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박석묵 사장 기자단 간담회
원양벌크 진출 상황 맞으면 언제라도

▲ 흥아해운 박석묵 사장

흥아해운의 박석묵 사장이 취임후 1개월여만인 지난 4월 26일 해운통합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경영실적 호조와 새로운 신조선 발주 등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흥아해운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박석묵 사장은 상당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듯 했다.오랜기간 관리부문의 일을 해왔기 때문에 조금 깐깐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온화한 이미지에 친근감이 넘쳤다.때때로 유머러스한 말도 한마디씩 하여 기자들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제가 흥아해운에 들어온지 36년인데 1970년대 한 3년동안만 해운이 좋았고 그 이후는 계속해서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더구나 저희들은 오랜기간 법정관리를 해왔던 탓에 우리 뜻대로 경영을 할 수 없었고, 그런 사이 우리보다 앞서 나가는 회사들을 보면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 보고 대표이사 사장을 하라고 하셨을 때, ‘경영일선에서 하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오늘의 어려운 환경을 잘 극복해 나가보라는 뜻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52년 전통의 해운회사, 최초로 근해선사이면서 선주협회 회장을 배출한 회사인 흥아해운의 새로운 사령탑 박석묵 사장은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새로운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대전환기에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았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았다. 조용조용한 말투로 때로는 유머를 섞어가며 말해 설명을 듣는 기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흥아해운은 최근 들어 날개를 단 것 같아 보인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에 경영상황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54억원 당기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도 이런 경영의 호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흥아해운의 이윤재 회장이 한국선주협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 위상은 이제 중소형선사를 넘어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런 추세라면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얼마전 1100teu급 1척과 1000teu급 4척 등 모두 5척의 에코 컨테이너선 신조발주를 결정하여 업계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따라서 박석묵 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오히려 새로운 트랜드에 부응하는 변화를 주도하는 ‘공격수’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들은 박사장이 어떤 점에 치중하여 경영을 할 것인가가 궁금했다.

“지금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안정을 기반으로 하여 성장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완급을 조절해 나가겠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로는 흥아해운이 가지고 있는 장점, 독특한 문화, 불굴의 정신력, 강력한 단결력과 같은 장점들을 재조명하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신문화로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세련되고 더 글로벌적으로 날씬하게 가기 위해서는 전략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집단지성에 의한 문화’라고 표현합니다. 1인 독단의 결정을 지양하고 다양한 지식과 전문화된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흥아해운은 이러한 새로운 문화 창출을 위해 4월 27일, 28일 임직원들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한다는 사실도 박 사장이 털어놓았다. 박사장은 또한 ‘소통’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자신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항상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랑이 바탕되지 않는 소통은 ’빈껍데기 소통‘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사장은 흥아 직원들은 모름지기 “자신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회사를 사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은 흥아해운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가 궁금했다. 특히 과거에 원양항로에 벌크선을 운항했던 경험이 있는 흥아이니만큼 다시 세계 무대로 나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석묵 사장은 이점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저희는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여 함부로 답변을 못하는 점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컨테이너선 신조에 관한 것도 아직 계약을 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5월말 이후에 정확한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저희가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호주항로와 중동항로 서비스를 했었는데 진출하는 시점이 좋지를 않아서 일찍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호주항로의 경우는 2008년도에 한진해운의 리드로 진출했지만 시황도 좋지 않은데다가, 다른 항로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는 독자항로라는 것이 밝혀져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항로 확장에 대해서는 늘 시각을 열어놓고 보고 있습니다. 시황이 안 따라주니까 못하는 것 뿐입니다. 특히 벌크선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에 대형벌크선 3척을 원양항로를 운영한 경험이 있고 저희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은행권에서 어프로치 해 올 것이고 찬스가 온다면 과감하게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기자들이 인터뷰를 한 흥아해운 강동 사무실의 사장실에는 “人類 속의 興亞海運‘이라는 경영 목표가 액자에 담겨져 걸려 있었다. 한 기자가 그 것을 가르키며 어떤 뜻이 있는 것인가를 물었다. 박석묵 사장은 이를 설명하면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을 썼다.

“‘흥아 인더 월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 이윤재 회장님께서 천성이 ‘厚德財物’과 같으신데 그것을 잘 표현하여 우리에게 내려주신 말씀입니다. 우리 창업주의 훌륭한 정신에서부터 내려오는 흥아의 역사를 잘 조율하시어 만들어 낸 구호라는 생각입니다. 기업은 1차적으로 건강한 직원들의 생업터전이지만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에 헌신하며, 세계적으로도 도움을 주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만 올바른 기업입니다. 그러한 사회적 역할을 하자고 강조하신 내용입니다. 회장님께서 노구에도 선주협회 회장을 맡으셔서 여기저기 열심히 다니시는 것도 사회에 대한 봉사를 몸소 실천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석묵(朴碩黙) 대표이사 약력> 

△1954년생 △‘73년 부산상고 졸업 △’77년 흥아해운 입사 △ ‘84년 동아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86년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02년 흥아해운 전무이사 △’08년 흥아해운 부사장 △‘13년 3월 흥아해운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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