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양창호 인천대 교수
EU의 집행부인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칼라스 부위원장은 유럽이 향후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송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유럽이 공동시장을 주창할 때부터 사람과 물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운송부문이 유럽 단일시장의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유럽위원회에서 제안한 2014-2020년간의 EU 예산 중 운송부문 예산을 현재보다 4배나 증가시켜 제안했다. 이는 운송부문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가능케 해줘 경제발전을 촉진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EU의 운송산업은 전체 고용의 4.5%에 해당하는 약 1,00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유럽의 운송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3I (Innovation, Investment, Infrastructure)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혁신은 유럽 운송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수적인 요인이다. 기존의 운송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송수단간의 연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청정, 안전, 그리고 효율적인 운송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의 시설연계(Connecting Europe Facility)사업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병목을 제거하고, 다른 운송수단간의 원활한 연계운송을 위해 운송인프라에 민간 등의 많은 자금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재정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 속에서도, 정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The Building America's Future) 향후 미국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통운송 인프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속도로, 공항, 항공관제시스템, 화물철도네트워크, 항만, 내륙수로 및 공공교통부문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통 물류 인프라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사람과 화물의 이동에 어려움이 증가할 것이고 이것이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교통운송 인프라가 대부분 이미 앞선 세대에서 건설되어 매우 오래된 것이나, 이를 대체하거나 확장하는 투자가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교통운송 부문 인프라 투자 및 유지보수에 캐나다는 GDP의 4%를 투자하고, 중국은 9%를 투자하는데 비해 미국은 1.7%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미국의 Urban Land Institute의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은 수명이 다한 도로, 교량, 수로 및 댐 등을 다시 건설하려면 약 2조 달러가 투자되어야 한다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매년 정부가 투자 해나가야 할 고속도로, 철도네트워크, 항공운송 등 교통, 운수부문에 대한 예산 규모를 2,62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회는 국가인프라은행을 설립하여 민간투자를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 재원은 유류세, 주행세 등에서 충당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은 향후 5년간 고속철도사업과 고속도로 및 기타 인프라 사업에 1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인도는 주요 고속도로 건설 및 개량사업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그 두 배를 더 투자할 계획이다. 그리고 브라질도 2014년까지 에너지와 교통부문에 9,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있다.

미국의 경우 교통,운수 인프라 투자를 서두르는 것은 이미 40-50년 전에 지어진 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성격이나, 중국, 인도, 브라질은 이제 신규로 교통, 운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소요되는 투자로 그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통, 물류 인프라 투자에 시기를 놓치고 투자가 지연될 경우 그리고 투자의 질적 차이에 의해, 국가 경쟁력 확보에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세계 주요국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중국의 교통 운송물류 인프라가 첨단 고속철도나 공항건설 같은 것으로 미국의 철도유지보수, 도로 유지보수 같은 것에 비해 질적으로 우수한 것이라며, 이 경우 미래 경쟁력에서 중국에 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추세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도 이와 같이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교통 물류인프라 투자확대는 그 자체가 고용창출 및 경제성장의 기초가 될 뿐더러 교통 물류 인프라 확충은 미래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는 점으로, 향후 국가경제 계획 추진시 반드시 강조되어야 할 정책기조이다. 즉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운송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는 법정계획인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을 통해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물류시설 등 국가 주요 기간 교통․물류 시설에 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2011년~2015 년간의 계획에서 우리나라도 도로에 34.3조원, 철도에 30.9조원, 그리고 항만에 8.5조 등 총 146조원, 미 달러로 환산해 보면 약 1,260억 달러가 되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재원을 투자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특히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외국 보다 우수한 기술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투자의 질적인 면이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항에 필요한 초고속 하역 생산성 기술, 화물전용 고속 첨단 철도운송시스템, 고속 연안운송 및 환적시스템 등 동북아 교통 물류 인프라 연계를 주도적으로 추진 할 수 있는 첨단 교통물류 인프라 기술개발과 인프라 투자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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