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항만투자사업, 사업화는 단 2건

"국적선사ㆍ운영사ㆍ건설사 컨소시엄으로 진출해야"

2014-12-23     곽용신

지난 2009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정부가 주도로 진행한 해외항만투자사업이 총 13개국, 127건에 달하지만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단 2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12월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해외항만개발 협력사업 정책 워크숍’에서 건일엔지니어링 이욱한 전무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13개국, 총 127건에 대해 항만개발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수행했고 이중 국내 건설가 진출에 성공한 것은 단 2건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타당성조사를 통해 사업화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현대엠코가 수주한 투르크메니스탄 수리조선소 건설사업과 올해 5월 대우건설이 수주한 알제리 젠젠항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사업 등 2건이다.

항만ODA사업은 우리나라의 항만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항만개발을 지원해 협력대상국가를 확대하고 우리나라 위상 제고 등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 국내 엔지니렁업체들이 참여해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등을 수립해주게 되는데 이왕이면 사업화까지 추진해 엔지니어링기업들이 상세설계 등을 추진하고 국내 건설사들이 건설사업까지 참여해 실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들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 한만투자협력과 김종인 사무관은 “그동안 추진됐던 해외항만개발사업들을 재평가해 사업화가 가능한 다시 검토하려고 한다. 실질적으로 해외항만개발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현지에이전트를 활용해 맞춤형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외 금융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민간기업들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수백건의 해외항만개발 타당성 조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업화 건수가 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항만개발의 경우 물동량 수요예측이 어려워 리스크 헷징이 어렵기 때문이다.

도로나 철도와 같은 ODA의 경우는 해상시설을 이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이용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지만 항만시설은 타항만과 경쟁을 통해 선사를 유치해야만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해외항만투자사업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삼성물산 조재용 상무는 “이미 10여년전부터 해외항만투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스페인 건설사 조차도 실제 투자건수가 3건에 불과하고 그것도 대부분 수익성 확보가 용이한 도로나 철도 등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재용 상무는 해외항만사업에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적선사와 하역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항만개발 가능성이 높은 개도국에 이미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해 운영중인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들도 글로벌선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항만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조재용 상무는 국내 터미널운영사들이 통합을 통해 몸집을 키워서 국적선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함께 해외항만개발사업에 나서고 ECA와 같은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는 다면 충분히 사업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일엔지니어링 이욱한 전무는 한국ODA사업은 외교통상부의 KOICA와 기획재정부의 EXIM 등 양기관이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양기관이 업무공조를 통해 보다 실효성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