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말미에 붙여

어느덧 2010년이 저물어가고 2011년이 다가오고 있다. 내 나이 벌써 71세다. 초등학교 시절이 엊그제처럼 생생한데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를까? 지난 날을 돌아보면 크게 자랑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보람 있는 삶을 살아 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오늘날의 내가 있게 한 데는 가장 중요한 세 번의 선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배움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6·25전쟁으로 인하여 학업이 중단되고, 피난살이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단지 생계수단을 위한 평범한 길을 찾지 않고 배워야 하겠다는 결심으로 단신 상경하여 스스로 배움의 길을 열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일생을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았을 것이 틀림없다.

둘째는 고려대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유능하고 의리 있는 선배, 동기, 후배들이 있어 가는 곳마다 나를 받아주고, 품어주고, 밀어준 덕택으로 나는 나 이상으로 폭넓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 왔다고 확신한다. 이 지면을 통하여 나를 도와주신 그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셋째는 내 아내를 맞이한 일이다. 그가 내 옆에서 믿음과 용기를 주고 정도를 걸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때문에 나는 항상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당당할 수 있었으며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다시 태어나도 ‘배움’과 ‘고려대학교’와 ‘내 아내’를 또 다시 선택할 것이다.<연재끝>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