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해선사 컨설팅, 통합 전단계 아니다”

엄기두 국장 "선사 지원ㆍ기준 원칙 만들기 위해"

2018-11-26     곽용신

▲ 해수부 엄기두 국장
한국해운연합(KSP)에 참여하고 있는 14개 근해정기선사에 대한 컨설팅 논란에 대해 통합을 유도하기 위한 전단계가 아니라는 정부 공식 입장이 나왔다.

해양수산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최근 해운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컨설팅과 관련해 많은 오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통합을 유도하기 위한 전 단계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근해선사들에게 컨설팅을 제안하는 과정에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정황이 없지 않았지만 컨설팅과 근해선사 통합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엄기두 국장은 근해선사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키로 한 이유에 대해 “14개 근해선사들이 현재 처한 입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해양진흥공사로서는 어떤 기준과 원칙을 세워 근해선사들을 지원할지 막막한 상황이다. 컨설팅을 통해 현재 근해선사들이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지원 기준과 원칙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컨설팅을 받지 않고 통합에도 참여하지 않으면 (공사) 지원도 없다’는 항간의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컨설팅은 통합 전단계가 아니며 선사간 통합은 어디까지나 선사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정부가 나서서 통합을 강요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엄기두 국장은 “현재 근해선사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개인적으로 적정한 규모의 통합이 필요하고 통합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통합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나? 14개 근해선사 중 적지 않은 선사들이 통합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엄국장은 통합에 반대하는 근해선사들에 대해 “비용과 서비스 네트워크 분야에서 월등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한일항로와 항권으로 규제되고 있는 한중항로 때문에 근해선사들이 근근이 버텨왔다. 그런데 언제까지 한중항로 규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지적했다.

근해선사들이 그나마 상황이 좋은 한일과 한중항로에서 버티고 있으나 동남아항로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통합이든, 구조조정이든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저적이다.

엄국장은 “머스크라인, CMA CGM, ONE, COSCO 등 메이저 원양선사들의 내년 주요 핵심전략중 공통되는 게 인트라아시아 진출이다. 메이저선사들이 인트라아시아항로에 4~5천teu급 대형선박을 투입하기 시작하면 원가경쟁력에서 밀리는 우리 근해선사들이 버텨낼 재간이 없다.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내년부터 메이저 선사들과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주요 항만의 여건상 4~5천teu급 대형선 투입이 어려울 수 있어 근해선사들에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엄국장은 베트남 하이퐁에 1만 5천teu급을 처리할 수 있는 터미널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며 인트라아시아 시장에 예상보다 빨리 대형선박이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이 능사는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는 근해선사들에 대해 엄국장은 “시장상황은 급변하고 있는데 아무런 변화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는 근해선사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근해선사들이 살아가려면 선사간 협력을 강화하던가, 정부에 운임공표제 이행 여부 조사를 요청하던가, 아니면 통합이라도 추진해야 하지 않나? 3가지 중 어느 하나 하지 않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날 수 있다는 건가”라고 반박했다.