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SOx 대응 최선책 아냐”

이강기 교수 "스크러버ㆍLNG 등 다양한 옵션 필요"

2018-05-31     곽용신

▲ 선주협회 주관으로 30일 개최된 IMO배출가스 규제 대응 기술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자들이 패널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선주협회 이철중 부산소장, 현대해양서비스 김영선 팀장, 한국해양대학교 이강기 교수, KMI 황진회 본부장.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시행이 1년반 뒤로 다가온 가운데 국적선사들이 선호하고 있는 대응책 중 하나인 저유황유가 최선책은 아니며 스크러버, LNG 추진선 등 다양한 대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선급이 5월 30일 공동 개최한 ‘IMO 배출가스 규제대응 기술세미나’에서 한국해양대학교 이강기 교수는 “국적선사들이 SOx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강기 교수는 “저유황가 SOx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책은 아니다. 설령 최선책이라 하더라도 한 가지 대책에 몰입할 경우 환경변화시 회사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저유황유 분만 아니라 스크러버, LNG 등 SOx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유황유는 가장 손쉽게 SOx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국적선사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선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저유황유는 고유황유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점, 표준형 저유황유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기술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저유황유 사용을 위한 기술적 검토’에 대해 주제 발표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이지현 센터장은 “정유사들이 ULSFO(Ultra Low Sulfur Fuel Oil) 생산을 위한 설비를 갖추려면 많은 돈을 들여 탈황장비를 갖춰야만 하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2020년 1월 이후 급증하게 될 저유황는 결국 2가지 유종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블랜드유가 주종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유황 블랜드유는 고가의 저유황유인 MGO(Marine Gas Oil)나 MDO(Marine Diesel Oil)에다가 고유황유를 섞어 황함유량 0.5%인 저유황유를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저유황 블랜드유가 기존연료유와는 다르고 복잡한 성상 특성을 갖고 있는데 관련 기준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즉 황함유량 0.5%인 저유황 블랜드유에 대한 ISO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품질이 제각각이고 이에 따라 엔진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지현 센터장은 “저유황 블랜드유에 대한 표준이 없어 연료유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블랜드유는 기존 연료유와 비교해 점도, 인화점이 제각각이고 연소시 슬러지, 침전물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IMO 환경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등 최근 해사기술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우리해운업계도 보다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양대 이강기 교수는 "해사기술은 향후 해운사의 경쟁력은 물론 생존과 직결된다. 그동안 등한시 되었던 해사기술분야에 대해 선주협회 중심으로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기 교수는 또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R&D 기능이 해외 선진선사들에 비해 규제 대응 역량이 열위한 국적선사들의 국제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정부 R&D의 예산을 해운사가 신기술 도입하는 데 활용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적선사 스스로 규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해양서비스 김영선 팀장은 "도전적인 정신으로 규제에 대응해야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SOx 규제도 소극적으로 저유황유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크러버, LNG 등 다양한 대책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해 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