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해운업 발전 위한 초석 다지겠다"

바다위에 떠있는 상선을 바라보며 직접 운항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던 20대 청년은 고민 끝에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뒤늦게 해운업에 도전했다. 30여년간 숱한 고난과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유조선사 대표이자 내항해운업계를 대표하는 한국해운조합 회장에 올랐다. 지난 8월 해운조합 제14대 회장에 취임한 명진해운 박송식 대표의 이야기다.

한국해운신문 2013 올해의 인물 내항선사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명진해운 박송식 대표는 울산 토박이로 어린 시절 놀이터이자 삶의 한부분이었던 울산 앞바다에 무역항이 열리고,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건설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언젠가는 직접 상선을 운항해보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20대 청년시절 울산세관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내항 유조선업계에 뛰어든 박송식 대표는 실패와 성공을 연속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30여년간 내항선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송식 대표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었던 것이 30여년간 내항해운업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한다.

박 대표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내항해운업에 대한 열정은 고객과의 신뢰관계로 이어졌고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의 석유제품 운송을 20여년간 담당해왔다. 또 내항선사 협의체인 해운조합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던 박 대표는 해운조합 대의원과 이사, 부회장 등을 거쳐 올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30여년간 내항선사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현장 경험을 토대로 박 대표는 해운조합이 내항해운업이 발전해나갈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올해의 인물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내항해운 발전을 위해 공헌하신 많은 훌륭한 분들이 계신데 제가 내항선사 분야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매우 기쁘고 큰 영광입니다.

내항해운은 우리나라의 대동맥과 같은 존재로 환경파괴나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 녹색물류실현이 가능한 운송수단으로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항선사들은 물동량 감소, 선원부족, 원항원가 급상승 등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 어렵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녹색물류 실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내항선사들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대책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내항해운의 중요성을 알려나가겠습니다.

-해운업에 투신하신 계기가 있으신지?
=저는 울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울산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입니다. 바다는 어려서부터 놀이터이자 생활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20대였던 60년대 울산에 무역항이 생겼고 70년대에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면서 대형선박들을 직접 보게 됐습니다. 당시 울산세관에서 일하던 저는 직접 선박을 운항하겠다는 꿈을 키우다가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해운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모험을 한다고 우려하기도 많이 했지만 제가 키워왔던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열심히 뛰어왔습니다.

-30여년간 내항해운에 종사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그동안 수많은 위기를 겪으면서 몸담았던 사업체가 몇 번 바뀌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IMF로 기억됩니다. 제가 명진해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3년만인 IMF사태가 벌어졌는데 사업확대를 위한 투자를 추진하려던 차에 갑작스럽게 너무 큰 시련이 찾아와 굉장히 고전했습니다.

국내경기 악화와 금융권 부실이 겹치면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가 없어 고전했지만 전직원들이 힘을 모으고 정유사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서비스 질을 제고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2008년 이후 불어닥친 세계 해운위기 여파로 내항해운업계도 최근 경영여건이 매우 악화됐는데 명진해운은 이 위기 또한 더 큰 발전을 위한 발판이라 생각하고 헤쳐나 갈 것입니다.

-앞으로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내년은 제가 명진해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2014년은 제2창업의 정신으로 새로운 변화와 비전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명진해운은 국내 최대 정유소인 SK의 석유제품운송을 20여년간 담당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해왔습니다. 앞으로 기존 사업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얼마전 울산항은 동북아 오일허브를 만들기 위한 2단계 사업 기공식을 갖고 가공 석유제품을 세계 각국으로 판매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번 울산항의 오일 허브 조성은 울산항의 발전뿐만 아니라 석유거래의 활성화로 이어져 울산항 유조선 업체의 사업 확대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항 유조선사들의 사업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들었습니다.
=내항해운 역시 세계 경제 불황 여파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9월까지 울산항 물동량은 전년대비 16.2% 감소했고 특히 석유제품은 17.1%나 감소했을 정도로 운송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내항해운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내항유조선사들이 보유한 선박들은 선령 20년 이상된 노후선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불황 여파로 교체 선박 투자를 엄두도 내기 힘든 상황입니다. 선박노후와 더불어 선원 구인난도 매우 심각합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내항선원은 약 8300여명으로 적정인원 9100여명 대비 800명이나 부족합니다.

노후선 대체와 내항선원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올해 해운조합이 노후선 대체를 위한 이차보전제도 도입을 추진해 여객선 4척, 화물선 3척, 유조선 3척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냈고 내항선원의 양성을 위해 5급 해기사 양성과정, 외국인 해기사 도입 등으로 선원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조합의 힘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차보전제도 예산을 보다 확대하고 내항선원 승선을 보다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해야 합니다.

-해운조합 회장님으로서 임기내 목표가 있으시다면?
=오랫동안 해운조합 대의원, 이사, 부회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8월부터 제14대 회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대의원, 이사, 부회장으로 활동할 때는 지역과 유조선 업계를 대표했지만 회장은 전조합원과 전선종을 대표하는 자리로 영광보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내항해운은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합니다. 조합 회장으로서 내항해운의 당면 과제들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업계와 조합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선 고효율 친환경 운송수단인 내항해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동시에 내항해운 원가절감과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차보전사업 활성화, 전환교통 지원사업의 안정화 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내항해운업계의 숙원사업인 화물선 면세유 도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여객선 운임제도 개선과 전국민 운임지원 확대, 여객운송사업 관련 제도 개선, 선박 안전관리 시스템 및 전문성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해 도서민의 정주여건 개선과 여객선 이용객 편의 제공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우리 업계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정부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업계도 자재 공동구매, 외국인선원 도입 확대, 고효율 선형으로 선박 구조변경, 운송서비스 개선 등 자구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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