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민현 박사
서언
태평양 항로에서 8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Peak season surcharge 부과가 사실상 실패했고 유럽항로도 소석률은 90%에 달하고 있지만 운임은 teu당 800달러 수준으로 오히려 한달 전 보다 10% 정도 하락했다. 물량은 미미하지만 그런대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운임은 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상위 컨테이너 선사들의 실적발표를 보면 머스크, CMA-CGM, OOCL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위 컨테이너 선사들이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이후는 실적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더블-딥 가능성, 그리고 그리스, 포르투칼, 이탈리아 등 유럽발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등 해운계로서는 어느 것 하나 반가운 소식이 없는 뒤숭숭한 시점에 머스크 라인이 지난 9월 5일 런던에서 이른바 ‘Daily Conveyor belts’형 서비스 상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21일 역시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T-E급 선박 발주를 CEO 자신이 직접 발표해 관련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후 7개월 만에 초대형선 발주 발표에 못지 않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 동안 머스크의 대외 발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보다 그 시기가 앞 당겨진 것이다.

머스크라인은 어떤 선사인가?

머스크라인은 부동의 세계 최대 선사로 컨테이너 분야에서는 186만teu(2011년 초 기준)의 Capacity를 보유하고 있는 제1위 선사로 4위(EMC, 58만teu), 5위(APL), 6위(Cosco)를 합한 선단보다 규모가 더 크며 이번 ‘Daily service’ 개설을 발표한 아시아-유럽항로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Mega player다.

그러나 머스크라인이 세계 제1의 Mega player라는 이유만으로 해운계에서 유명해진 것만은 아니다. 그 동안 시장 지배를 위해서는 가차없는 세(勢)를 과시하였으며 Sea Land, P&O Nedlloyd, Safmarine 등 유수의 선사들을 흡수 통합한 전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박대형화를 주도한 명실상부한 Market Leader였다. 그러면서도 항상 선행적으로 발표한 그들의 영업 전략은 경쟁선사들로 하여금 그 이면에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재삼재사 음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그들의 전략은 말로 그치지 않았고 반드시 실행에 옮겨왔으며 시장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왔다.

대부분의 경우 자사의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적은 것도 큰 듯, 고전하고 있으면서도 별 것 아닌 듯 거품과 함께 장밋빛 홍보에 익숙해있는 시장의 그것과 달리 머스크라인은 자신의 세를 감추려하는 경향마저 보여 왔으며 실질적으로 선박의 대형화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머스크가 발주한 선박들은 타사들과는 달리 그들이 발표한 Capacity보다 항상 실Capacity가 약간씩 컸다. 6000teu급으로 알려진 Regina Maersk호도 그랬고 초기 1만 1000teu로 알려진 Emma Maersk호도 사실상 1만 5500teu급이었다. 이번에 1만 8000teu급으로 알려진 T-E도 실제로는 1만 8300teu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0월 폐지된 ‘경쟁법적용 면제(독금법)’에 대해서도 정기선 업계 모두가 반대논리를 펴고 있는데 비해 머스크는 폐기 불가피론을 주장했고, 2008년 해운위기시 벼랑 끝에 내몰린 CMA-CGM과 Hapag Lloyd가 자국 정부로 부터 정책지원을 얻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을 때 EU를 통해 정책지원의 부당성을 펴며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던 선사다.

당시 머스크의 논리는 체력이 약한 선사를 억지로 살리다 보면 오히려 시장의 회복을 더디게 하며 결국 나머지 건전한 선사들에게 까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해운에 대한 독금법 적용 유예 폐지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수용적 자세를 견지하는 등 시장의 흐름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실용적이면서도 경쟁우위론을 내세우고 있는,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시장논리를 주창하며 경쟁선사들에게는 위협적인 전략도 주도적으로 서슴없이 구사하는 선사라고 할 수 있다.

‘Giant Ocean Conveyor Belt’란?

이 서비스의 핵심은 ‘수송기간 보증+Money back guarantee+No show penalty’라 할 수 있다. 즉 매일 수출지에서 컨테이너를 Pick-up해 수입지에서 하주에게 Delivery되기까지 기간을 보증하며(상해-로테르담 기준 34일), 보증기간보다 지연되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상(1~3일은 $100/container, 4일 이상은 $300/days)을 해주고 하주도 약속(계약)과 달리 화물을 싣지 않았을 경우(No show)에는 그에 상응하는 패널티(penalty ; 수준은 아직 미정)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는 명실 공히 해운동맹체제하의 태리프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2008년 이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는 파격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선하주간에 마찰을 빚어왔던 쌍방의 계약불이행(선사는 계약운임을 지키지 않고 하주는 약속한 물량을 싣지 않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운송계약 측면에서 보면 그 동안 선·하주 간 국제조약 등에 도입여부를 두고 끊임없는 다툼의 대상이 되어왔던 인도지연(delay in delivery)에 대한 책임을 운송인이 계약상에 수송기간을 보증함과 동시에 지연에 대한 책임의 내용을 금액적으로 명시하여 자발적으로 지연책임을 수용한 최초의 사례가 될 수 있다.

‘Maersk Daily Service’ 구성

머스크라인은 세칭 ‘Maersk Daily Service’에 7000~1만 5000teu Post Panamax급 자사선 70척을 투입해 아시아지역 4개항(Ningbo, Shanghai, Yantian, Tanjung Pelepas)과 유럽지역 3개항(Felixstowe, Rotterdam, Bremerhaven)을 연결하는 Shuttle service를 매일 출발시키고 도착시킨다는 구상이다. 투입될 70척의 선단은 머스크가 보유한 컨테이너선단의 약 25%로 얼라이언스(Alliance)소속 선박을 배제한, 자체 선단으로만 구성되며 2013년부터 1만 8000teu급이 인도되면 이 서비스의 보강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서비스 개시 시점에 대해서는 10월말(24일) 혹은 연내에 실시할 것이라는 설들이 있지만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겨냥한다면 10월말께가 될 가능성이 크다.

▲ 'Maersk Daily Service' 항로도

시장의 기대 또는 반응은?

일단 유럽의 하주, 포워더들은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Customer 입장에서 하주들이 제기해온 선사들에 대한 불만사항 제1호는 신뢰할 수 없는 운항 스케쥴과 일방적인 운임책정들이었다. 하주들은 이번 머스크의 Daily service에 대해 △ 모든 악(all evils)의 근원이었던 스케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수입지에서의 최적 재고확보에 대한 안전장치(belt and braces)가 될 것 △ (지연에 대한)보상금이 크지는 않지만 Conveyor belt 같은 개념이 생산 공장에서 선적에 이르는 컨테이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European Shipper's Council 회장).

동시에 매일 출발하게 되면 선적대기 기간을 축소해 감속운항으로 인해 길어진 해상운송기간을 육상에서 다소 상쇄해 줄 것이며 재고 확보로 인한 추가자금과 재고 관리비용을 절감해 하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주들의 계산에 의하면 ‘Daily service’를 통해 상품재고를 50% 정도 감축할 수 있으며 전체 공급체인비용(supply chain cost)을 $500/container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머스크가 동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대형하주들을 상대로 사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하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Pick-up과 Delivery 시기 그리고 정시도착 여부일 만큼 스케쥴에 대한 신뢰성을 중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의 44%가 지연 도착되고 있으며 2일 이상 지연이 11%, 8일 이상이 8%에 달할 정도로 서비스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상품이 1주일 늦게 도착하게 되면 전체 상품의 70% 정도의 소매가격이 약 25%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컨테이너 개당 상품가격을 4만 달러라고 하면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1만 달러 에 상당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연도착으로 인한 영향은 하주의 수익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포워더의 시각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포워더의 물량규모에 따라 체감온도는 조금씩 다른 것 같다. 그 동안 간선항로에서 대형 선사들의 포워더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었다. 어떤 면에서 선사들이 하주들의 스케쥴에 관한 원성에 대해 크게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하주와의 사이에 포워더란 중간매체가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선사들은 육상 오퍼레이션보다는 Port-to-port 중심의 해상운송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구상이 맞아 들어간다면 소형 포워더 특히 Spot market에 의존하고 있는 포워더들에게는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간 300만teu의 물량을 취급하고 있는 세계 제1의 포워더 Kuehne & Nagel의 반응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머스크만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공세로 우선 환영하며 하주들과 협의해 보겠다.
ⓑ 혁명적 신개념으로 Supply chain상 일대 혁신을 초래하여 시장을 흔들기에 충분할 것이다.
ⓒ 그러나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며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머스크와 시험해 볼 예정이다.
ⓓ 여러 가지 여건상 1~2년 이내에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결국 선사들이 가야할 불가피한 진로가 아니겠는가?

Kuehne & Nagel은 머스크의 Daily service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이지만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주력선사들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머스크의 Daily service 주요 내용은 1980년대 항공 택배산업 분야에서 UPS(United Parcel Service)와 경쟁사인 FedEx(Federal Express)가 도입한 체제와 유사한 면이 많다. 당시 항공 택배사들의 전략은 ‘Time-definite+Money back guarantee+Simple price tariff’로 요약할 수 있으며 한 가지 다른 것은 항공 택배사들은 운임의 구성을 단순화했으나 머스크는 운임의 단순화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런던에서 개최된 ICS(International Chamber of Shipping) 연차회의에서 하주측(Global Shipper's Forum)에서 선사들도 BAF, CAF 등 동맹시대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케케묵은 Surcharge들을 없애고 태리프를 단순화하라는 주문이 있었던 만큼 머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도 머스크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과 함께 시장이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컨설팅 기관(Transport Intelligence)과 하주관련 전문지(Shipper's Voice)에서는 ‘Daily Service’를 운영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며 특히 전통적으로 해운계, Shipper, Consignee 모두 다 보수적으로 변화에 대해 매우 신중하기 때문에 Daily service가 정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선박을 통한 운송은 항만사정, 기상 관계 등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항공과 달리 정시성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어 Money back guarantee가 의외의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송기간 보증과 지연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현재의 평균 지연일수가 3일 정도라면 보증기간을 약정할 시 지연책임을 완화하기 위해 그 만큼 늘리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수송기간의 보증이야말로 이는 곧 차별화 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항해속력은 19 knots 정도가 될 것인 바 선박의 성능면에서 항로여건에 따라 22~24knots까지 증속할 수 있으므로 수송기간에 대한 보증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전망

운송 서비스도 일종의 상품이며 그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이가 선박회사다. 상품의 질이 높으면 그 가격도 상승하기 마련이다. 이번 머스크의 상품은 머스크 자신의 대규모 선복 투자를 통해 생산되는 것이지만 하주들이 부담할 리스크는 아무것도 없다. 아직까지는 가격인상(운임)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 계약(service contract)에 묶여있는 화물에 대해서는 계약이 만료하기까지 운임인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꾸어 말해서 머스크가 출시하는 신상품은 전적으로 머스크의 리스크 및 비용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설사 가격이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반응으로 미루어 보건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주들이 신상품에 대해 환영하고 있으며 업그레이드된 서비스임이 확인되면 그 대가(운임인상)도 치를 용의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 마디로 하주들의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으며 신상품이 시장에 정착되기를 바라며 자의적인 판단으로 선택하는 일만 남아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갈수록 출혈경쟁(Cut-throat competition)으로 치닫고 있는 주요 간선항로에서 제한된 자금력, 높아져만 가는 금융권의 문턱, 바닥세를 보이고 있는 운임시장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계속 쏟아져 나올 ULCS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Small player들이다. (머스크와 비교하여)질적으로 열세인 서비스에 의존해야하는 선사가 하주를 계속 유치하려면 질적 차이를 보상하기 위해 운임을 깍는 수밖에 없을 것이며 결국 이는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머스크가 동원하는 초대형 선단도 문제지만 더욱 경쟁선사들의 주의를 끄는 것은 신상품의 기항지 구성이다. 주지하듯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생산 공장이자 미주, 유럽으로 가는 간선항로 물량의 핵심 발원지이다. 그래서 모든 주력선사들이 중국의 경제정책과 동향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시아-유럽항로에서 머스크의 시장점유율은 20%로 타 경쟁선사들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번 Daily Service의 아시아권 기항지는 4개항 중 중국이 3개항으로 사실상 중국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문자 그데로 중국에 빨대를 대 놓겠다는 구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재 아시아-유럽항로 전체 물동량을 약 700만feu로 추정하고 침체된 현 시황하에서 ULCS의 BEP를 95%로 책정하고 있는 만큼 운임이 다소 개선된다는 전제하에 BEP 소석율을 90%로 두고, 머스크가 투입하는 전체 선단의 평균크기를 10,000 teu로 하여 개략 산출해보면 머스크는 아시아 4개항에서 매일 9,000 teu를 선적하여야 한다. 이는 전체 물량의 23%에 달하는 수준으로 머스크의 동 항로에서의 현 시장지분율 20%에 비하면 그렇게 시장 지분율면에서 경쟁선사를 크게 위협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 쏟아져 나올 ULCS(6월 말 현재 머스크는 T-E급 20척을 제외하고도 52척이 건조 중)가 대부분 아시아-유럽항로 용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T-E급 20척이 합류할 경우 그 흡인력은 대단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체력전의 서막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컨테이너 선사들은 정점에서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운임의 하락폭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 감속운항, 계선, 인위적 공급 감축 등을 총동원하며 문자 그대로 전체 컨테이너 정기선 업계가 일심 단결하여 시장을 반등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최근 컨테이너선사들의 움직임을 보면 2년 전의 위기 때와는 현저하게 다르다. 금융위기 직후 한때 150만 teu에 달했던 계선 선복이 지금은 20만teu도 안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간선항로에서 인위적으로 공급을 감축하였다는 소식도 없다. 다만 바닥 운임 시장하에서 고유가로 인한 운항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기, 부정기 모든 분야에서 감속운항이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그 이면에는 인위적 공급 감축에 대한 하주들의 강한 반발과, 경우에 따라 European Commission의 경쟁법 위반과 관련 조사(probe)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2년 전과 다른점은 과거의 대응이 집단방어이었다면 지금은 주력선사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독자로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누구 좋은 일 하라고 내가 공급을 줄이겠느냐! 경쟁상대로 하여금 링에서 물러서도록 하는 것이 내가 살아남을 수 길’이라는 인식이 펴져가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이번 Daily Service 체제 도입이 시장을 과점하기 위한 전략은 아니며 다른 항로로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는 하지만 머스크가 하주들로 하여금 진심으로 머스크의 수송기간 보증을 신뢰하도록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당분간은 머스크의 뒤를 이어 유사한 써비스를 개시할 만한 선사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현재 1만teu급 이하를 주축으로 결성된 주요 얼라이언스들도 ULCS의 경쟁력에 대해 견해가 달라 일부 회원은 1만 3000teu급 발주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선사들도 있어 얼라이언스를 통해 Daily service를 구성하는 것도 기술적 측면에서 그렇게 용이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해당선사의 발표가 있기까지는 확인된 사항은 아니지만 3대 얼라이언스 가운데 일부 선사가 1만 3000teu급 ULCS 선단의 경제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거나 발주 할 여건이 못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얼아이언스 멤버간 이견을 어떻게 봉합할 것인지에 따라 항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시장점유율면에서 보더라도 상위 10대 선사 중 Top 3는 유럽 3개사이며 아시아권 선사들은 모두 4% 이하로 대규모 선단을 운영하기에는 벅찰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Daily Service가 결국 Small player들을 항로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며 그 중 가장 가능성 있는 회사로 아시아권 2개 선사를 지목하고 있는 것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결언

ULCS 를 운영하는 선사의 명제는 운임률 회복, 적정 소석률 유지와 시장지분 확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구조적인 공급과잉과 세계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하에서 어떤 사람은 최소한 18개월, 2년이 지나야 회복의 기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언제까지 이러한 난항이 지속될 것인가.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는 선사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되었고 년말 성수기를 겨냥한 Peakseason surcharge도 사실상 무망해졌지만 업계는 과거와 같은 인위적인 공급 감축이나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과거와 같은 공동대응이 불가능해진 상황하에서 이제는 체력전을 통해 생존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면 이제 업계는 동서간 간선항로의 경쟁에서 체력전을 감당해낼 수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여 자신의 체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여야 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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