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분야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어"

"불황에도 꾸준한 흑자 탁월한 경영능력"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킨다"는 경영방침하에 굳건하게 가스‧케미칼 등 특수화물 수송의 한우물만 파온 선사 KSS해운. 상장이전부터 12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독보적인 존재 KSS해운의 윤장희 사장이 201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상을 받게 됐다. 해운대불황을 극복해냈을 뿐만 아니라 꾸준히 성장하는 선사를 만든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KSS해운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우리해운업계가 엄청난 어려움에 빠지기 시작한 2009년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매년 꾸준히 상당폭의 흑자를 기록해 모두의 부러움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본지는 올해초 ‘해운 빙하시대’라는 기획물을 연재하면서 해운대불황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모범적인 선사로 KSS해운을 지목하고, 무엇이 KSS해운을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인가를 분석한 바 있다.

KSS해운이 ‘해운 빙하시대’에도 연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는 이유는 첫째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니치마켓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고, 두 번째 하주(고객)가 요구하는 바를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전문경영인이 책임 경영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도 오늘의 성공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타의 국적선사들, 그 중에서도 특히 원양벌크선사들은 이 같은 세가지 성공요인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 26일 기자는 올해의 인물 수상소식을 전하고 인터뷰하기 위해 윤장희 사장을 찾아갔다. 윤장희 사장은 “뭐 잘한 것도 없는데 상까지 받게 돼 부끄럽다”며 “우리는 정도를 지키며 열심히 한우물만 팠을 뿐인데, 대단한 것처럼 비쳐져서는 안 되며, 이 공은 모두 우리 직원들, 특히 해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할 말이 별로 없다던 윤장희 사장은 두가지점을 강조하면서 이것만은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 첫 번째가 “선원들에게 제대로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선원들 배 태워 놓고 우리는 지켜보면서 그 것을 가지고 벌어먹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선원들의봉급을 올려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더 못해줘서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윤장희 사장은 해상직원들의 노고 덕분에 육상직원들은 거기에 기생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KSS해운은 이렇게 선원들에게 진심을 다하기 때문에 창사 이래 노사분규가 단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KSS해운은 또한 선원들에게 김장보너스와 금연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윤장희 사장이 두 번째로 강조한 것은 “해운업계 모두가 제발 자기가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전념해 달라”는 당부사항이었다.

“중국집이 잘된다고 돈가스집, 국밥집하던 사람이 모두 자장면 만들겠다고 난리친다면 모두 함께 망하는 것입니다. 꾸준히 국밥집을 하면 언젠가는 단골고객도 생기고 손님이 늘어날 텐데, 남의 것을 탐하다 망하는 것입니다. 우리 해운업계도 이제 드라이벌크는 재미없고 탱커가 괜찮다 하니까 우후죽순격으로 탱커 서비스 업체가 생기는데 이런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정부당국도 외항운송사업등록제도를 보완해 과당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장희 사장은 회사 설립 초창기에 ‘동해조선’을 시작해 엄청난 손해를 보고 그만 둔 것과 일우해운의 냉동선을 인수했다가 손해가 엄청나서 할 수 없이 정리했던 얘기 등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KSS해운이 그렇게 ‘딴길’에 눈돌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한국 최고, 최대 선사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윤장희 사장은 ‘별난 사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한 회사에 40년씩이나 있으면서 65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으니 친구들이 참 별난사람이라고 부른다. 학창시절 1등을 많이해 봐서 “상이라면 지겹다”는 말까지 했다. 천재들이나 간다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으로 작은 선박회사에 와서 끈질기게 한 우물만을 파서 신입사원 때 사장이 되겠다던 포부를 실천했다. 중학교 졸업식 때 남들이 모두 자장면 먹으러 갈 때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남들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독특한 생각,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이러한 윤장희 사장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회사의 제도를 바꾸기도 했다. 해상직원들의 당직제도를 사고가 많이 나는 취약시간(새벽녘)에 경험이 풍부한 1등 항해사가 당직을 서도록 바꾼 것도 바로 윤장희 사장이었다.

윤장희 사장은 유니크한 사람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낙천적인 성격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일하는 것을 즐기지만 잘 놀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경영자의 이런 여유로운 마음 상태가 회사를 ‘재미있는 회사’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윤장희 사장에게 상복이 따르는 한해다. 한국해운신문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뿐만 아니라 지난 10월에는‘경실련’으로부터 비제조서비스업부문의 ‘좋은 기업상’을 받았다.

윤장희 사장은 미리 보내준 서면질의에도 충실하게 답변서를 보내왔다. 그 질의 응답내용을 요약해 옮기면 다음과 같다.

- KSS해운의 올해 경영실적에 대해서 자세히 (매출, 순익, 영업이익 등등) 설명해 주시고 좋은 실적을 올리게 된 원인을 자체 분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사는 2013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887억원, 영업이익 143억원, 순이익 174억원을 달성하였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6%, 22%, 92% 증가한 수준의 실적 증가를 이루었습니다. 4분기도 호조세를 이어가 양호한 실적이 예상됩니다. 매출액은 중장기 선박 확보계획을 토대로 기 발주된 암모니아 전용선의 인도와 VLGC(Very Large Gas Carrier) Spot 시장의 호조, 케미컬선대의 운임 상승 및 운항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선대운영을 통해 증가하였습니다. 영업이익의 경우도 운항선박 증가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료유가 하락 및 연료유 소모량 감소를 위한 경제속도 운항 등의 지속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실적 달성하였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장기운송계약과 안전운항과 비용절감을 위한 해륙상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SS해운은 2008년 이후 한국의 모든 선사들이 해운불황의 늪에서 헤맬 때에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여타의 국적선사들과 비교할 때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사는 2013년을 저성장 장기침체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내실을 다지는 것으로 경영방침을 확정하였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객만족, 환경보호 및 내부역량 강화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상세 내용으로는 타사와의 차별화된 운송 서비스, 고품질의 선박 관리, 내·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적극적 소통 및 윤리경영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하고 있으며, 유류 절감 및 에너지 절약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해상오염 방지를 통해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의 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원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 제고 및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상시 관리 체제를 통한 내부 역량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KSS해운이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대형 하주들과의 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으 판단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하주들과의 관계를 견고하게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킨다는 KSS해운만의 원칙이 있습니다. 하주의 화물을 저렴한 운임으로 안전하게 운송해 주기를 원하고 선주는 적정이익이 포함된 운임을 원합니다. 시황이 급변한다하여 하주에게 추가 보상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2006~2007년 해운 호황기 벌크선사의 어마어마한 이익을 내 던 시기 적정이윤으로 하주와 함께 하며, 상호 신뢰를 구축하여 왔습니다. 단기 이익에 현혹되어 신뢰를 잃는 회사가 되지 말자는 것입니다. 하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믿음을 주려고 하고 있고, 그것을 발판으로 오랜 기간 동반자 관계를 가져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KSS해운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특히 향후 업종다각화 계획이나 선대 확보 계획, 서비스 강화 계획 등에 대해더 말씀해 주십시오.

=2008년 이후 해운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셰일가스 붐에 힘입은 LPG수송 수요증가는 당사의 주력선대인 VLG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사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우량하주와의 장기계약아래, 2014년 1월과 9월에 84,000cbm규모의 VLGC 2척을 인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추가로 VLGC를 포함한 선대 확충을 추진중입니다. 또한 일부 국내선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LNG 수송사업에의 진출 가능성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 내년 벌크선 해운시황, 특히 관련이 있으신 탱커, 케미칼의 시황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2014년은 미국 경기의 지속적인 회복과 유럽 경기의 침체 탈피가 예상되어 2013년 대비 일부 경기 회복세를 통한 세계 교역량 증가가 전망되고 있습니다만 해운 전체 시황은 선박과잉 문제,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과 맞물려 침체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LPG 시장은 최근 셰일 가스의 물량 증가로 인하여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가정용 및 상업용(석유화학원료) 수요 급증이 전세계적으로 뒤따르고 있어 금년에 이어 시장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이란 핵타결로 인한 중동 정세안정, LPG가격 및 연료유 안정화가 더해진다고 예견하고 있어 비록 시장 기대감에 따른 VLGC 신조가 이어지고 있다 하여도 시장 견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2008년 리먼 사태이후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케미칼시장은 일부 운임 상승과 더불어 2013년 다소 회복되고 있으며, 2014년은 중국 수요증가 예상에 맞추어 현재 한국을 중심으로 신증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석유화학원료를 포함해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어 호전되는 방향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SS해운 윤장희 사장 약력 >

△1949년 12월 충남 논산 출생 △67년 2월 경복고 졸업 △71년 2월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74년 3월 한국케미칼해운(주) 입사 △86년 7월 동경사무소장 △90년 3월 한국특수선 이사△2001년 3월 KSS해운 대표이사 부사장 △03년 10월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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