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이야기①

이제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선 아내를 만나게 하여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오늘의 내가 있게 해 주었고 변함없이 항상 신뢰해 주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나에게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1966년 결혼 이후 오늘날까지 아내는 내가 해야 할 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하여 항상 조언을 해 주며 헌신적으로 지원을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장손의 아내인 종부(宗婦)로서 조상님을 모시는 일에 대해서도 항상 솔선하였다. 집안을 청결히 하고 제수(祭需)감을 정성껏 준비하여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제사와 설, 추석 차례상을 차렸고 가족들과 함께 참석하여 조상님을 모셨다.

내가 43년 동안 살면서 본 아내 장금자는 명랑하고 긍정적이며 정직한 사람이다. 출근할 때와 퇴근 시, 집에 들어올 때는 항상 밝은 미소로 대해 주었고, 친척이나 이웃 어린이들을 보면 웃으며 말을 건넨다. 내가 무슨 일을 제의하거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경우에는 거의 매사를 ‘할 수 있는 일’로 판단하여 동조하여 주고, 특히 내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도 이를 곧 이해하고 따라준다. 또한 아내는 나를 의심하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내가 물을 때는 언제나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답해준다. 그렇기에 내가 아는 한 무슨 일을 감추거나 속이는 일을 본 적이 없다.

아내는 학구적이다. 그는 가사 정리가 끝나면 항상 책상에 앉아 밤늦게까지 공부한다. 일본어, 종교, 어린이 교육, 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이에 몰입한다. 불교 포교사 자격증, 관광 통역안내원(일어) 자격증, 보육교사 2급자격증 등을 획득하였고, 의상, 한글서예, 수지침 등에도 능력을 빛낸다. 작년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하였다(현재는 졸업반으로 일본문화에 심취해 있다).

또한 근면하며 봉사정신이 투철하다. 부녀회, 종친회, 친목회 등 각종 모임에 가면 팔을 걷어 올리고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며 참석자들을 접대한다. 부녀회장 활동 시에는 서울시장의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아내는 특히 준법정신이 투철하다. 어떠한 이익이 따르더라도 합법적이지 않은 일에는 절대로 동조하지 않는다. 건널목에서는 한적한 곳일지라도 초록 신호가 아니면 절대로 건너지 않으며 차량운전 시에도 황색 신호가 켜지면(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지라도) 반드시 정차하였다가 푸른색 신호로 바뀐 후 출발한다. 또한 야무지고 철저하다. 많은 우편물 발송준비를 하거나 여행준비를 하다가 피곤한 경우 나는 쉬는 편이지만 아내는 끝까지 모든 준비를 완전히 마친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아내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아니한다. 어떤 일을 그르쳤을 때라도 자기의 미흡했음을 아쉬워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아내에게 배우며 머리를 숙이게 된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