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게 만들 것”

쿠팡, 손정의로부터 2조 넘는 투자 유치
향후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예상

2018-11-21     최홍석
▲ (좌측부터)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쿠팡 김범석 대표(사진:쿠팡 제공)

쿠팡이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함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던 쿠팡은 이번 투자 유치로 기사회생을 넘어 반전을 일궈낸다는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통해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받게 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지 3년여 만에 약 2배 규모의 투자를 재유치한 것으로 국내 인터넷 기업에 이뤄진 투자 가운데에서는 단연 최대 규모다.

수년간에 걸친 영업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빠져있었던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위기 탈출은 물론 신사업 영역 확장에까지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쿠팡은 쿠팡맨 뿐 아니라 로켓배송, 로켓페이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국내 유통 물류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고스란히 적자로 누적되어 왔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2억원, 2017년 6388억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왔고 때문에 이번 손정의 회장의 두 번째 통 큰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그간 쿠팡이 기록해온 적자가 경쟁사와는 다른 쿠팡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정착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이유 있는 적자라는 판단 아래 이번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손정의 회장의 금번 추가 투자는 점차 경쟁이 심화되어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을 최종 승자로 만들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쿠팡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출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2조6814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의 두 배에 이르는 약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세계 5위 규모인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선두에 위치해 있는 쿠팡의 성장속도와 규모에 손정의 회장이 주목한 것.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쿠팡의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결제)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며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 투자금 유치를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로켓배송, 로켓페이에 이어 쿠팡이 최근 새롭게 도입·추진 중인 신선식품 전문 배송서비스 ‘로켓프레시’, 배송인력의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쿠팡플렉스’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번 쿠팡의 투자 유치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해외 투자 운용사인 어피니티(Affinity)·비알브이(BRV)와 온라인사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를 토대로 그룹 온라인채널인 ‘쓱’닷컴을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 규모의 1위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쇼핑 역시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및 업계 1위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최후 승자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