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양창호 인천대 교수
영국선급인 로이즈 레지스터(Lloyd’s Register)사와 키네티큐(QinetiQ)사, 그리고 스트래스클라이드(Strathclyde)대학이 공동으로 지난 2년간 미래 해운산업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Global Marine Trends 2030’라는 보고서로 발표했다. 4월 8일에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산업과 해양관련산업이 20년 후인 2030년까지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할 산업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 해상물동량도 현재 90억 톤에서 190-240억 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2030년까지의 미래 해운산업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이 세 시나리오는 인구증가율, 경제발전, 그리고 자원에 대한 수요라는 핵심지표를 바탕으로, 해상교역규모, 해양력, 해상에너지 부문에 대한 전망을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모두 해운산업은 세계경제 성장에 의해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해양과 그 관련산업은 글로벌 미래에서 가장 역동적인 분야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 투자면에서 미래 가장 중요한 산업이 해운산업과 해상에너지, 해양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첫째는 현상유지 시나리오이다. 향후 20년간 현재의 성장동력이 계속 유지되면서, 경기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나갈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이루어진 예측이다. 위기가 생기면 단기적인 대책을 세워간다는 시나리오로 해운산업의 유연성과 위기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둘째는 자유무역의 진전에 의한 글로벌리제이션의 확산 시나리오이다. 자원의 제약과 환경보전이라는 글로벌 합의 속에 공정한 부의 배분을 추구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함에 따라 경제성장이 가속되고 해운산업이 글로벌리제이션의 확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이다. 셋째는 국가 간, 지역 간 보호주의로의 회귀 시나리오이다. 즉 자국의 이해에 따라 보호주의가 만연하고, 역내교역에 주로 의존함에 따라 낮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시나리오이며, 자연히 해운산업도 글로벌리제이션의 후퇴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보고서는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가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의 세계 인구가 69억 명인데 2030년에는 80억 명에 이를 것이다. 이 인구 중 인도가 18%, 그리고 중국이 17%를 차지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GDP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게 되고 자유무역이 신장되는 시나리오에서 인도는 미국의 80%까지 성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 해상물동량도 아시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 역내교역, 오세아니아와 극동, 극동과 중남미, 극동과 중동간의 교역규모가 가장 큰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가 향후 글로벌 해상물동량의 중심에 있게 된다.

특히 중국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30년에는 원유소비가 현재의 3배인 연간 12억 톤까지 늘어나, 현재 북미의 원유소비량의 절반에 미치고 있던 중국 원유소비가 2030년에는 북미 총 소비보다 3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현재도 세계 1위의 철강소비국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20년 동안 철광석 물동량도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석탄의 60%를 소비해, 2위 인도와 3위 미국에 앞서 세계 1위 석탄 소비국가가 될 것이다. 컨테이너 화물 교역도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그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및 드라이 벌크, 그리고 컨테이너 물동량 면에서 중국은 세계해상교역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해운력도 증강시켜 나갈 것이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상선대의 1/3 이상을 중국이 소유할 것으로 보는 등 세계 해운산업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호주의로 가는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이 EU의 선대규모를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산업의 경우 중국이 선대 증강에 자국조선소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연간 2,800-3,200만 톤(총톤)까지 건조할 것으로 보여 세계 1위 조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는 2010년 시장점유율 34%가 2030년에는 22%까지 하락해 1,500-2,4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공업국인 베트남, 필리핀, 인도, 브라질이 2030년에 최대 1,600만 톤을 건조해 한국은 상황에 따라 이들 신흥공업국에 뒤질 수도 있다. 그리고 중국이 LNG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기술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화물선과 컨테이너선, 그리고 LNG선등은 향후 20년간 선대가 1.8-3배까지 증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유조선 선대는 1.8배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초대형선화도 지속되어 7,600 teu이상 초대형선의 증가세는 이 이하 선형 증가세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10년 컨테이너선 중 48%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선주 비중이 2030년에는 29.5-35.6%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중국선주 비중은 18.3%에서 20.5-27.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선의 건조는 2030년까지 중국과 우리나라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조선에 대해서는 원유 해상물동량이 중동-아시아에서는 늘고 북미, 유럽향은 줄면서 상대적으로 운송거리가 길어져 초대형유조선(VLCC)은 혜택이 되지만 수에즈막스 같은 중형선은 수요감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 원유생산의 절반 이상이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부유식 해상원유생산설비도 2010년의 217개에서 2030년에는 618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해운산업은 리먼 사태 이후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20년 후를 전망한 보고서에서 해운산업을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할 산업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해운산업도 불황극복의 단기대책 뿐 만 아니라, 각 분야별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성장기반을 다져가는 준비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이 세계 최대의 화주국, 해운국, 그리고 조선국이 될 것에 대비해 우리 해운산업과 조선산업, 물류산업은 각각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 조선산업이 중국은 물론 신흥공업국에게까지 뒤질 수 있다는 경고에 대해, 부유식 해상원유생산설비,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기술특화에 대한 장기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상 해상풍력단지도 현재의 100배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큰 해상 에너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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