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러버, 대형선박에는 좋은 솔루션”

"VLCC 최적 선종, 1년내 장착비용 회수 가능"

2018-06-12     곽용신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 시행이 1년반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사들이 대응책 모색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가운데 대형선박의 경우 스크러버가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그리스 아테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인 포시도니아(Posidonia) 부속 행사로 6월 6일 개최된 BIMCO세미나에 참가한 선박 엔지니어, 해운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대형선의 SOx 대처 방법중 스크러버가 좋은 솔루션이라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SOx 배출규제에 대응하려면 황함유량 0.5% 이하인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황산화물 집진설비인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방법, 황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LNG로 연료를 교체하는 방법 등 3가지가 대응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세미나 패널토론자로 참여한 세계적인 선박금융은행인 DVB Bank의 해운리서치팀 Henriette Brent-Petersen 팀장과 미국선급협회(ABS)의 Stamatis Fradelos 선임연구원은 SOx 대처 방법 중 스크러버가 대체적으로 좋은 솔루션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Brent-Petersen 팀장은 “향후 스크러버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지 알게 된다면 시장은 상당히 놀라워하게 될 것이다. 스크러버를 장착할 경우 기존 고유황유인 벙커C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선박들에 비해 운항원가에서 상당히 유리하다. 따라서 선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선박이 스크러버를 장착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Brent-Petersen 팀장은 “스크러버 장착으로 기존 선박들에 비해 운항원가가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용선경쟁력도 높아져 선박금융 조달도 훨씬 수월하게 될 것”이라며 스크러버의 장점을 설명했다.

Fradelos 선임연구원도 “신조선의 경우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게 거의 표준이 돼가고 있다. 발주 당시 스크러버를 채택하지 않은 선주 중에서도 상당수가 스크러버를 추가로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스크러버 대세론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그리스계 영국 선주인 N.S. Lemos의 James Leake 애널리스트는 스크러버의 경우 VLCC와 같은 대형선의 경우에만 확실히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면 조금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Leake 애널리스트는 “스크러버 투자 결정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만 내릴 수 있다. 대부분 외항에서 운항을 하면서 주요 벙커링 항만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이나 연료 차액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대형선박이라면 스크러버에 투자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Leake 애널리스트가 예를 든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선종이 바로 VLCC로 Leake 애널리스트는 VLCC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면 장착비용을 8~12개월내에 회수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Leake 애널리스트는 VLCC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먼저 2020년 이전까지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2020년 전까지 스크러버 장착 수요를 2000에서 2500개 정도로 예측되고 있어 SOx 규제 발효전까지 스크러버를 장착하는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문제는 고유황유와 저유황유의 가격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격차는 톤당 200달러 정도이지만 2020년 이후 양 연료의 가격 격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 입장에서는 연료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 스크러버 장착비용 회수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스크러버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