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금융공사 대선공약 채택, 과연?

선주협회 유력대선주자들과 간담회 개최
대선공약 채택으로 실현 가능성 높아져

2017-04-21     곽용신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칭)한국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대선공약으로 채택돼 설립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3월 29일 더불어민주당과, 4월 5일 바른정당과, 4월 21일 국민의 당과 잇따라 정책간담회를 갖고 한국선박금융공사 설립을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으로 촉구한 바 있다.

이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한국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다. 문재인 후보는 부산지역 7대 공약중 3번째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채택했다. 조선해운산업의 어려움으로 부산지역 경제가 초토화되고 있는데 해양산업의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금융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위기에 빠진 조선·해운산업을 살려야 한다. 해운·항만·수산기업의 신규선박 발주, 중고선 매입, 공공선박 발주, 유동성 지원, 해외항만 개발 등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들을 총동원해 조선·해운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바른정당은 선주협회와 간담회를 가졌지만 해운·조선 등과 관련된 특별한 공약을 정식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국민의 당은 선주협회와 간담회 일정이 늦어지면서 공약으로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21일 열린 간담회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향후 공약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협회는 21일 국민의 당과 정책간담회에서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과 한국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줄 것으로 촉구했다.

선주협회 김영무 부회장은 메가케리어를 육성하고 해운제도 개선과 연관산업 상생 협력 체제가 마련된다면 현재 5천만톤인 국적선대가 2027년 1억톤으로 늘어나고 매출도 현재 151조원에서 228조원으로 확대되며 일자리로 22만개가 창출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선주협회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이어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까지 선박금융사 설립을 공약으로 채택해 준다면 대선 이후 선박금융공사 설립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주협회는 세계 7위이자 한국 최대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금융의 논리만 적용돼 자금지원이 거부되면서 파산했기 때문에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방지하고 메가캐리어 육성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려면 금융의 논리가 아니라 해운 투자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박금융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선주협회는 이미 정부가 시행하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인 2조 6천억원 규모의 신조지원프로그램, 각각 1조원 규모인 한국선박해양과 글로벌해양펀드, 한국해양보증보험, 1조 9천억원 규모의 캠코선박펀드 등을 통합해 한국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들을 통합해 한국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해운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박금융공사에 캠코선박펀드까지 통합시킬 경우 그동안 혜택을 받아왔던 중소선사들의 선박금융 지원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대책들의 자금이 집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