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양창호 인천대 교수
해양산업은 미래 우리 후손들의 먹거리가 될 성장동력산업이다. 우리를 둘러싼 미래 해양산업의 모습은 해저자원 개발이 활성화, 해양과학기술의 발전, 해양플랜트의 수출산업화 가속화, 북극해항로 개설과 대륙철도연결로 세계 해상운송 및 복합운송의 중심지 부상 가능성 , 전용선, 대형선 및 친환경선박, 해상부유시설 등으로 조선산업 활력 지속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해양자원 개발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탐사 및 시추 기술의 발전으로 해양자원 개발이 심해까지 확대되어 2010년 기준 8.5%인 심해유전 생산비중이 2025년에는 전체 원유생산량의 13%까지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해양플랜트 시장도 성장하여 2010년에 1,450억 달러 규모 시장에서 2020년에는 3,275억 달러, 그리고 2030년에는 5,040억 달러까지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산업이다. 따라서 해양자원개발, 해양플랜트, 조선 등 해양산업분야의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월 8일 국회에서 이헌승, 주영순 의원이 주최한 해양전문인력 양성확대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3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향후 20년간 해양산업 및 해운산업은 투자, 고용이 가장 활력이 넘치는 산업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해양 고급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부터, 관련 교육프로그램 확대, 그리고 해당 대학 정원확대의 필요성 등이 논의되었다. 특히 해양산업은 해양자원, 조선, 해운 등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하는 분야로 해상 유경험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인력부족은 공급과 수요 양쪽 측면에서 모두 보아야 한다. 보통 해양분야의 실력을 갖춘 우수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할 때 이는 인재양성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시급한 일은 인력양성의 수요를 살펴보아야 한다.

토론회에서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정영섭 회장이 제기한 해기사 수요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항선의 경우 척당 9명의 해기사와 육상근무 해기사도 척당 10명 등 척당 총 19여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적선대가 1,000척이 추가로 늘어나면 1만 9천명의 해기사가 더 필요한 것이다. 로이드 레지스터 등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향후 20년 후 세계 선대는 최소 2배 이상 최대 3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보아도 20년 후 1,000척 이상은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내항선도 향후 10-20년 내 현재 2,100척에 1,000여척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항선은 척당 해기사가 약 3.5명 소요되므로 약 3,500명 정도의 해기사가 필요하다. 여기에 해외선박 2-3,000여척을 선박관리 목표로 하고 있어, 최소 1천척이 늘어난다 해도 여기에 소요되는 해기사가 또 9천여명이다.

따라서 향후 20년 후에 이루어질 상황이라고 해도 해기사 추가 수요는 총 31,000명이 된다. 여기에 현재 활동 중인 해기사는 승선인원 8,000여명과 육상근무 인원 9,000명 등 총 1만 7천명이다. 사업체 평균 이직율 4.7%에 정년을 감안해 년간 5%씩 감소한다 하면 2030년에는 2,000여명 밖에 남지 않고 1만 5천여명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향후 20년간 양성해야 할 총 해기사 수는 약 46,000여명이 된다. 5년간의 교육기간을 빼고 보면 향후 15년간 해기사를 매년 약 3,000명씩 양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해기전문인력 학과정원은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정원 360명과 목포해양대학교 390명 등 총 750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향후 해기사 수요에 충족할 수 있도록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원을 750명에서 3,00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동안 해기사 부족문제에 대한 산업계나, 일반의 생각은 인력이 부족하면 해외에서 수입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박량 증가로 세계적으로도 해기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공급부족 상태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BIMCO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전세계 해기사 부족 인원은 약 3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해기사를 수입하는 일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사실은 해기사 직업은 연봉 10만달러 이상을 받는 고소득 직업이라는 점이다. 이런 고급 고용기회를 우리가 인력양성을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해외 해기사에게 넘겨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해양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대두되면서 해양인재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해양국, 교육부, 과학기술부, 농업부, 중국과학원 5개 기관은 공동으로 ‘중장기 해양인재 육성계획을 수립하였다. 이 전략은 2011~2020년 10년간 해양인재 육성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재양성목표도 제시하고 있는데, 해양인재를 2010년 200만명에서 2020년까지 400만명으로 확충한다는 것이다.

산업 내 젊은 층의 인구가 많아야 창의성이나, 혁신을 기할 수 있다고 한다. 젊은 세대 중에서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업가나 혁신가들이 나타나가 때문이다. 특히 산업의 경쟁력은 여러 가지로 보완해 나갈 수 있지만, 인력부족에 의한 경쟁력 약화는 복구가 불가능하다. 영국과 일본의 조선산업이 쇠퇴한 근본적인 이유는 조선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인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즉 해양산업에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 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하는 것이다.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이상의 공급적인 측면외에도 수요산업측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해양 산업분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대학진학자나 졸업자들이 해양산업의 임금수준, 장래전망, 산업의 수익성 등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도 수익성을 제고하여 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해양산업에 대한 인식제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협회, 단체들의 홍보활동일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승선하고 있는 해기사의 장기승선을 유도할 수 있는 복지, 선원공제 등 각종 유인책도 함께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해기사들이 의무승선기간 3년 이후 5년까지 대부분 하선하고 잇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적어도 10여 이상 승선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나 제도적인 개선이 함께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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