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미 항만업계 초긴장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에 항만당국 우려 표명

2018-08-06     최홍석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일부 미국 항만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뿐 아니라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작 불똥이 미국의 주요 항만들로 튀는 모양새이다. 미국의 주요 항만 관리자들은 이에 따른 선적 취소와 일자리 감소에 대한 전망을 앞 다투어 제기하며 우려하고 나섰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미중간 무역 불균형의 영향을 오판하고 있으며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미국의 무역적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열성적 지지자들로 하여금 미중간 무역전쟁을 촉발하는 인화점이 되었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최근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이 중국에 일방적으로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중국은 즉시 3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목에 즉각적으로 25% 추가 관세율을 적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달에는 미국이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해 10%의 추과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최근 중국 역시 3분의 1 규모인 60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문제는 정작 이 같은 상황이 중국산 수입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미국 주요 항만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LB항의 Mario Cordero 전무이사는 “이것은 항만의 판도를 뒤바꿀 수도 있는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라며 “항만 일자리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주와 국가 경제에도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해당 항만에 기항하는 선적들의 취소 및 이에 따른 일자리 상실 등 항만으로서는 그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LA항과 LB항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중국 수입품을 취급하는 항만들로 이번 미중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있다. 지난해 이들 남 캘리포니아 항만들이 처리한 중국 수입품 규모는 미국에 들어온 전체 중국 수입 품목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730억달러어치의 물동량에 해당했다. 당장 작년 LA항의 對중국 무역량만 하더라도 LA항의 총 매출액인 2840억달러의 절반인 145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같은 최근의 상황은 항만 운영자 뿐 아니라 해운회사 및 여기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에게까지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Mario Cordero 전무이사의 주장이다. 예컨대 LA항과 LB항은 캘리포니아 남부 전역에서 약 100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데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국항만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Port Authorities) Kurt Nagle 회장은 “현재 미중간 교역은 일반적으로 성수기에 접어든 해운 업계, 신학기 프로모션 및 12월 연말 쇼핑 시즌 및 향후 관세 인상에 앞서 주문량을 늘리는 등 물량은 오히려 늘었지만 이제는 불안정한 무역환경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Greg Daco 이코노미스트 역시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인상이 초기인 현재로서는 경제적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4000억달러의 수입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중국이 미국의 모든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로 보복한다면 미국 경제는 GDP의 역 10분의 7을 잃을 것이며 이에 따른 글로벌 성장률은 0.5% 포인트 낮아질 것이다. 또한 2020년까지 누적 GDP 손실은 미국에서 1%에 달해 약 70만명의 미국인이, 중국은 그 두 배 규모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