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인천대 양창호 교수
영국선급인 로이즈 레지스터(Lloyd’s Register)사와 키네티큐(QinetiQ)사, 그리고 스트래스클라이드(Strathclyde)대학이 공동으로 발표한 ‘Global Marine Trends 2030’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후 중국은 해상물동량 점유율, 선박소유 비중, 그리고 조선산업 규모 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의 중국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해운 및 조선산업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아랍 국가들의 민주화 사회변화, 그리고 유럽의 국가부채문제에 이르면서 세계는 강대국들조차도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이 강력한 변화의 힘은 인구, 기술, 자본의 이동, 글로벌 제조 같은 최선의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힘이다. 해운이나 조선은 물론 어느 기업, 산업도 이와 같은 막강한 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세계최대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20년 후에는 이 강력한 변화의 힘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인구와 경제력부문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가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세계해운 및 조선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가 향후 글로벌 해상물동량의 중심에 있게 되고 그 핵심이 중국이다.

우선 중국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세계 1위의 철강소비국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도시화와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철광석 수요가 계속 증가해, 향후 20년 동안 철광석 물동량도 중국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국에서 철광석을 생산하고 있으나, 2010년 기준으로 자국산 철광석은 전체수요의 34%에 그치고 있다. 석탄물동량은 철광석에 이어 드라이 벌크 화물을 구성하는 2대 화물이다. 중국은 전 세계 석탄의 60%를 소비하여, 2위 인도와 3위 미국에 앞서 세계 1위 석탄 소비국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향후 중국 내륙지역에서 생산하는 석탄생산 및 수송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중국의 석탄 해상수입수요는 낮아질 수 있다.

현재 북미의 원유소비량의 절반에 미치고 있던 중국 원유소비가, 2030년에는 현재의 3배인 연간 12억 톤까지 늘어나, 북미 총 소비를 35%나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미와 일본의 원유수입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중국의 수입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화물 교역도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그 선도국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양과 아시아 태평양수역이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의 중심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20년 후 이와 같은 세계해상교역의 중심지가 될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해운력도 증강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상선대의 1/4을 중국이 소유할 것으로 보는 등 세계 해운산업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EU의 선대규모를 추월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상선대 중 중국 소유비중이 15%이지만 2030년에는 이 비중이 19-24%까지 높아져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선대소유 증가세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현재 많은 선대를 소유하고 있는 유럽, 그리스, 일본의 소유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컨테이너선 중 48%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선주 비중이 2030년에는 29.5-35.6%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중국선주 비중은 18.3%에서 20.5-27.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유럽의 유조선 소유비중이 2010년의 41%에서 2030년에는 27-34%로 하락하는 반면, 중국의 유조선 선대 소유는 같은 기간 7.6%에서 10-1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드라이 벌크선의 경우도 중국은 같은 기간 22%에서 26-31%까지 소유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드라이 벌크 선대 소유 최대국가인 유럽과 일본은 각각 16%에서 12-15%로, 그리고 12%에서 5.6-6.7%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 현재의 선박 인도량 규모가 2030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신조선 시장규모는 안정적이라 할 수 있으나, 국별로 신조선 물동량은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20년 후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조선국가가 세계 조선시장의 구조를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선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중국 등에 잃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장 시장점유율이 2010년의 34%에서 2030년에는 22%로, 일본은 21%에서 9-10%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선대 증강에 자국조선소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연간 2,800-3,200만 톤(총톤)까지 건조할 것으로 보여 세계 1위 조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는 2030년 신조선 건조량이 1,500-2,4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 조선국들이 2030년에 최대 1,600만 톤을 건조하여 한국은 상황에 따라 이들 국가들에 뒤질 수도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하주국, 해운국, 조선국이 될 것에 대비해 우리 해운산업과 조선산업, 물류산업은 각각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하주국으로 성장하면, 인접해 있는 우리의 해상운송 및 항만, 그리고 물류산업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이 세계 최대의 선대를 보유한 해운국으로 성장하면서, 우리 해운산업은 중국 국영해운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해운력 중 유조선, 철강 등 일부는 하주와 연계된 자가운송사(industrial carrier)화 할 가능성이 크다. 원유의 경우 자국적선 원유 수송량 비중을 60%이상 유지하는 원유 안보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미래 우리에게 기회이면서 동시에 경쟁산업이 되는 위협이 될 수가 있다.

중국의 관련 산업 부상에 따른 위협에 대처해 나가는 일은 경쟁력을 높이는 일밖에는 없다. 우리나라는 해운과 조선, 그리고 철강산업 강국이지만 각 산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이 매우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선산업, 해운산업, 제철산업 등은 전후방 산업의 관계로 서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들 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유기적인 경쟁력 강화전략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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