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만 있으면 돈 벌던 시대는 갔다”

KMI 윤희성 “마케팅·영업에 대한 고민 필요”

2018-07-06     곽용신

▲ KMI 윤희성 박사가 4일 개최된 해운시황 전망 세미나에서 '해운기업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과거 해운역사를 보면 크고 좋은 배만 갖고 있으면 돈을 벌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해운산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 해운업으로 돈을 벌려면 크고 좋은 배는 물론이거니와 해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건을 겸비하고 있어야만 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윤희성 박사(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4일 개최된 ‘2018년 하반기 해운시황 전망 세미나’에서 ‘해운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과연 우리 국적선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 가에 대해 설명했다.

윤희성 박사는 “초대형선박만 확보해주면 한국해운산업이 재건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큰 배만 있으면 경쟁력을 갖추던 그런 시대는 갔다. 큰 배만 갖고 있다고 경쟁력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이제는 어떻게 화물을 확보할 것인지 마케팅과 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

윤희성 박사는 해운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갖고 있는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극심한 시황 변동성에도 기업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미래 변화에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운기업의 경쟁력 강화요인들을 점검할 때 선종의 특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윤희성 박사는 강조했다. 가령 컨테이너 정기선과 벌크선은 여객용 열차와 화물 트럭에 견줄 정도로 해상운송을 한다는 것만 빼면 아예 다른 사업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의 경우 의사결정, 효율성, 신뢰·평판, 변화대응 등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통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이외에 주력선형에 따라 각선사의 경쟁력 강화 요소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다.

윤희성 박사는 컨테이너선사에게 중요한 경쟁력 강화 요소는 신뢰·평판, 마케팅, 변화대응, 효율화·최적화, 시장분석 등이지만 벌크선사는 시장분석, 시장위험관리, 인적역량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윤박사는 각선사의 주력선형에 맞는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하며 공통적으로 해운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 과제로 의사결정혁신, 4차 산업혁명 대응, 시장위험관리체계 확립, 인적역량 강화 등을 제안했다.

윤박사가 제시한 4개 과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선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사결정인데 어떻게 하면 의사결정의 질을 제고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가다. 윤박사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춘 경영을 통해 고객신뢰와 신용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고 기적했다.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이 해운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이에 따라 윤박사는 4차산업혁명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 시장 분석·예측을 고도화하고 선박운항 효율화를 통해 연료비 절감, 항만·기기 최적화로 비용절감 및 효율성 제고, 디지털화를 통한 고객신뢰확보 및 비용절감 등을 시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시황 예측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는 해운의 특성상 시장위험관리 체계를 확힙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윤박사는 시황예측 및 판단능력을 제고하고 경영의 가시성 확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결국 인적역량의 강화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시황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윤박사는 인력 전문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육성트랙을 마련하고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을 추진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