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 해양서비스 강화로 제2의 도약 노린다

최근 물동량 감소에 따른 경쟁력 하락 인정
“고부가가치 해양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

2018-10-12     최홍석
▲ 홍콩특별행정구의 캐리 람(Carrie Lam) 행정 장관.

최근 급격한 물동량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홍콩항이 고부가가치 해양 서비스 산업에 주력함으로써 또 다른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캐리 람(Carrie Lam)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은 최근 항만 물동량 감소로 인한 홍콩항의 경쟁력 약화를 인정하는 발언과 함께 향후 홍콩항이 선박 임대 및 해상 보험 등 고부가가치 해양 서비스 산업에 주력함으로써 이 같은 약점을 상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홍콩항은 이웃 항만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항만 컨테이너 무역만으로는 더 이상 홍콩의 경제 성장에 강력하고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정책’ 및 ‘대만구(Greater Bay Area) 전략’과 같은 엄청난 기회를 활용해야 하며, 홍콩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이점 등 고유의 강점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해양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구 전략은 광저우, 주하이 등 광동성 주요 9개 도시에 더해 홍콩, 심천을 더한 11개 도시를 하나의 거대 단일 경제·생활권으로 통합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른바 중국판 실리콘 밸리라 불린다. 최근에는 이 11개 도시를 하나의 도시처럼 이어줄 홍콩-심천, 광저우를 잇는 고속철도 개통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홍콩 정부는 선박 임대, 해상 보험과 같은 분야 뿐 아니라 해사중재 분야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해양서비스의 국제적 클러스터로서 홍콩항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홍콩항에서의 선박 임대업을 장려하기 위한 조세 감면 혜택이 이미 올해 초부터 시행 중이지만 보다 더 세부적인 사항을 확정해 내년 중순경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해상 보험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경우 기존 16.5% 가량 납부하던 세금(profits tax)을 절반 수준인 8.25%로 감면해주는 방안이 현재 입법 절차 중에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해양 및 항공훈련기금으로 2억홍콩달러(미화 2560만달러)를 투자해 각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는 한편,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홍콩 선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0년부터는 상해를 비롯해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도쿄, 시드니, 런던 등 홍콩이 운영하는 6개의 해외 경제 무역국(Economic and Trade Offices)에 직원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홍콩화주협의회(Hong Kong Shippers’ Council)의 린선모(Willy Lin Sun-mo) 회장은 이 같은 홍콩 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린선모 회장은 “이번 정책으로 관련 업계가 매우 행복해 할 것이며 홍콩항이 확실히 아시아의 허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세계 1위의 컨테이너항만으로 위상을 드높였던 홍콩항은 최근 경쟁상대인 중국항만의 급성장과 타항만에 비해 뒤쳐진 항만 자동화 수준, 높은 인건비로 인한 하역요율 경쟁력 저하, 항만 노동력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최근 들어 급격한 물동량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세계 10대 컨테이너항만이 모두 전년대비 물동량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홍콩항만이 하락하고 있어 전년도 순위인 5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