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활동과 기호(품)

▲ 이종석 사장
나는 정말 특별한 재주가 없는 너무나 평범함 사람이다. 다만 탁구, 유도, 테니스, 골프, 등산, 장기, 바둑의 기본만을 터득한 정도지만 늘 좋아해 즐기고 있다.

음암초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탁구 치는 것을 보고 계란 같은 것이 공처럼 튀어 오르는 것이 신기하게 보여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야간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탁구를 배우게 되었다. 서령중학교로 전학 후 교내 체육행사에서 학급대표로 출전해 본 일도 있었다. 탁구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울릴 수 있는 부담 없는 사교 운동이면서도 짧은 시간에 몸을 풀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서 기회가 닿는 대로 즐기는 운동이다.

어려서부터 씨름을 좋아하였고 시장씨름판(난장)에서 나보다 덩치가 큰 사람을 이겨 박수를 받고 상품을 타기도 했다. 유도는 씨름과도 유사점이 많아 관심을 가졌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서산경찰서 유도장에서 무료로 유도를 지도해준다고 하여 학교 특별활동의 일환으로 입문하게 되었다. 체력을 연마하는 무술습득이라기보다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겸손한 자세를 배우는 무예라고 생각되어 열중하게 되었고, 당시 전국 고교 유도를 석권했던 성남고등학교에 입학 후 심춘래 유도사범을 모시고 열심히 했다. 체력과 적성에 맞아 계속하고 싶었으나 2학년 때부터는 대학 입시준비가 더 급한 것 같아 중단하게 되었다. 지금도 각급 유도경기가 TV로 방영될 때는 이에 몰입된다.

테니스와 골프는 지방 근무 시 배울 기회를 얻어 객지 생활하는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내가 배웠더니 아내도 레슨을 받아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으나 지금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필드에 가본 지 오래다.

재직시절에는 등산동호회에 들어 전국 명산을 따라 다녔고 요즈음엔 종종 북한산(구기동쪽)을 다닌다. 북한산은 산도 좋고 나무도 좋지만, 버들치가 노니는 계곡물이 더 좋다. 집 가까이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장기는 오래전부터 좋아해 잘 둔다는 말을 들어왔다. 바둑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늦게 바둑을 배웠지만 요즈음은 바둑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낮에는 바둑판 앞에 앉을 시간을 가지기 어렵지만 저녁 TV뉴스 후에 컴퓨터 앞에 앉으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바둑은 역시 자기와의 싸움인 것 같다. 욕심을 버리면 이길 수 있는데도 이기려고 욕심을 부리게되고 욕심을 부리면 결국 지고 마는데도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상대를 살려주고 나도 살아야 하는데 꼭 상대를 잡으려고 달려들다가 내가 먼저 죽고 만다. 컴퓨터 바둑 13급에서 14급까지 왔다 갔다 하지만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한없이 추락할 때도 있다. 바둑을 두다보면 시간이 어찌나 잘 흘러가는지 아내의 성화에 마지못해 스위치를 끈다.

담배는 일찍 배웠으나 다행히 30대에 끊었다. 담배가 호흡기에도 좋지 않고 소화에도 좋지 않아 끊으려고 해도 주위에서 담배를 권하는데 못 이겨 끊지 못하다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당시는 양담배가 귀한 때였다. 담배를 끊었다가도 누가 양담배를 권하면 안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 양담배를 받지 말자!”고 이렇게 결심하고 설령 어려운 손님이 양담배를 권해도 받지 않았다. 결국 담배를 끊게 되었다.

친구와 술자리에 앉으면, “아니 자네도 술을 마시든가?”, “나는 자넨 술을 안 마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일찍부터 술을 좋아했고 술을 끊으려고 해본 일도 없다. 친구들과 어울리면 항상 가장 늦게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다. 그러면서도 술로 인해서 커다란 실수를 하지 않은 것이 술꾼이라는 소문이 안 난 이유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명절이나 제사 때면 조상님을 모셔준 고마움의 표시로 아내와 제수씨들 그리고 며느리들에게까지 음복주 한 잔씩을 따라주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어쩌다 내가 잊고 있으면 “왜 오늘은 안 주세요?” 하고 항의가 들어올 정도다. 앞으로 10년이고 20년이고 따라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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