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

▲ 耕海 김종길(010-5341-8465, jkihm@hanmail.net
오늘도 독설이 담을 넘어온다.
부부싸움하지 않는 부부가 어디 있으랴만 이웃집은 도를 넘는다.
해서, 동네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아슬아슬하다. 두 사람이 바동대는 외줄이 끊어지면 어쩌나하고 듣는 사람이 마음을 조인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여자가 돌진 한다.
아무리 여성시대라지만, 그래도 가정의 화목을 위해 헌신하는 현모양처가 많건만!
체면 차리느라 마지노선까지 밀리다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남자의 반격이 시작됐다.
참 살벌하다.

여자 : “비타민 하나 사줘봤어” 귀가 따갑게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남자 : “누가 들으면 날 수전노라 하겠네. 전복과 염소에다 노루 뼈까지 사 다가 건강 챙겨준 사람이 누군데?” 흥분한다.

여자 : “내가 널 출세시켰어” 쇠 소리가 담장을 넘어온다.
남자 : “출세, 누굴? 난 그런 속물이 아니야” 어이없어 한다.

여자 : “내 목숨 끊어 널 매장시킬 거야” 뿜어내는 독기가 섬뜩하다.
남자 : “독한 것. 저승에서 어떤 죄 값을 치르려고!” 그래도 연민한다.

여자 : “애비가 같이 놀아주지 않아 애 성격이 외골수가 됐어” 엉뚱한 발악 이 벽을 뚫고 들려온다.
남자 : “적반하장이라더니, 팔씨름하고 레슬링하며 놀아줬어. 낚시도 가 고…. 제 잘못은 모르고 부자 이간질하는 돼먹지 못한 어미” 분을 삭이지 못한다.

여자 : “내가 아들 박사 만들었어” 고함소리에 유리창이 뒤흔들린다.
남자 : “돈 집어주고 학위 땄다는 거야? 피오줌 누며 힘들게 딴 아들 학 위에 똥칠하는 후안무치” 개탄한다.

여자 : ……
남자 : ……

사흘이 멀다고 주제를 바꾸어 싸운다.
지옥이 따로 없다.
공(功)은 내 탓, 과(過)는 네 탓으로 돌리는 한 부부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아니면, 어느 한 쪽이 죽기 전엔.
세상에 이런 독설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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