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인천대 양창호 교수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통행 선박의 대형화가 추진되고 있다. 현재 파나마운하의 통행 가능 선박은 선폭 32.3미터, 흘수 12미터이다. 운하확장 공사로 통행가능 선박은 폭 49미터, 흘수 15미터까지 확대된다. 당초 파나마운하 확장공사는 운하개통 100주년이 되는 2014년 말 확장완공을 목표로 하였으나,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진척 지연으로 완공은 2015년 상반기까지 늦어질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컨테이너선은 대형화가 현저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고, 이밖에 벌크선 및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통행 가능한 대상 선박이 증가하기 때문에 수송효율의 향상과 해상물류의 변화 등이 예상된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기존의 파나마운하로는 파나막스급으로 불리는 폭 32m 이하의 4500teu 컨테이너선이 최대 통행가능 선박이었으나 최대 1만 2000eu급 선박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다. 파나마 운하 확장은 해운시장이 북미서안에서 북미동안까지는 물론 중남미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확장 공사가 완공되면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미 걸프 및 남미 동안에서 아시아 지역에 곡물을 수송하는 벌크선의 선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은 기존 운하의 경우 6만~8만dwt(재화중량톤) 파나막스급 선박의 통행이 가능했지만 확장 후에는 8만~12만dwt 크기의 케이프사이즈 선박통행도 가능해진다.

자동차운반선(PCTC)도 대형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선폭 32.3미터에 묶여 있던 자동차운반선도 파나마운하 확장 후 현재의 주력 선형 6000~6400대적 선형보다 선폭이 35미터 이상인 7000대 이상 적재 광폭 선박으로 옮겨 가고 있다. 2012년에 유코카캐리어스가 완성차 적재대수 7400대 규모의 자동차운반선 2척을 발주하였고 현대글로비스도 적재 대수 7300대의 자동차운반선 3척을 발주했다.

또한 SK해운과 일본의 마루베니사는 미국 셰일가스 수송용으로는 최초의 LNG 전용선을 건조하는데, 신조선은 파나마운하 확장 후의 폭 49미터에 대응한 선형으로, 적재효율이 높은 멤브레인형 탱크 용량 18만㎥의 운하통과 최대 LNG선 선형이다. 이 선박은 미국에서 2017년 이후 본격화될 미국의 셰일가스의 수출에 대응한 것이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주로 미 걸프만에서 수출되기 때문에 파나마운하를 통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통행선박 대형화와 함께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아시아-북미항로의 컨테이너 해상물류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가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아시아-북미동안 전 구간 해상운송서비스(All water service)가 좀 더 빠르고 수송효율이 높게 개선되어 기존의 아시아-북미서안-철송(이단적열차 : DST)서비스를 어느 정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컨테이너선의 경우 아시아-북미동안서비스가 기존의 아시아-북미서안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대체하기에는 여러 가지 장벽이 놓여있다.

첫째는 전 구간 해상운송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북미서안-이단적열차로 운송하는 서비스에 비해 운송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이다. 고유가 시대 선박이 저속운항(slow steaming)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업체들은 고가의 시간에 민감한 화물은 미 서안 서비스를 선호할 것이고, 미 동안 전 구간 해상운송 서비스는 운송시간에 민감하지 않는 저가 화물운송에 주로 이용될 전망이다.

두 번째는 그동안 북미 이단적 열차가 북미서안을 기점으로 투자가 되어 왔기 때문에 해상운송으로 북미동안 서비스가 항만까지 이루어진 후 철도나 고속도로를 통한 화물수송 인프라의 수송능력이나 네트워크 효율성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부동산 투자 및 자문회사인 존스 랑 라살(Jones Lang LaSalle)사는 전 구간 해상운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북미서안 서비스에 비해 늘어나는 운송시간 만큼 재고를 늘려야 하고, 결국 항만근처에 창고나 보관 장소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 번째는 최근 파나마운하 확장계획에도 불구하고 수에즈운하를 통한 아시아-북미동안서비스에 초대형선을 투입하는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다. 그 원인은 유럽항로에서 남아도는 8000~9000teu 급 선박을 활용하자는 의도이고, 또한 기존의 아시아-북미동안서비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은 머스크와 G6 얼라이언스가 동남아시아-수에즈운하-북미동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CEO인 소렌 스코우는 8000~9000teu급 선박 30~40척이 2013~2014년중 수에즈운하를 통한 북미동안항로에 전배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네 번째는 운하통행료 인상이다. 파나마운하 관리청(ACP)은 대형선에 대해 2012년 10월에 이어 금년 10월에도 운하 통행료를 인상해 총 15% 올릴 방침이다. 이에 앞서 소형선은 작년 10월부터 선박길이에 따라 낮게는 60%에서 높게는 113%까지 인상한 바 있다. 4700teu 컨테이너선의 경우 2003년 통행료는 1척당 13만 달러 정도였던 것이 2012년에는 40만 달러까지 지난 10년간 약 3배 가까이 급증하였다. 물론 이것은 갑문을 통행하는 요금이며, 예인선 및 갑문 통행 예약비용 등은 추가로 부담해야한다.

파나마운하 통행료는 현재 teu를 기반으로 하는 컨테이너선과 파나마 톤을 기준으로 하는 비 컨테이너선의 두 종류 요금체계로 되어 있다. 그러나 확장 후에는 이를 세분하여, 컨테이너선, 자동차전용선, LNG선, 유조선, 드라이 벌크선 등 선종별로 세분화하여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어떤 선종에 얼마나 통행료를 부과할 것인가는 아직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지금보다 오를 것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통행가능 선박이 크게 증가하여 수송효율이 증가하고 해상물류가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는 장점이 기대된다. 그러나 기존의 북미서안-철송 서비스의 수송효율을 넘어설 수 있는지, 그리고 운하확장으로 새롭게 도입되는 요금체계 변화에 따라 파나마운하 당국이 생각하는 만큼의 선박통행량이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파나마운하 확장, 수에즈운하 이용 아시아-북미동안항로 개설, 통행료 인상 등에 따른 세계해상물류의 변화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또한 북미 수입 곡물선의 대형화, 자동차선 및 LNG선의 대형화에 따른 항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인천항 등 관련항만은 차질 없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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