 지목되고 있다.

③ Seago Line
러시아-발틱해-지중해를 연결하는 Intra-European carrier로 올해 3/4분기중 현재 모회사에서 분리, 별도법인으로 독립해 약 60척의 선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2010년 1월 1일 기준으로 273척, 1075만dwt의 신조 발주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중 최근까지 108척을 인수했다. 그 후 추가로 46척을 더 발주해 2011년 4월 1일 현재 211척, 977만dwt이 신조 발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걸쳐 165척을 인수하게 된다. 현재 발주 잔량만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3조원 달하는 거액의 투자규모다.

머스크의 컨테이너선대는 T-E급 인도가 개시되는 2013년부터 항로 재편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다. 아직 항로 재편의 폭과 타 항로로의 전배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T-E급 옵션(20척)의 행사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옵션 20척이 모두 행사돼 건조될 경우 T-E급은 30척이 되므로 3대 지선항로로 전배되는 선대의 규모도 그만큼 대형화 될 수밖에 없다. 10척 단위의 2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옵션은 연내에 행사하는 조건으로 되어 있지만 이미 1단계 10척에 대해서는 금년 6월에 확정될 예정이고 2단계 10척도 연말까지 확정될 예정이다.

T-E급은 사실상 중국-유럽 화물을 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성공여부는 중국과 유럽의 경제동향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머스크는 아시아-유럽간 메인포트 화물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터키, 러시아, 북아프리카 시장의 환적화물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2009년 겪었던 것처럼 물량이 갑자기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비상 선대운항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현재 머스크는 아시아-유럽항로에 약 100척의 중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하면 소형선을 철수시키고 신형 대형선을 투입해 소석율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계획이나 적어도 단기전망으로는 긍정적이며 금융조달의 어려움이 지속되면 결국 신조선의 발주를 억제하게 될 것임으로 중기전망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머스크는 시황이 호전될 경우에는 대량수송으로, 시황이 하락하면 경쟁선사들에 비해 20~30% 정도 낮은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며 더욱이 환경관련규제가 발효되면 머스크의 경쟁력은 그 만큼 더 유리해 질 수밖에 없다. 머스크의 전략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원가경쟁력, 타의 추종을 불허할 간선과 지선항로망, 첨단화된 Mega-hub를 무기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며 시황에 따라 체력전을 통한 시장지배를 구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6) Suply chain의 변혁

2013년 T-E급의 인도에 맞추어 일본의 차세대 선박이 출현할 경우 유럽과 태평양 양대 간선 항로는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부족한 1만 8000teu와 항로제한이 없는 일본형 1만 4000 teu급의 대립으로 경쟁구도가 좁혀질 가능성이 있고 머스크의 T-E선대가 Asia-Europe 및 부속 남북항로의 서비스질과 경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일본의 신개념 선박은 그 차원을 넘어 전 세계 공급체인에까지 다음과 같은 중대한 변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① American Land Bridge(ALB) 타격
현재의 USWC→DST→USEC로 연결되는 ALB 물량은 New Panama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ULCs가 출현함으로 인해 미국의 전체물량 대비 Land Bridge 물량은 현재의 60%에서 단계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DST 철도 수송 물량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② 양대 운하의 역할 증대
마찬가지로 Panama Canal의 share는 현재의 38%에서 49%로, Suez 운하 경유 USEC향 화물도 현재의 1%에서 12%로 각각 증가 할 것이다.

③ 3대 간선항로는 10개 미만의 Mega-hub 중심 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④ 1984년 EMC가 처음 도입하였다가 중단되었던 세계일주 항로(RTW Service)가 재등장할 수도 있다.

(7) M&A의 가능성

공급과잉으로 인한 충격이 현재 발주중인 ULCs가 운항에 들어갈 2013년부터 심화될 것이며 시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시기를 기준으로 1~2년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해운업계의 M&A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상위 10대 선사는 선대규모 100만teu 이상의 3개사와 50만teu 수준의 7개사로 양분할 수 있는데 이중 7개사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독자적으로 M&A를 주도할 만한 선사는 없는 것 같다. 제2위 선사인 MSC는 길지 않은 역사에 비해 비교적 급성장한 선사그룹에 해당하지만 해운호황기에 착실한 성장을 유지해왔고 금융위기 이후에도 재정적으로 특별한 취약점을 들어내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타선사를 흡수할 만한 여력은 없어 보이지만 당분간은 타의에 의해 흡수 당할 만큼 재정적으로 취약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경영난으로 한때 사주가 바뀔번했던 CMA-CGM은 2010년 호황에 힘입어 터키 등 유력투자회사들을 유치해가며 기사회생의 길을 걷고 있으나 아직 거액의 부채($5bn)를 갖고 있어 주도적으로 M&A를 논의할 처지는 아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전통 선사인 하파그로이드는 2008년 NOL에 매각되기 직전 상태에서 향토기업을 지키자는 지역정서에 힘입어 이른 바 함브르크의 Albert Ballin Consortium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동양계회사에 흡수되는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8개 투자자로 구성된 대주주인 Albert Ballin Consortium(61.6%)이 하파그로이드의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어려워하고 있고 2대 주주인 TUI(38.4%) 역시 주식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오만의 선박투자기관과 중국의 HNA그룹 등이 하파그로이드의 주식 취득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M&A를 주도할 처지는 아니지만 장래 시장의 변화와 M&A의 조건여하에 따라 변수는 있다.

그 다음 차세대 주력선사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선사들의 경우, 정부의 자국선 우선정책, 정책금융 및 대형하주와의 전략적 제휴 등에 힘입어 COSCO와 China Shipping은 향후 2~3년 내에 10대 선사중 상위그룹에 속해 유럽의 대형 선사들을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만 정부차원의 정책적 판단없이 독자적인 결단으로 M&A를 논의하기는 통제사회의 특성상 어려울 것 같다.

동양계 주력선사 가운데 선대 대형화에 관한 한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왔던 일본 대형 3사는 보수적인 성향에 비추어 볼때 자신들보다 외형이 큰 외국의 주력선사들을 흡수할 만큼 적극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또 불황과 호황이 연속되는 지난 수년간 무리없이 대처해 왔기 때문에 자발적인 M&A 참여가 없는 한 타의에 의해 흡수되는 현상도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대형화에 부정적이었던 에버그린 역시 최근 8000teu급 중심으로 선대확장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일본 선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특히 과거 이탈리아의 Lloyd Triestino를 인수해 동서간의 정서와 문화 차이를 극복하며 양사를 동화시키는데 5년 이상이 소요되었던 과거의 아픈 경험에 비추어 적어도 현재의 경영구도(장회장 중심)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자의건 타의건 M&A와는 거리를 유지할 것이다.

용선선박의 의존도가 높은 NOL 역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타사를 흡수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며 자회사인 APL 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운항선대의 주력이 용선대로 구성돼 있는 CSAV는 논외의 대상으로 하고 상위선사 그룹 중 그 외 동양계 선사들도 상위 그룹간 M&A를 주도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악의 상황이 아닌 한 타 회사에 흡수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해운선사간 흡수·통합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나 과거의 M&A 사례들을 살펴보면 동양계 보다는 주로 서양 해운계에서 자주 있었으며 그 시기 역시 해운 불황기보다는 오히려 호황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이는 흡수하려는 회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자금을 축적할 수 있고 매각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불황기보다는 호황기에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M&A는 1997년과 2005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 졌다. 1997년에는 P&O Container와 Nedlloyd Line이 합병했고 Safmarine(→머스크), APL(→NOL)등이 흡수되었다. 이어 1999년에는 미국의 간판격인 Sea-Land가 머스크라인으로 흡수되었고 2005년에는 Canada Maritime, Cast, Contship, Lykes 등 6개 해운회사의 지주회사인 Canada의 C.P Shipping이 하파그로이드로 넘어갔으며 P&O Nedlloyd가 머스크라인에 흡수됐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몇 건의 M&A 가운데 Sealand와 P&O Nedlloyd가 머스크라인으로 매각된 사건은 문자 그대로 정기선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초래했으며 대형 M&A의 한가운데에는 항상 머스크라인이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부터 머스크라인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장의 침체는 체력전으로 이어질 것이고 체력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안으로 M&A 불가피설을 주장해 왔다. 2008년 하파그로이드의 매각문제가 공론화되었을 때는 물론 최근에도 M&A 대한 관심을 계속 표명하는 가운데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운임시장이 안정화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M&A는 그 효과 측면에서 볼 때 대형사와 대형사간의 통합이 아니면 규모의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대부분의 주력선사들이 보조항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거에 그랬듯이 유럽 메이저간 깜짝 M&A가 없는 한 상위 10대선사 간 M&A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독자 운항하고 있는 남북항로 선사나 지선 운항자들의 경우 메이저들로부터 러브콜이 없는 한 독자생존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상을 전제로 M&A 유형을 그려보면 간선항로의 경우 △머스크+타 상위선사 △머스크+타 중위선사 △중위선사+지선항로의 주력선사간 M&A를 상정할 수 있다. 중위선사+지선항로 주력선사간 M&A는 머스크를 위시해 에버그린 등 자회사로 지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선사를 제외하면 아시아, 서남아 지역에 취항하고 있는 지선서비스 선사들 가운데 Cascade 효과를 극복하지 못하는 선사들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겠다.

(8)경쟁구도 전망

향후의 시장에 대해 선사, 하주, 전문기관 등이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어 혼란스러운 지경이지만 최근의 시장 동향으로 볼 때 2010년과 같은 실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요와 공급면에서 계수별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향후 2년 동안 수요는 8%정도, 공급은 13~15%선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곳이 중론이다. 시장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직후에는 공멸의 위기에 처한 선사들이 공급관리를 위한 단합된 노력의 결과로 시장의 회복이 앞당겨졌지만 휴항선의 재취항, 신조선들의 유입으로 공급이 다시 증가하자 요율은 하락을 거듭해 다시 원가수준 이하로 추락하고 있다. 선사그룹들의 낙관적인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말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운임은 지난해 3월 대비 약 40% 정도 하락했다. 4월 초 현재 중국발 유럽향 운임은 이미 feu당 1400달러까지 제시하는 선사가 있는가 하면 All-in 운임이 BAF 수준에 미달할 정도까지 떨어지다보니 일각에서는 2009년의 바닥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의 요율이 반드시 수급의 균형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 직후와 같은 공동 위기감에 바탕을 둔 결속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그동안 선사들의 주 수입원이었던 유럽항로에는 동맹 폐기로 인해 이제 더 이상 가격리더(Price leader) 기능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고 각사가 자사의 여건에 맞는 가격정책에 따라 영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급의 차이가 1% 초과하는 경우와 미달하는 차이는 숫자상으로는 1%에 불과하지만 운임시장에 미치는 효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수급의 차이 못지 않게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연간 단위로 운송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선주의 입장에서 주력선사들의 ULCs 인도가 줄을 잇는 상황하에서 채워야할 스페이스가 크면 클수록 가격보다는 소석율 제고에 더 비중을 두기 마련이다.

소석률 제고는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는 요율 경쟁을 초래해 결국 시장은 생존을 위한 체력전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체력이 강한 선사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선사는 도태 또는 흡수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직후 M&A설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연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에는 모든 선사들이 다 어려웠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금융권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예조치 해 주었던 악성채권들이 아직 은행장부에 그대로 살아있으며 그 유예기간이 금년과 내년으로 종료 예정이지만 관련 당국의 규제로 더 이상의 유예를 기대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선박금융 시장이 점차 고갈돼가고 있고 시장은 다시 하락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 획기적인 시장회복이 없는 한 시장은 강자와 약자로 나누어지는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어차피 간선항로는 상위 10대선사가 주도하는 1만 3000teu급 전후의 ULCs간 경쟁이 될 것이며 남북항로는 이들 Major player들의 자회사가 주도하는 Major group 선단과 취약한 선대를 바탕으로 틈새를 공략하는 Independent group 선단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선박별로 나누면 현재 또는 향후 건조될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구조의 저원가 선박과 조선호황기에 최고가로 건조된 그렇지 못한 선박간의 경쟁이 될 것이며 해운시황이 어려워 질 수록 원가경쟁력으로 무장한 Mega-carrier들과 그렇지 못한 Marginal-carrier들간의 체력전이 될 것이다. 결국은 Slot당 운송비 경쟁이며 Economies of scale이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다. 일부 낙관론자들의 전망처럼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그로 인한 과실(果實)은 Mega-carrier들에게 먼저 돌아갈 것이고 차후 쏟아져 나올 선대의 규모로 볼 때 과실의 Cascading 효과가 Marginal Carrier 또는 Niche-carrier, Independent-carrier들에게 넘쳐나는 부분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다.

7. 맺음말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싼 이자에 자금조달이 쉽다보니 시장에는 선주, 운항사, 선박투자사 등이 넘쳐났다. 결국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너무 많다보니 한계를 넘어선 선복과잉으로 벼랑 끝에 몰린 선사들이 감속운항, 장비조절, 계선 등 인위적 공급조절을 통해 힘겹게 위기를 넘겼지만 시장이 조금 회복기미를 보이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ULCs 발주가 줄을 이었다.

과거 공급이 100만teu 증가하는데 17개월이 소요되었지만 최근에는 10개월로 단축될 만큼 시장에서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2012년부터 비게 될 선거를 채우기 위해 혈안이 된 조선업계는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선사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가 하면 그동안 채력을 비축한 우량선사들은 저렴한 건조선가의 매력에 이끌려 다시 발주에 나서다 보니 최근 Bimco까지 나서서 발주 선사들에게 경고를 할 만큼 이대로 가다가는 2008~2009년의 망령이 되살아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운송 원가는 어느 정도 독자적으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공급 감축은 자발적 노력과 업계 전체가 동참해야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급을 약 5%정도 감축하는 효과를 초래했던 감속운항은 이제 전항로에서 보편화돼 있어 기대할 것이 못되고 이번에도 선사들이 일치단결해 인위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년 전에는 모두가 어렵고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에 한배를 탔다는 정신으로 뭉칠 수 있었지만 지금의 시장은 과거와 다르다. 일전을 불사할 각오로 주력선사들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가 하면 그 동안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하주 단체들이 벼르고 있고 금융위기시 속수무책이었던 금융권이 이제는 더 이상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압박을 하고 있다.

고유가시대와 날로 강화돼 가는 환경관련 규제동향에 비춰 보건데 T-E와 일본의 신개념 선박이 2013년 이후부터 출현하게 되면 전세계 공급망의 일대 변화와 함께 시장은 연료효율과 친환경을 기본으로 한 운송원가 경쟁시대에 돌입 할 것이며 서비스의 질과 수송비 두가지 측면에서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고객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해운시장의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겠다.

Mega carrier의 등장이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불황에 대처할 만한 체력을 갖고 있지 않은 선사, 간선항로 선사들과 전략적 제휴없이 독자적으로 지선 서비스를 운영해야하는 선사, 중국 의존도가 큰 선사들에게는 시련의 시기가 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른바 ‘대마불사’의 보호막이라도 기대할 수 있는 선사라면 혹시 알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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