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데일리 서비스 개시한 석도국제훼리

“한중카페리 데일리 서비스 5년내 안정화 기대”

2018-04-11     곽용신

▲ 9일 군산항국제여객부두에 접안한 뉴씨다오펄호.
KR 입급‧KMS 감리로 건조 품질 높여
내년 7월 새배 2척, 서비스 품질 제고

군산-석도간 카페리항를 운항하고 있는 석도국제훼리가 취항 10년주년만에 한중카페리항로 최초로 동일항로에 선박 2척을 투입, 주6항차 데일리 서비스 개시라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했다.

석도국제훼리는 군산-석도항로에 첫배를 띄웠던 2008년 4월 9일로 부터 정확하게 만10년이 지난 2018년 4월 9일, 군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1만 9998톤급 신조 카페리선 뉴씨다오펄호 취항식을 개최하면서 한중카페리항로 최초 주6항차 데일리 서비스 개시를 선언했다.

1990년 첫 항로가 개설돼 올해로 28년째를 맞고 있는 한중카페리항로에서 주3항차 서비스는 그동안 깨지지 않는 불문율과 같은 것이었다. 이 불문율을 깬 석도국제훼리는 뉴씨다오펄호와 동형선 1척을 추가로 신조 발주하면서 내년 7월부터 새배 2척으로 데일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혀 업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석도국제훼리가 취항 10년만에 어떻게 이러한 대기록들을 써나갈 수 있었을까? 9일 개최된 취항식에 참석해 새배 뉴씨다오펄호를 둘러보고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으로부터 그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 9일 개최된 취항식에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중카페리 첫 KR 입급으로 건조

석도국제훼리가 주6항차 데일리 서비스를 위해 군산-석도항로에 투입한 선박은 지난 2015년말 중국 황해조선에 발주해 지난 2월 7일 인수한 1만 9998gt급 뉴씨다오펄(NEW SHIDAO PEARL)호다.

뉴씨다오펄호는 한중카페리선사가 중국 황해조선에 신조 발주해 인수한 5번째 선박으로 크기는 가장 작지만 건조 과정에 가장 공을 들인 선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황해조선이 건조한 카페리선들이 대부분 1년 6개월 정도 건조기간이 소요됐지만 뉴씨다오펄호는 무려 2년 2개월 가량이 소요됐다.

뉴씨다오펄호는 지난해 12월 황해조선이 인도한 연운항훼리의 3만 5187톤급 하모니윈강(HARMONY YUNGANG)호보다 10개월 앞서 발주됐지만 인도는 오히려 2개월 정도 늦었다. 하모니윈강호가 한중항로 첫 신조선인 화동훼리의 화동명주8(HUADONG PEARL VIII)호와 같은 선형이어서 건조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존선박에 비해 뉴씨다오펄호 건조기간은 월등히 길었던 것은 팩트다.

뉴씨다오펄호가 타선박에 비해 건조기간이 오래 걸린 이유에 대해 석도국제훼리 김상겸 사장은 기존 선박들과 달리 중국선급이 아닌 한국선급에 입급 시켰고 한국선박감리회사에 선주감독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상겸 사장은 “조선소측에서 공정시간과 기자재 인증 문제, 비용 등을 이유로 CCS(중국선급)를 고집했지만 우리는 국적선사로서 국취부조건부(BBCHP)로 선박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KR(한국선급)로 해줄 것을 요구해서 관철시켰다. 또한 한국선박기술(KMS)를 감리회사로 지정해서 건조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했다”고 밝혔다.

▲ 뉴씨다오펄호 로비

건조 품질 만족, 진동문제 전혀 없어

이렇게 해서 뉴씨다오펄호는 한중카페리선사들이 중국에 발주해 건조했거나 건조중인 신조 카페리선 중 유일하게 KR에 입급됐고 국적선으로 등록됐다. KR과 KMS가 선박건조 전과정을 면밀하게 체크한 결과, 당초 예상보다 납기는 조금 늦어지고 비용은 조금 추가됐지만 건조 품질은 만족스럽게 나왔다는 게 김상겸 사장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여객선의 특성상 진동 문제가 중요한데 뉴씨다오펄호는 엔진을 비롯한 주요 기자재들의 밸런스가 잘 맞아서 큰 문제가 없다. 특히 뉴씨다오펄호는 여객구역을 선수쪽으로 배치해 진동의 영향의 거의 없어 여객들에게 안락한 승선감을 제공하고 있다. 연비와 선속도 만족스럽다. 인테리어 부분이 조금 미흡한 감이 있지만 10년후 리모델링을 하면서 조금 손을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뉴씨다오펄호의 인테리어가 조금 미흡하다고 평가했지만 취항식후 방선 행사에 참가한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비교적 호평을 내놨다. 뉴씨다오펄호는 승선정원이 1200명에 달하지만 다다미방 없이 2인실과 4인실로 선실을 구성했고 선실에 TV와 화장실을 모두 배치해 여객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4개층의 여객구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2기를 설치했고 6~8층까지 3개층은 객실만 배치해 조용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5층인 로비층에 식당겸 대공연장, 카페, 면세점, 편의점, 게임룸 등 편의시설을 집중시켜 고객편의성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 2인 객실, TV와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중국 금융수수료 너무 높아, 국내 재금융 추진

뉴씨다오펄호가 만족스러운 건조 품질과 운항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중국에서 진행한 높은 금리의 선박금융은 석도국제훼리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김상겸 사장은 “국적선사인지라 중국에서 직접 금융을 조달하지 못하고 홍콩에 SPC를 세워 진행하다보니 금융수수료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재금융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행히 은행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중합작사인 한중카페리선사중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몇 안되는 선사중 하나인 석도국제훼리는 이번에 뉴씨다오펄호 신조를 진행하면서 자기부담금을 50% 가까이 부담했음에도 한국이 본사라는 이유로 중국은행으로부터 까다로운 금융조건에다 높은 금리 조건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김 사장은 “과거 중국조선소들이 선박금융을 패키지로 제공했지만 최근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금리도 높아져 활용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안다. 특히 외국선사, 특히 우리처럼 한중합작사중 본사가 한국인 선사들이 중국조선소 선박금융패키지를 이용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 8층 객실구역 선수에 마련된 카페

한중카페리 첫 데일리 서비스, 성공여부 주목

뉴씨다오펄호 취항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중카페리항로 최초 주6항차 데일리 서비스 개시했다는 점이다. 뉴씨다오펄호가 취항하기까지 한중해운회담 승인, 사업자공모, 운항허가 등 고비가 많았지만 4월 3일 첫 취항하면서 한중카페리항로의 새 기원을 열었다.

석도국제훼리가 오랫동안 염원해왔고 준비해왔던 주6항차 데일리 서비스가 드디어 열렸지만 이에 대한 해운업계의 시각은 석도국제훼리가 10년전 처음 배를 띄울 때처럼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선박 2척 운항으로 비용은 증가하지만 그에 따른 수익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 게 해운업계의 시각이다. 늘어난 항차수를 채울 만큼의 화물과 여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고 자칫 덤핑 영업으로 한중카페리 시장질서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석도국제훼리는 뉴씨다오펄호를 신조한데 이어 추가로 동형선 1척 신조 발주했기 때문에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김상겸 사장은 “한중항로 첫 데일리 서비스에 대해 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사항들은 이미 충분히 검토했고 승산이 있다는 판단으로 항차 증편과 신조 발주를 추진했다. 카페리는 결국 시간 싸움이다. 우리가 첫배를 띄울 때처럼 항로가 안정화될 때까지 견디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나가면 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5층(로비층)에 위치한 노래방

새배 물량 채우기 덤핑영업 없다

석도국제훼리의 원칙은 새로 투입한 선박을 채우기 위해 기존선박의 물량을 나누거나 덤핑 등 무리한 영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리한 영업은 결국 고객과의 신뢰를 깨는 것으로 당장 수익은 조금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다.

김상겸 사장은 “선박을 추가 투입했다고 화물이 자동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향후 3년내 뉴씨다오펄호가 현재 캐퍼의 30% 정도는 채울 수 있다고 본다. 이정도 물량만 채워도 우리는 손익분깃점을 맞출 수 있다. 4~5년 이후에는 뉴씨다오펄호 자체적으로 손익분깃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이 이처럼 데일리 서비스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항로가 안정화되기 까지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석도국제훼리는 취항 5년차인 2013년 턴어라운드에 성공이후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7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완전히 경영정상화에 올라섰다. 또한 한국과 중국 주주가 단일화돼 있고 석도국제훼리에 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김 사장이 데일리 서비스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김 사장은 “씨다오호로 연간 70억원 이상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뉴씨다오펄호 추가투입으로 50억원 정도 적자가 나도 향후 3년 이상 충분히 버틸 수 있다. 이렇게 버티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간다면 정상화가 가능하다. 선박 신조에 따른 금융비용 과중을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뉴씨다오펄호 선박금융을 국내은행으로 재금융하고 5년간 대출금을 고속 상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씨다오펄호 추가투입으로 운항 비용 자체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석도국제훼리의 자신감중 하나다. 석도국제훼리는 이번에 데일리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해무감독, 공무감독 등 육상인력 12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주로 신입사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에 임금상승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석도국제훼리측 설명이다. 지난 1월말 황해조선에 추가 발주한 선박이 뉴씨다오펄호와 동형선이어서 관리비용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점도 선박 추가 투입에 따른 비용구조를 낮추는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 5층에 위치한 면세점과 편의점

어려움 견디며 새로운 화물 창출하겠다

석도국제훼리의 데일리 서비스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결국은 얼마나 양질의 화물을 빠른시간내에 확보할 수 있냐에 달렸다. 김상겸 사장은 “우리의 원칙은 힘들더라도 견디면서 새로운 화물을 창출해 나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덤핑하는 순간, 시장은 흐려지고 결국 우리도 죽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석도국제훼리는 항차수가 주3항차에서 주6항차로 늘어남에 따라 그동안 선복이 부족하거나 선적 일자가 맞지 않아 높은 육상운임을 지불하며 타항만을 이용해야 했던 군산 및 전라도 지역 수출입 물량들을 최우선 타겟 화물로 보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석도국제훼리가 지난 2010년부터 부산-오사카항로에 취항하고 있는 팬스타와 협력으로 한중일을 연결하는 PKLB(Panstar Korea Land Bridge) 서비스도 항차수가 늘어나면서 물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KLB는 그동안 석도-군산-부산-오사카를 연결하는 주3항차 서비스(화, 목, 일)만 제공해왔으나 이번에 석도국제훼리가 뉴씨다오펄호를 취항시켰고 팬스타도 부산-시모노세키 항로를 추가로 개설하면서 오사카는 주4항차(화, 수, 목, 일)로 확대됐고 새롭게 동경 주2항차(수, 토), 시모노세키 주2항차(수, 일)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PKLB 서비스 노선이 기존 주3항차에서 주8항차까지 다양화됨에 따라 화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져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물량이 증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 석도국제훼리는 향후 사드 문제가 해소되면 새만금에 조성중인 한중경협단지에 중국투자가 본격화되고 익산에 조성중인 식품클러스터도 가동에 들어가면 대중국 수출화물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겸 사장은 “앞으로 새만금 한중경헙단지와 익산 식품클러스터가 본격화돼 대중국 수출물량이 증가하면 현재 인아웃바운드 비율이 70:30에서 거의 50:50으로 균형을 맞추게 될 것이다. 인아웃바운드 비율이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물량확대는 물론 연간 약 30억원정도에 달하는 공컨테이너 리포지셔닝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군산-석도간 데일리 서비스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뉴씨다오펄호 브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