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통합사에 서컨운영권? 다 망한다”

인터뷰/부산항만공사 우예종 사장

2018-07-16     곽용신

▲ BPA 우예종 사장
"서측컨터미널 통해 신항 터미널 통합 유도"
"자성대부두 폐쇄, 2021년 이후 논의해야"

“북항통합운영사에게 신항서측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을 주는 문제는 단순한 이권문제가 아니라 부산항의 국제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단언컨대 북항통합운영사에게 서컨운영권을 준다면 부산신항 터미널운영사가 8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돼 신항운영사들이 다 죽을 수밖에 없다.”

7월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부산항만공사(BPA) 우예종 사장은 13일 해운전문지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부산항과 관련돼 가장 민감한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북항터미널운영사 통합과 신항 운영사 선정문제에 대해 이와 같은 분명한 답변을 내놨다.

해양수산부 시절부터 강한 신념과 추진력으로 정평이 나있던 우예종 사장은 퇴임 20여일을 남겨둔 공사 사장이라기에는 너무도 분명한 부산항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우예종 사장은 먼저 “부산항이 잘되려면 북항 통합이 잘돼야하는데 ‘북항통합개발’이라는 화려한 말로 직간접고용인원 1200명에 달하는 자성대부두(허치슨터미널)를 폐쇄시키려는 시도가 있는 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잘못된 부산항 물동량 예측, 즉 2018년 북항 물동량이 400만teu로 축소될 것이라 것을 근거로 북항터미널 운영사 통합이 시작됐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항에서 700만teu 이상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성대부두는 존속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우예종 사장은 “터미널은 처리할 물량이 없고 수지를 못 맞출 때 폐쇄시키는 것이 상식이다. 폐쇄시키겠다는 결정이 나더라도 최소한 1년 동안 이용선사들이 대체 부두를 찾고 근로자들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한다. 그런데 많은 선사들과 1천여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일하는 부두를 최소 1년 이상의 논의도 없이 갑자기 폐쇄시키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부산항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너무도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우예종 사장은 “자성대부두 폐쇄 문제는 현재 여건을 고려할 때 적어도 2021년까지는 논의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현재 북항의 여건을 고려할 때 운영사 통합이 아니라 3개 운영사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하나는 2019년 6월이면 허치슨과의 임대계약이 종료되는데 허치슨의 요구대로 20년 연장은 무리겠지만 근로자들의 고용이 유지되면서 선사들이 대체 부두를 찾을 때까지 평온하게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폐쇄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예종 사장이 북항통합운영사에게 신항 서측컨테이너터미널 운영권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부산항의 국제경쟁력 때문이다. 우예종 사장은 북항터미널 운영사에게 서컨운영권을 주게 되면 현재 건설중인 2-4단계와 2-5~6단계까지 서로 다른 3개 운영사를 추가할 수밖에 없어 신항운영사가 8개사로 늘어나 과당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예종 사장은 “BPA가 서측부두 운영을 통해 터미널 통합을 유도해 궁극적으로 신항을 마치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하는 ‘One Port, One Terminal, One Operator’ 체제로 전환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BPA가 직접 하역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2-5~6단계 개발시 BPA가 상부시설까지 상당부분 진행하고 선사나 기존터미널 운영사 등과 지분을 스와핑하는 형태를 취하면 신항 전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의사결정체제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BPA가 권리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운영사간 과당경쟁을 제어해 제값의 하역료를 받고 더 나아가 부산항 전체 대외경쟁력을 높여보겠다는 것이다.

BPA가 앞으로 시도하게 되는 신항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체제의 모델이 되는 것이 최근 한국해운연합(KSP) 전용터미널로 전환한 부신신항다목적부두다.

부산신항다목적부두는 BPA가 전담직원 4명을 배치해 선사와 직접 계약하고 노무관리도 하고 있지만 실제 하역은 기존 운영사인 BNMT가 수행하고 있다. 연간 전대료 8억원을 포기하는 대신 KSP 전용 부두로 전환해 그동안 신항에서 전용선석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근해선사들의 고민을 해결한 것이다.

우예종 사장은 “KSP 전용부두 전환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었지만 모바일 크레인 2기를 추가해 하역생산성이 해외 선진 터미널 수준까지 올리면서 선사들로부터 올해 18만teu의 물량을 개런티 받았다. 연말까지 약 20만teu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