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현 고려대 교수
지난 주 어떤 모임에서 현재 고사직전인 해운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발표가 있었다. 선박금융공사의 설립 혹은 해운보증기금의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내용의 발표였다. 발표가 끝난 다음 이러한 제도의 설치는 정부의 결정이 있어야하고 그것도 청와대의 결정에 의존하게 된다고 하면서 설득할 수 있는 논리의 개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운산업이 중요하다고 하여도 고용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에 정책당국을 설득하기가 좀처럼 쉽지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평소에 필자는 중앙지 언론에 우리 해운의 중요성을 상시적으로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여왔다. 특히, 보험업계와 비교하여 그렇다. 보험업계는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중앙의 일간지를 통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고 여론에 호소하여 왔다. 특히 보험법 담당교수와 전문가들로 하여금 사정을 설명하고 보험업계에 우호적인 견해를 밝히게 함으로써 좀 더 객관성을 확보하는 현명한 방법을 택하는 것을 보아왔다.

해운산업의 운임을 통한 외화가득이 전체 산업에서 4-5위를 차지한다는 것을 아는 국민들이나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원유, LNG, 곡물등 중요한 원자재를 우리나라 선박들이 실어오지 않으면 국가경제가 돌아가지 않음을 아는 국민들은 얼마되지 않는다.

중앙 일간신문에 전문기자 혹은 전문대기자제도가 있다. 의학전문기자가 의학에 대한 재미있는 기사들, 상식을 넓혀주는 기사를 주기적으로 적어나간다. 건축, 의학, 법률 등이 그 대상이다. 우리 해운이나 해양, 조선에 대하여도 각 언론사에 전문기자를 두어 우리 해운, 해양, 조선, 물류산업의 기사를 주기적으로 싣도록 하자. 중요 사안들이 있을 때에는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교수들이나 연구원의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여 일간지에 해운조선산업을 홍보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의를 환기하는 글을 싣도록 하자.

각 기업이나 학교 정부에는 언론담당부서가 있다. 그 만큼 언론이 각 단체나 산업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해운산업계에는 홍보의 문제를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루어온 것 같다. 해운산업이 중요함에도 항상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홍보의 부족인지 모른다. 해운의 중요성이 널리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고 이것이 선거때의 표로 연결이 될 수 있다면 최고의사결정자들의 입장도 달라질 것이다.

각 개별 선박회사의 홍보도 중요하겠지만, 해운전체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도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선주협회, 해운조합 등이 전담부서를 두어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홍보전을 펼칠 것을 주문한다. 2000년대 중반의 초유 해운호황기에도 해운산업이 얼마나 크게 국민 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는지 우리가 홍보를 하였던가 돌이켜 본다. 그 당시에도 선주협회등에는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해운관련인들의 모임도 중요하지만 우리 산업을 이해하여주고 도와줄 우군을 많이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말하자면 여론형성층을 주기적으로 모시고 해운산업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작업을 하는 것, 예컨대, 법학교수들에게 승선실습을 시켜주거나 방선을 하게 하여 해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각종 세미나등에서도 우리 업계의 인사를 토론자 발표자로 할 것이 아니라 정책당국자등을 폭넓게 초청하여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자.

우리는 기본적으로 해운산업은 경영학, 법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공학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주가 되기 때문에 입법을 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과 연결고리가 기본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의 인식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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