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6, 국적선사 부채비율 급등할까?

1년 이상 TC·BBC도 자산·부채로 인식
IFRS 적용 선사 11개사, 영향 제한적

2018-09-11     곽용신

리스에 대한 새로운 회계 처리 기준이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16호(IFRS16)가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됨에 따라 국적선사들의 부채비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IFRS16을 적용할 경우 그동안 운용리스로 인식해 용선료만 비용처리됐던 1년 이상의 TC나 BBC 용선 선박들이 리스자산과 부채로 계상돼 선사들의 부채비율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국적선사들은 통상 사선대의 1~1.5배 정도의 정기용선 선박을 운항하고 있고 특히 컨테이너선사들은 주요한 자산 중 하나인 컨테이너 박스를 운용리스 방식으로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IFRS16을 적용하게 될 경우 부채비율 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재 89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는데 이중 사선은 20척, 용선기간 3년 이상인 용선선박이 69척으로 3배가 넘고 있어 IFRS16을 적용할 경우 부채비율이 급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302%까지 떨어졌던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4천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이 583%까지 높아진 상태인데다 내년부터 IFRS16이 적용되면 부채비율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행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TC나 BBC는 용선기간과 용선료에 관계없이 운용리스로 인식해 용선료만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으나 2019년 1월 1일부터 IFRS16이 적용될 경우 용선기간이 1년을 초과하고 용선료가 5천 달러를 넘어서는 TC나 BBC 용선계약은 선박은 리스자산으로, 용선료는 부채로 인식되게 된다.

반면 용선기간이 1년 이하이거나 용선료 5천 달러 이하의 용선계약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용선료만 비용으로 처리되고 이미 금융리스로서 선박은 리스자산으로, 용선료는 부채로 처리됐던 국적취득부조건 나용선(BBCHP)도 기존과 동일하게 자산과 부채로 인식된다.

따라서 국적선사들이 IFRS16 적용에 따라 TC나 BBC로 확보한 선박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을 피하려면 선주와 용선계약 조건을 변경하거나 용선기간을 1년 이하로 축소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IFRS16을 적용하면 BBCHP로 확보한 선박으로 화주와 CVC와 같은 전용선계약을 체결한 경우 BBCHP로 확보한 선박이 화주를 리스 이용자로, 선주를 리스 제공자로 볼 수 있어 자칫 BBCHP 선박이 화주의 자산과 부채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앞으로 금융감독원이나 한국회계기준원의 유권해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만약 BBCHP 선박으로 CVC 전용선계약을 체결한 경우 화주 자산과 부채로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선사의 자산과 매출은 줄어들고 화주는 자산은 증가하지만 부채비율이 급상하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적선사들이 현재 포스코, 발전자회사, 가스공사, 현대제철, SK에너지, GS칼텍스 등 국내 대형 화주는 물론 발레 등 해외 화주들과 체결한 전용선 체결에 투입중인 상당수 선박들이 BBCHP로 확보한 경우가 많아 이와 같은 유권해석이 내려질 경우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따라 IFRS16 적용을 앞둔 국적선사들은 컨테이너 박스와 전용선계약 투입선박의 부채와 자산이 화주에게 이전되는 문제 등에 대해 회계기준원과 금감원이 예외를 적용하는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도록 논리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IFRS16 회계 기준이 적용되는 국적선사는 극히 일부 대형선사들로 국한된다는 점이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7조의 2에 따라 상장법인이나 상장 준비 기업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며 이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들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현재 K-IFRS을 적용하고 있고 2019년부터 IFRS16을 적용해야하는 국적선사는 상장사인 현대상선, 대한해운, 팬오션, 흥아해운, KSS해운, 현대글로비스, 대림코퍼레이션과 상장을 준비 중인 폴라리스쉬핑, 에이치라인해운,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SK해운, 비상장사지만 상장사(대한해운)의 자회사인 대한상선 등 11개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