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MI 김경신 전문연구원

▲ KMI 김경신 박사
일본, 위성활용해 해양주도권 경쟁
해양-위성 융‧복합분야 개발해야

일본이 최근 위성 9기를 발사해 24시간 해양감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해 주변국을 긴장 시키고 있고 중국도 3기의 해양위성을 운용하고 있고 2020년까지 추가로 해양위성 8기를 쏟아 올릴 계획이다. 일본과 중국이 이처럼 해양 분야에 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정책연구실 김경신 전문연구원은 앞으로 해양과 위성의 융합 여부가 국가 해양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우리나라가 비록 단기간내 해양위성을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는 못하겠지만 해양분야에서 위성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나가는 노력들을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해양분야 위성 활용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일본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함께 위성 강국이다. 일본이 해양분야에서 위성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은 2007년 해양기본법 제정과 통합해양정책본부 신설 이후 본격화됐다고 판단된다.

지난해 9월에 해양조사선 미라이호와 관측 위성인 시즈쿠를 활용해 북극 항해를 대비한 운항 실증 자료를 획득했고 올해 3월에는 일본과 미국의 위성 활용에 관한 공동 성명도 발표했다. 이는 위성을 활용해 북한과 중국의 함선을 감시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미국, 유럽과 함께 위성을 활용해 항해 안전과 해양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C-SIGMA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북극항로 뿐만 아니라 해양 감시, 해양기인 재난 대응, 해양환경 감시, 해양영토 관리, 해양에너지 자원 탐사, 해양과 우주 산업 분야 상호 기술 활용 등 여러 방면에서 위성과 해양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이 24시간 해양감시체제 구축하겠다는 발표도 전체적으로 해양분야 위성 활용 전략이 실행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C-SIGMA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C-SIGMA는 미국이 제창해 유럽과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는 ‘위성 기반 해양감시 체계’다. 넓은 바다를 한 국가가 관할하기 보다는 위성을 보유한 여러 국가들이 협력해 해적으로부터의 항해 안전을 비롯해 해상 안보, 해난 구조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일본 해양분야 위성활용 전략이 구체적이고 장기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 같다.
=일본은 해양과 위성의 융‧복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제도 기반을 이미 구축했다. 2009년에 발표된 제1차 우주기본계획에 해양 관련 과제가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어 졌고 올해 발표된 제2차 해양기본계획에도 위성 분야가 새롭게 추가됐다. 우주와 해양이 순환 발전되는 구조다.

-제2차 해양기본계획에 위성분야가 새롭게 추가됐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나?
=우선 북극 항해 실증 실험에 위성을 활용한다는 전략이 있다. 위성의 리모트 센싱 기술을 활용해서 해양환경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도서의 저조선 보전을 위해 위성 영상을 활용한다는 전략도 제시돼 있다. 그리고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 안보 측면에서 위성을 활용한다는 방침도 포함돼 있다.

일본은 해양 전분야로 위성 활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다. 최종 목표는 위성, 해양장비, 항공 등이 통합적으로 구현되는 ‘ALL 해양관리 체제’를 통해 해양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양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도 위성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02년 처음으로 해양위성을 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3개의 해양관련 위성을 발사했고 2020년까지 추가로 8기의 해양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의 GPS, 유럽의 Galileo, 러시아의 GLONASS에 해당하는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두(北斗)’ 구축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양분야에서 위성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고 우리가 취해야할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해양분야에서 위성 활용도가 높지 않다. 위성 정보를 기존 해양 체제에 활용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만 보더라도, 위성 산업에 해양기술을 활용하거나 위성 정보를 해양산업에 이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해양안보의 핵심 역할로 위성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북극 항해를 하려면 위성 정보가 필수적인데, 일본은 이미 독자 위성을 활용해서 항해 실증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멀지 않은 시기에 한 국가의 해양력은 위성과의 융합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간에 해양 위성을 필요한 만큼 쏘아 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해양 분야에 위성이 활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 위성 계획에서 해양의 지위를 높여가는 것, 해양과 위성의 융‧복합 분야를 발굴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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