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양창호 인천대 교수
지난 10월 30일에 네델란드 암스텔담에서 개최된 선박금융포럼인 Mare Forum이 개최되었다. 1999년 이후 매년 열리는 이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 중 해운 각 부문별 2013년 시황전망 부분을 중심으로 요약 정리한다. 발틱국제해운거래소(BIMCO)의 로렌츠 메이어 전 회장은 ‘세계 경제와 해운경기’ 발표자료에서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모두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수요증가세가 미미한 상황에서 공급능력조절이 시황개선에 핵심적인 요인으로 말하고 있다. 세계경제는 미국,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강력한 지원으로 2013년에는 금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사에서 발표한 건화물선 시황에 대해서는 최근의 시황침체가 선복량 과잉 때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2001년 이후 2008년까지 7년간의 대 호황기에 선대가 46% 증가했지만 이 기간 중 건화물선 물동량도 57%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8년 이후 2011년 3년 동안 물동량이 18% 증가하였지만, 선대는 무려 47%나 증가하였다. 이결과 2009년 이후 매년 공급과잉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1년에 34억톤에 달한 건화물선 해상물동량이 2012-2014년 중 년 평균 4.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건화물선 선대는 2012년 10월까지만 해도 케이프사이즈선만 해도 128척이 늘어 해체를 감안하더라도 2,700만dwt가 순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2013년에도 수주잔량이 현존 선박량의 선형별로 20-30%에 달하고 있어 선대증가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선대 공급이 둔화되는 2014년에 가야 시황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율 둔화는 케이프사이즈선의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어 벌크선 해운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중국의 철광석 수입이 늘고 있어 2013년 1분기 운임을 낙관적 전망하고 있다. 클락슨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금년 4분기에 1억 8,800만톤의 기록적인 수입을 보인 이후, 2013년 1분기에도 1억 8,450만톤을 수입할 것으로, 그리고 2013년 전체로는 금년보다 8% 증가한 7억 7,9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6만톤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1일 용선료가 지난 8월에 비해 4배나 오른 15,422달러를 보이고 있고, 내년 1분기 운임도 금년 1분기에 비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건화물선 시장에서는 연료탄이 철광석 물동량 둔화를 대신하여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연료탄이 전력생산을 위해 수송되어질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급격한 산업발전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연료탄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있다. 2005년에 일본의 연료탄 수입이 1억 1천만 톤이었고, 중국과 인도는 각각 수백만톤과 2,000만톤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일본은 1억 2천만 톤 정도로 정체되어 있는 반면, 중국과 인도는 각각 1억2천만 톤과 1억1천만톤까지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조선 시장은 2009년 이후 2012년까지 년간 3,000만dwt가 넘게 신조선이 인도되면서, 유가상승으로 인한 원유 수요는 증가하지 못하고 2012년 하반기에는 오히려 큰 폭의 수요감소가 발생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2,000만dwt와 1,000만dwt로 신조선 인도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여 공급조절이 이루어지고, 수요가 증가할 경우 2013년 말 이후 수급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Dynamar B. V.사에서 발표한 컨테이너선 시장 전망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시황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1980년 이후 매 10년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년평균 8% 이상씩 성장했으나, 2010년 이후 2015년까지 성장률은 년평균 6.4%에 그 칠 것으로 보여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분석하고 있다. 2012년에 신조선 인도량이 140만teu에 달하고, 2013년에는 컨테이너선 신조 인도량이 사상 최대인 170만teu까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008년 이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컨테이너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컨테이너선의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신조선 인도량이 크게 느는 것은 초대형선의 발주가 멈추지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초대형선의 발주러시는 연료효율성이 우수한 초대형선의 원가경쟁력이 선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12,500teu선의 수송원가는 6,500teu와 8,500teu선에 비해 teu당 각각 250달러, 150달러가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알파라이너사에 따르면 2016년까지 16개 글로벌선사가 1만 2,5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ULCSs)을 운항할 예정이다. 현재 MSC, Maersk, COSCO, CMA CGM, Hapag-Lloyd, 현대상선, UASC, 한진해운, CSCL 등 9개 선사들은 현재 1만 2,500teu급 115척을 운영하고 있으나, 에버그린, 양밍 등 7개사가 추가로 160여척을 발주하고 하고 있어 2016년에는 274척이 운항하게 된다. 특히 CMA CGM, Coscon, Maersk line, MSC 4개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 153척를 차지하여 척수로는 56%, 선복량으로 363만teu중 212만teu로 58%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이 ULCSs 274척 중 202척은 북유럽/극동항로에, 그리고 72척도 지중해/극동항로에 배선되어, 아시아 유럽항로에 모두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7일에는 현존하는 컨테이너선중 가장 큰 1만 6,000teu급 CMA CGM의 마르코 폴로 호가 중국 닝보항에서 처녀 취항했다. 이 선박은 길이 396m, 폭 54m, 만재흘수 16미터 제원에 24노트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최대급인 머스크의 E 클라스 1만 5,550teu급을 능가한 것이며, CMA CGM은 동급 선박 2척을 내년 4월까지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다. 그리고 머스크의 Triple E-클래스로 불리는 1만 8,000teu 선박이 내년 6월에 인도될 예정에 있다.

문제는 초대형선이 계속 발주되는데, 이만큼의 다른 선형 선박이 해체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즉 세계 정기선 해운기업 전체가 모두 초대형선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선박과잉을 초래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은 내년에도 초대형선 투입으로 인한 공급과잉 상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물동량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점유율 경쟁을 미룬다 해도, 운임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선사들의 감속운항, 그리고 최근 머스크라인이 주도하여 증가하고 있는 계선을 늘려나가는 등 선박량 조절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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