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일동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이사장

 

지난 6월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제2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일동 이사장은 취임직후 곧바로 전국 지부와 조합원사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현장 밀착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목포해양대학교 출신으로 인천항에서 오랫동안 예선사업을 영위해오면서 해운업과 예선업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꿰고 있는 김 이사장은 전국 각항만별 예선업 특성과 제도 등을 분석해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예선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조합이 노사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각항만에 안정적으로 예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그동안 검토해왔지만 실행되지 못했던 공동구매사업을 활성화시키기위해 희망 조합원사들을 대상으로 석유류 등 필요한 물품부터 공동구매를 시작해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은 김일동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취임 소감과 앞으로 조합 운영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먼저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저를 조합 이사장으로 선출해 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몇 년 째 지속되고 있는 극심한 해운 경기 불황으로 우리 예선업계도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사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현재 해운‧항만업계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항만 예선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의 권익보호, 중앙조합의 위상 강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해 나갈 생각입니다.

-장갑순 전이사장님의 조합 운영에 대해 평가해 주시고 김 이사장님께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선협회를 거쳐 무려 15년 동안 예선업계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전임 장갑순 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 이사장님은 2002년에 협회를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출범시켜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입, 세제 혜택과 함께 조합원 권익보호, 공동 구매사업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셨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여건상 공동구매사업이 지지부진한데, 앞으로 석유류 등 공동구매가 가능한 분야부터 참여를 희망하는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시행해 볼 계획입니다.

-예선 선원의 법적지위 문제가 안정되면서 노조와의 갈등도 진정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지난 2009년에 부산․울산․마산항 항만예선 선원노조가 설립됨과 동시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동시 파업을 벌였습니다. 당시 우리 조합은 정부와 긴밀하게 대처해 파업이 발생한 항만에 인천항 등 타지역에서 신속하게 예선을 지원함으로써 항만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는 간신이 넘길 수 있었습니다.

당시 노조의 주된 요구사항은 선원법과 근로기준법 이중 적용에 따른 혼란과 임금 인상 등이었습니다. 지금은 선원 지위에 관한 적용 법령상 문제점은 완전히 해소됐고 조합원사들도 소속 선원 복지 향상을 위해 학자금이나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앙조합 차원에서도 선원복지 향상을 위해 우수 직원들을 선발해서 매년 1회씩 해외 시찰 여행을 실시하고, 문화적 측면에서 일선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공모전을 연 1회 개최해 포상하는 등 노사간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합은 노사간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가교 역할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예선업계의 최대 이슈는 자유계약제와 이에 따른 과당경쟁 문제로 알고 있습니다.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예선요율을 지켜내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하도 생각되는데…
=이사장에 취임하고 나서 제일 먼저 각 지부와 조합원사들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7월 23일 포항항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항만에 있는 조합원사들을 일일이 방문해 보니 각 항만별 특성에 따라 공동배선제나 자유계약제, 혹은 두 가지 제도를 적절히 병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유계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 여수항이 자유계약제의 대표 항만으로 과당경쟁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만 서로 경쟁하면서 지킬 것은 지키고 있어 시장질서는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어느 방식이든 각 항만별로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착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일부 자유계약제 항만의 경우 선사나 대리점의 예선사용료 지급 지연 및 무리한 할인을 요구하고 있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공동배선제 항만의 경우도 모든 회원사가 만족하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든 조합원사간 예선사용료 할인이나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출혈 경쟁은 우리 스스로가 지양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합은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보다 합리적인 예선제도의 정착을 위해 연구 용역을 시행코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고 선원 임금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예선요율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향후 요금인상 방침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굴지의 국적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좌초될 정도로 국내 해운시장은 장기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해운 경기의 장기적인 불황은 당연히 우리 예선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해운업계와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상승하고 있어 머지않아 해운 경기가 정상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됩니다만 우리조합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당분간 예선사용료 인상은 자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해운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판단되면 중앙예선운영협의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예선사용료 조정을 추진하겠습니다.

-그동안 조합의 국제교류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그동안 일본 예선 단체와 격년제로 양국을 오가며 9차례에 걸쳐 교류를 가져왔습니다. 1990년에 부산항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우리가 5번 일본이 4번 개최해 양국간 예선업체 단체간 교류가 활발히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다 2008년 일본에서 개최될 10회 양국 교류회가 일본측 사정에 따라 열리지 못하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일본과 교류를 재개하고 중국측과도 교류를 맺는 방안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임 이사장께서 협동조합을 공제조합으로 변모시키려고 하셨습니다. 공동구매, 공동수리는 물론이고 아예 예선을 통합운영하는 방안까지 생각했습니다. 김 이사장님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전임 장갑순 이사장님은 2002년 조합으로 재출범 이후 석유류, 공제보험, 기타 선용품 등을 우리 조합에서 공동구매해 조합원사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여러모로 검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조합원사의 연간 매출 규모가 공동구매를 충족할 만한 정도가 되지 못해 보류 중 입니다만, 앞으로 조합 설립 목적이기도 한 공동구매 등 수익사업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선업체 통합 운영에 관해서는 전임 이사장님께서 한 동안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선의 통합운영은 1개사에 의한 독점시장이 될 수밖에 없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나 해운업계에 건의하거나 부탁하실 말씀이 있다면?
=예선업은 항만법에 따라 항만별 허가제로 운영돼오다 1995년 1월부터 등록제로 전환됐습니다. 등록제 전환 이후 많은 업체가 난립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과당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과당경쟁은 덤핑과 리베이트 등을 발생시키고 저가계약에 따른 수입 감소는 노후 예선 대체 지연으로 이어져 결국 예선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한 입출항 선박의 원활한 지원이나 항만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예선업의 건전한 발전과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무분별한 등록을 막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선업은 항만 안에서 공공성이 강한 사업임을 고려해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부탁하고 싶습니다.

한편 일부 외국적 중소형 선사나 지방대리점은 고의적으로 예선사용료를 체납하거나 아예 고의 부도 등을 통해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의적으로 예선사용료 납부를 지연하거나 아예 납부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우리업계는 자구책으로 예선 지원을 거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불미스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생활 신조나 좌우명을 무엇이며 좋아하는 스포츠, 여가활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생활신조가 있다면 평범한 말이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 하자(每事盡善)’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비록 대단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운동은 골프인데 비즈니스나 대인 관계 유지 등을 위해 주 2회 정도는 필드에 나갑니다. 그리고 틈이 나면 대형바이크동호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가끔씩은 스킨스쿠버 다이빙 여행도 즐기고 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은 즐거운 레포츠고 바닷 속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다양한 여가 활동으로 여러 사람과 교류하면서 생활에서 활력과 여유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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